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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훈 목사, "성숙한 종교인은 '미안합니다' 먼저"

큰 교회보다 건강한 교회가 우선


작지만 뿌리가 깊은 선한 목자를 만났다.

작은 돌이 촘촘히 모인 기초 위에 세운 기둥이 든든하듯 1993년 이순근 초대 목사를 중심으로 세워진 윌링의 그레이스교회는 지난 10년간 시카고 한인교계의 크고 작은 외풍에도 불구하고 한결 같은 모습이다. 있는 듯 없는 듯 겉보기에는 조용하지만 교계 행사뿐만 아니라 한인사회 행사 중심에는 늘 그레이스교회가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제 2대 담임목사로 올해로 14년째 사역하는 원종훈 목사 또한 조용한 발걸음의 그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는 사이 어느새 내 옆에 서있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라곤 한다. 그레이스교회 성도들의 말이다. 성도 사랑이 우물물 같은 원종훈 목사를 22일 만났다.



-14년 동안 교회를 이끈 목회 철학은.

“그레이스 성도들과 함께 호흡하는 목회다. 14년 전 부임하며 기존의 목회철학을 포기했다. 성도들과 상관없는 목회철학을 가지고 와서 교회를 이끌어 가기보다 교회와 성도들과 있으면서 재정립했다. 그 중심은 함께 목회한다는 것으로 목사가 주최가 되고 성도가 객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전부 다 같이 목회하는 것 즉, 내 목회를 성도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성도의 목회를 도와주는 것이 목사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내 역할이 구체화 됐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는 목장 중심 사역을 한다. 목장이 교회 안에 있는 작은 교회다. 그 교회가 잘 움직이면 전체 교회가 잘 움직인다. 목회적 객체가 목장이다.”



-교회의 역할이 시대, 환경에 따라 변한다.

“성경 자체가 말하는 교회 역할이 있고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이 있다. 성경적 역할은 변함이 없고 시대적 역할을 잘 읽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일제시대에도 성경적 역할은 영혼구원, 예배는 같지만 시대적 역할은 달랐다. 이 두 가지 밸런스가 중요하다. 오늘날 교회의 역할을 정치적, 사회적 초점에서 얘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품고 사람을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관계적 역할 즉 교회와 사회, 교인과 비교인과의 관계에서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교회 와서는 훈련받고 이를 사회에서 실천해야 한다. 사회는 신앙생활의 터전이다. 그 곳에서 사람, 단체를 섬기고 밀알 같은 존재가 되야한다. 그 연속성을 놓쳐 사회에서 종교인으로서 비난 소리를 듣는 것이다.”



-사람을 섬기라고 하지만 교회서 상처도 받는다.

“우리 교회만 얘기 하겠다. 해가 지날 때마다 인명록을 보며 왔다 간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든다. 목사와 성도간의 직접적인 관계는 극히 적었다. 우리 둘에 문제가 있었다면 꼭 ‘미안하다’고 말한다. 목장에서 일어난 경우는 나중에 아는 경우가 많아 그 분들께 말할 기회가 없었다. 교회가 의도적으로 상처 주는 경우는 없다. 성숙하지 못해서 일어난다.”



-교회 내 갈등은 어떻게 푸나.

“원론적인 것은 갈등은 없을 수 없다. 해결의 방법이 미성숙하면 터진다. 해결 방법 속에 싸움은 없어야 한다. 서로 오래 기도하자, 오래 생각하자, 이 일을 보류하자. 어떠한 방법을 동원하지만 싸움이라는 것은 해결 방법 속에 아예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내 갈등은 있겠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싸움은 아니다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레이스 당회는 만장일치제다. 교회 당회를 5~6시간 해도 결정되는 것은 적다. 전체적으로 마음이 하나 될 때 정한다. 마음이 나눠지면 안 된다. 만장일치, 핵심에는 교회의 평안이 있다. 당회가 갈라지면 교회가 갈라진다. 다른 교회 갈등에 대해서는 얘기해 본 적이 없다.”



-성숙과 미성숙의 차이는, 성숙한 해결은.
“원론적으로 신앙적, 인격성 성숙은 성경 말씀과 기도로 훈련되어 오는 것이다. 갈등, 문제에 있어 자기주장이 강하면 우선 미숙한 것이며 싸울 수밖에 없다. 논의(discuss)와 반박(argue)을 비교하면 교회 안의 디스커스는 하나님 뜻에 가장 좋은 것 고르는 것이다. 반면 아규는 내 입장만 관철시키려는 것이다. 무슨 갈등 생겼을 때 내 주장, 자기 것만 옳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 내 것,네 것 혹은 제 3자의 것 중 뭐가 더 좋을까 찾는 것이 성숙과 미성숙의 차이다. 한국 문화 중 갈등을 품게 만드는 것이 회의다. 회의의 전제가 더 좋은 것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반대하면 나라는 사람을 반대하는 것으로 본다. 이것이 쌓여서 갈등을 키운다. 교회 안에서는 하나님이 가장 좋은 것, 원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맞춰가는 노력 필요하다. 목자, 장로, 성도 등 갈등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책임을 안 지으려는 것도 미성숙이다. 교회서 작든, 크든 책임이라는 것이 있다. 그 책임이라는 것은 ‘미안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그거면 된다. 그것을 못하는 것 같다.”



-가정 갈등도 마찬가지다.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못해 상대방에게 핑계를 대는 것이다. 훈련이 필요하다. 책임지는 것과 말의 훈련이 필요하다. 똑 같은 말이라도 갈등을 키울 수 있다. 갈등이 생겼는데 보면 기분 나쁘다, 말에 가시가 있다는 사소한 것 하나가 오랜 세월이 되면서 갈등으로 커진다. 교회, 직장, 가정에서도 말의 훈련이 필요하다. 항상 필요하다.”



-건강한 목회자와 교인과의 관계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기억 되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똑똑한, 성공한, 유명한 목사 그런 것보다 따뜻한, 인간적 목사라는 것을 듣고 싶다.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권위보다 따뜻한 목사…. 처음 부임 때 시카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격목회를 말했다. 사람과 사람이 같이 있는 목회. 누가 시키고 따라하는 것보다, 권위적 관계보다 사람 냄새 나는 관계가 좋다. 같은 사람, 꼭 같은 사람이지만 목사, 리더로 따라가는 마음과 존경하는 관계가 중요하다. 사랑은 사랑할 수 없는 대상도 사랑하지만 존경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존경은 아니더라도 목사인 나를 믿고 의지하고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 부족하지만 성도들이 따라온다. 고맙다.”



-인간적인 모습에 제사장으로서의 권위가 없어지지 않나.
“한국 옛날 어른들이 보면 권위가 목회를 편하게 한다. 그것도 필요하지만 부작용도 많다. 하나님과 예수그리스도도 지금 목회자라 한다면 하나님과 예수님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의 권위로 따라오게 할 것인가, 아니면 눈물도 흘리고 불쌍히 여기고 그런 마음을 가지고 목회를 할 것인가 생각해 볼 때 분명히 후자의 마음일 것 같다. 권위 그것은 내가 아니라 목회와 말씀, 예수님에게서 나와야지 인위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가부장 제도에서 바뀐 현대 가족 모습인가.

“마이너스가 있다면 플러스가 있다. (중년의)아버지 입장에서 대접을 못 받는 것이 마이너스일 수 있으나 가정 전체가 옛날보다 훨씬 부드러워지고 자녀들과 부모가 어우러지는 것은 플러스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버지의 희생을 같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바꾸면서 희생의 결과가 훨씬 풍부해졌다.”



-성숙한 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경건생활은 기본이지만 이웃, 가정, 일터의 한 두 사람을 감동시키는 사람이 되어달라. 좀 지면, 사랑해주면 감동이 된다. 사랑해 줄 수 있을 때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랑해 줄 수 없을 때 사랑해 줄 때 감동이 된다. 먼저 손잡아주는 것, 작게라도 감동시킬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이 되달라. 성경 전체가 사랑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점점 죽어간다는 것이다. 죽어가면서 큰소리치기보다….(웃음) 하나님께 가까이 간다면서 사람에게 멀어진다. 이것은 신앙이 왜곡된 것이다. 성경 전체의 요약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다. 두 가지는 같다.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하나님 사랑은 십자가로 완성됐다.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는 이웃 사랑이다. 멀리 있는 이웃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가족, 이웃이 먼저다.” 글·사진=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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