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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기독교계에는] 다시 동성애 논란…사랑과 혐오 사이

한국선 대규모 동성애자 축제 열려
미국선 목사들의 동성애 옹호 발언

이제 교계는 반대 위한 반대 안 돼
체계적 대응 전략 및 논리성 필요
"다른 문제는 침묵·사랑 강조하면서"
'동성애' 이슈엔 민감한 것도 논란


한국과 미국에서 '동성애' 이슈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에선 대규모 동성애 축제, 미국에서는 유명 목회자의 동성애 옹호 발언 및 찬반 대립으로 인한 교단 분열 등 충돌을 빚고 있다.

동성애 이슈는 더이상 피해갈 수 없는 시대적 논쟁거리다. 특히 종교적 신념이 바탕 된 개신교계에서는 동성애 반대 의견이 높다.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기에는 흐름상 동성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제 개신교계는 동성애를 두고 각종 쟁점 사항에 대해 다방면의 답을 준비해둬야 한다. 갈등과 대립이 점점 심화되고 있어서다.

최근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논란의 불씨가 된 이슈와 교계 내부의 의견 등을 종합해봤다. 대안 수립은 정확한 현실 인식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 한국은 지금…

지난 7일(한국시간) 서울 연세로 신촌 거리 일대에서는 대규모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퀴어(queer)'는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용어다. 이날 행사에는 무려 7000여명(경찰 측 추산)이 참석했다. 보수적인 한국 문화에선 다소 이례적인 행사였다.

'차 없는 거리'가 시행된 연세로에는 퀴어 문화 전파를 위해 64개의 축제 부스가 설치됐고, 공연 및 퍼레이드, 성소수자 관련 단체들의 이벤트가 진행됐다.

반면 이날 행사에는 종교 단체 및 개신교인 300여 명이 맞불집회 및 동성애 반대 예배 등을 진행했다. 급기야 양측이 충돌하면서 동성애 반대 측이 도로에 눕는 등 퍼레이드 진행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반대 측 집회 참가자 4명을 연행했다.

◆미국은 지금…

유명 대형교회 목사의 동성애 옹호 발언이 논란이다.

세계적 대형교회인 '힐송 뉴욕(Hillsong New York)'의 칼 렌츠 목사는 지난 3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예수님 역시 요즘 시대처럼 동성애가 행해지던 시대에 사셨다. 그러나 예수님이 사람들 앞에서 동성애 문제를 언급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우리 교회에도 성소수자들이 많다. 나는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우리와 함께 하길 원하고, 항상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 렌츠 목사의 부인 로라 렌츠 사모 역시 "우리는 교회에서 그 누구에게도 어떤 식으로 살아야 할지 말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성소수자)의 삶의 여행일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 7일 미국 최대 감리교단인 미국연합감리회(UMC)에서도 "동성애 이슈에 대한 입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탄원서가 제출돼 논란이다. 내부적으로 동성애자 목사 안수, 동성결혼 주례 등의 논란이 격화되자 교단이 분열될 위기에 놓여있다.

◆과격한 반대·비논리 주장 NO!

동성애 이슈는 크게 종교적 신념과 인권 중심 사상의 충돌이다. 대부분 찬반 입장이 확실하게 갈리는 경우도 많지만, 시각에 따라 교계 내부에서도 성숙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개혁신앙아카데미 윤성헌 목사는 "동성애만을 특별한 죄로 부각시켜 그들을 혐오하고 정죄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며 "하지만 여러 성적인 개념 중 유독 동성애만을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관용하는 것 역시 기독교인으로서 위험한 것이며 결국 문제는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예수님도 당시 시대 가운데 벌레처럼 취급받던 창기나 세리를 오히려 사랑으로 돌보셨는데, 기독교인으로서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성경적 기준을 신념으로 삼되 균형잡힌 이해와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동성애에 대한 과격한 반대와 교계의 논리 없는 주장에 유의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교인 제이미 김(35·변호사)씨는 "분명 동성애를 '죄'라 생각하고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개신교의 일부 극단적 반대 주장에는 교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어떤 크리스천들은 그들에게 복음 전할 생각은 안 하고 동성애자가 동성애를 전염시킨다며 꺼리는데, 그렇다면 예수와 닮고 싶다는 그들은 매주 교회에 가면서 왜 예수를 닮아가지 못하는가"라며 오늘날 교계 현실을 빗대어 언급했다.

교계 내부적으로도 '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통해 동성애 이슈에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교회에 출석중인 리차드 김(38·라이트하우스교회)씨는 "동성애는 성경적으로 신의 창조 섭리에 반하는 '죄'가 맞지만, 한인교계는 유독 '동성애' 문제만 민감한 것 같다"며 "성경을 정말 중요시 한다면 교회내 스며든 맘몬주의, 세속화, 비리 등의 논란은 물론, 각종 불의와 불법에는 오히려 침묵하며 되레 '사랑으로 덮자'고 포용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계도 논리와 체계적 대응 필요

동성애 논쟁은 갈수록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시대적 흐름을 보면 동성애 수용 인식이 넓어지고 있고, 심지어 개신교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동성애를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체계적으로 각종 논리와 자료를 토대로 입장을 펴나가고 다양한 이벤트 및 마케팅을 통해 동성애를 대중에게 자연스레 인식시키고 있다. 또 정치적 전략을 통해 각종 동성애 법안까지 선거에 내세우고 있다.

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개신교계의 대처는 사실 미비하다.

교인 권대원(풀러턴·엔지니어) 씨는 "그동안 교계는 주로 동성애를 '사탄의 전략'이라며 혐오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싸워왔는데 이제는 그들을 논의의 테이블로 불러들여 일반적 논리로도 주장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교계에서 논리와 지성으로 그들과 토론하며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물이 누가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인교계의 경우 동성애 관련 이슈가 터질 때 마다 피켓시위, 서명운동, 극단적 반대 주장 등만 펼치는 게 현실이다.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 및 데이터 수집도 미비하고, 정치권 및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회 단체와의 연계도 부족하다. 기독교의 다양한 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태다.

기독 단체 청어람아카데미의 양희송 실장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개신교의 논리가 아쉬운 것은 스스로 입증 부담을 과도하게 져야하는 극단적 주장을 마구 남발하는 것"이라며 "아마 그것으로 올해는 이길지 모르겠지만, 그것 때문에 내년에는 패배할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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