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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 원유의 힘…미국 40년 만에 석유 수출국

70년대 오일 파동 후 수출 막아
하루 산유량 사우디에 근접해
WSJ "이르면 8월 선적" 보도

미국 정부가 1970년대 '오일 파동' 이후 39년 만에 자국산 비정제 석유의 수출을 허용했다. 원유 수출 금지를 사실상 해제하는 첫 조치다. 우크라이나·중동 위기로 유가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꺼낸 '에너지 카드'라서 주목된다.

WSJ에 따르면 최근 연방 상무부는 텍사스 소재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즈'와 휴스턴에 있는 '엔터프라이즈 프러덕츠 파트너스' 등 에너지 업체 2곳에 대해 초경질유(콘덴세이트)를 수출할 수 있게 통보했다. 초경질유는 원유에 최소한의 공정만 한 상태로 구매업체가 가솔린이나 제트연료, 디젤유로 가공할 수 있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르면 오는 8월 수출을 위한 선적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1975년 '에너지 정책 보호법'에서 규정한 원유 수출 제한을 사실상 완화하는 것이다. 미국은 73년 아랍 산유국의 원유 금수조치 이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정제 원료 이외 원유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했다. 이번 조치는 초경질유를 연료로 재규정함으로써 수출 빗장을 푸는 것이다. WSJ는 첫 선적이 소규모에 불과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셰일가스 회사들의 일일 생산량인 300만 배럴의 상당 부분을 포괄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내년부터 미국이 수출 가능한 물량이 일일 최대 7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이 원유 수출에 나서려는 건 산유량이 대폭 증가해서다. 2008년부터 텍사스·노스다코타 등을 중심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셰일 원유 때문이다. 셰일 원유는 휘발유와 디젤로 정제하기 쉬운 경질유라 유럽 업체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미국의 일간 산유량은 820만 배럴로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957만 배럴에 근접했다.



2020년엔 미국이 사우디를 제치고 최대산유국에 오를 거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의 일일 산유량은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180만 배럴 늘었는데 이 가운데 96%가 경질유 또는 초경질유다.

이렇게 되자 대형 석유회사들은 정부에 원유 수출 재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치인들도 논쟁에 가세했다. 원유 생산 업체들의 로비를 집중 받은 공화당 의원들이 주로 수출 허용에 찬성했다. 반면 수출 금지로 이득을 보는 정유회사들과 수출 허용에 따르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부담스러운 민주당은 반대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이 몇 년 째 배럴당 100달러 전후에서 안정돼 온 국제 석유 가격을 자극한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천연가스 갈등에서 보듯 국제정치에서 '에너지 무기화'가 현실화하면서 일각에선 에너지 외교를 새로이 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이라크·리비아·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잇따라 정정불안에 휩싸이면서 유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국제유가 급등→글로벌 금융시장 요동→세계 경제 타격'이 악순환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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