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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가 바꾸는 세계 경제지도

발리나스르/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장

미국 셰일가스가 그려낼 세계 경제지도 재편에 대비할 때가 왔다. 셰일가스는 두 가지 방향에서 지평을 바꿀 수 있다. 미국 제조업에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놓고 미·러의 경쟁 관계가 본격화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고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더불어 차곡차곡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는 아시아와 중남미, 동유럽 국가들을 지켜봐 왔다. 18세기 서구가 급부상한 이래 세계의 부와 권력이 이처럼 대규모로 이동한 적은 없었다.

셰일가스는 이런 흐름을 되돌리고, 그 과정에서 일부 중요한 전략적 관계를 새로 짤 수 있다. 셰일가스는 석탄보다 청정하고, 원자력보다 싸다.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도 있다. 현존 기술로 대규모 가스 지대를 발굴하고 전 세계로 추출 가스를 수송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싸고 풍부한 셰일가스 공급의 힘을 빌려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은 허황되지 않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천연가스 개발 움직임을 가속화시켰다. 전문가들은 2035년까지 천연가스 연간 소비량이 3.3조㎥에서 50% 이상 증가한 5.5조㎥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세계 에너지 예상 수요의 25%다. 이로 인해 미국 제조업의 비교우위 회복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면서 액화 천연가스 수송에 필요한 파이프라인과 시설에 대한 투자가 급증했다. 이미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아시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셰일가스 혁명이 미국에 유일무이한 우위를 안겨준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미국 대 러시아 및 이란 간 경쟁을 세계 최강 에너지 공급국 지위를 향한 라이벌 구도로 바꿔줄 것이다.



이란과 러시아는 전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갖고 있다. 미국이 첨단기술을 사용해 엄청난 물을 써가며 셰일가스를 추출하는 반면 이들이 보유한 천연가스는 저렴하고 쉽게 추출이 가능하다. 중국이 저렴한 인건비로 글로벌 생산기지로 부상했듯 러시아와 이란도 가스 자원을 활용해 제조업을 유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가 있다. 러시아가 미국의 경제 라이벌에 저렴한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해 부유해지는 것 말이다. 러시아는 이미 독일을 상대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중국과도 4000억 달러 규모의 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처럼 수송관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러시아는 한국· 일본과도 비슷한 계약을 할 수도 있다.

이런 시나리오는 미국에 지정학적 도전이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과 가격 결정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부상할 수 있다. 전 세계가 중동 석유에 극도로 의존할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했던 역할을 재연하면서 말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경제적 라이벌을 자국에 의존하도록 만들지도 모른다. 이런 결과를 피하고 싶다면 미국은 지금 당장 글로벌 에너지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 그 전략은 러시아에 맞설 수 있어야 하고, 유럽과 아시아에 러시아 가스를 대체할 적정한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셰일가스를 개발하도록 돕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본사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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