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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가르침, 한지에 담아낸다…사경 전문가 김경호씨

LA한국문화원에서 사경전시회
사경연구회 회원들 작품 전시중

LA한국문화원에서 지난 13일부터 한국사경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오는 26일에 막을 내리는 사경 전시회에 앞서 이번 행사에 회원 32명의 작품을 소개한 한국사경연구회의 김경호(51)회장을 만났다.



- LA에 처음 사경이 소개된 것이 2003년 개인전으로 알고 있다. 그 후 LACMA와 2년 전에는 뉴욕에서도 전시회를 가졌다. 이번 전시는 어떻게 성사되었나.

"LA한국문화원에서 초청해서 이처럼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회원 32명의 작품이 47점 소개되었는데 한인들도 신기해했지만 특히 미국인들은 따로 돋보기를 갖고 와서 자세히 보는 모습이 정말 기쁘고 또 고맙게 느껴졌다. 보람있는 전시회다."



-일반인들에겐 사경이란 것이 생소하다. 불자들은 어떤가.

"불자들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경은 쉽게 말해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행적을 담은 팔만대장경을 필사(손으로 일일이 적는 것)하는 일이다."

-언제 시작됐나.

"인도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스리랑카로 전해졌고 그 가르침을 잊지 않고 새기려고 하나의 마음 공부로 적기 시작했다. 한국에는 불교를 공식으로 인정한 고려시대때 꽃을 피웠다. 그러다가 조선시대에 완전히 끊겼기 때문에 불교신자도 거의 모른 상태다."

-김회장이 2002년 한국사경연구회를 설립하면서 다시 그 맥을 잇고 있다. 특별한 배경이 있나.

"원래 불교가정에서 자랐다. 부친은 서예가로 어려서부터 집안 가득 묵향기 속에서 서예와 친숙하게 자랐다. 초등학교때 서예반에 들었고 대회에서 1등했고 중학교때는 미술반에 들었는데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다(웃음). 고등학교때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가했고 세번씩이나 부친 손에 붙잡혀 집으로 왔다. 부친의 소원대로 전북대학(국문과)을 졸업,군대마친 후 서울로 올라가 동국대에서 미술사학 석사를 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불교가정,서예,출가,토굴생활,미술사 등이 지금의 사경을 하도록 이어진 것 같다. 사경을 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바탕이기 때문이다. 개인적 동기라면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 중에서 사경이 200점이 넘는다. 단일 종목으로 가장 많은데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는 것이 안타까왔다. 고려문화라 하면 청자만 알지 더 귀한 전통과 예술적 진가가 녹아있는 사경은 잘 모른다."

-지금 한국에는 전체 회원이 몇명인가.

"500명이 넘는다. 불교학자,미술사학자,서예가,스님과 불자를 비롯해 원불교,천주교,개신교 신자들도 있다. 연령은 평균 60대로 여성이 더 많다. 개인적으로 오랜동안 서예에 관심갖고 해오신 분들이다. 2002년 연구회를 만들고 그 해에 첫 전시회를 가졌는데 불교 경전 뿐 아니라 성경과 원불교 경전도 훌륭한 사경 작품이다. 목사님의 성경 사경 작품도 있었다."

-어떻게 작업하나.

"훌륭한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기 위해서는 헛된 욕심,성냄,어리석음을 갖지 않는다. 문방사우도 물론 청정히 한다. 위로는 하늘의 정기, 아래로는 땅의 지기를 손끝에 모아 붓을 고추 세워 붓끝으로 그대로 담아 놓는다. 따라서 붓을 똑바로 세워놓고 써내려 간다."

-정말 돋보기로 봐야 할 정도로 밀리미터 크기인데 놀랍다.

"그 많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한지에 담으려니 자연히 되도록이면 글자 사이즈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

-보통 작업은 언제 하시나. 작품 하나 완성하는 기간은.

"작품에 따라 다른데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된다. 더 되는 것도 많다. 주로 고요한 밤 10시에 시작해서 아침 6~7시까지 한다.개인적으로 먹대신 순금을 녹여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실내온도와 습도가 높다. 섭씨 35~36도를 유지해야 한다. 한국의 장마철이 적격이다. 하루 꼬박 작업해서 가로세로 2센티미터 정도의 가는 문양을 완성한다. 가는 선의 굵기가 보통 0.1미리미터된다. 마음 작업으로 하는 동안에는 아무런 잡념도 없이 평안하다. 그래서 빠져들게 된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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