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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대한민국 하늘을 열다-63] 에피소드: 박희성 유해 봉환②…한국공군 최고 의전으로 박희성 유해 맞아

국가보훈처 가용예산 모자라 미주한인들 모금으로 충당
봉환식 공군참모차장이 참석,비행장교1호 대내외 천명

안중현 한국 국가보훈처 선양국장의 결단으로 박희성의 유해봉환 가능성이 열렸다.

한국 중앙정부 고위 공무원이 자기 입장을 먼저 밝힌 상황에서 자기 견해와 다른 상대방 얘기를 경청해 그 자리에서 상대방 견해를 수용하는 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것도 관례를 거스르는 방향인데다 옆에는 부하직원들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국가보훈처 실사단은 또 다른 고민이 하나 있었다. 예산 문제였다.

▶안중현: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금년 국가보훈처 예산에서는 최대 200만 원밖에 배정할 수 없습니다."



봉환 경비로 미화 8,000달러가 있어야 하나, 그해 국가보훈처 예산 항목에서 박희성의 유해 봉환을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은 200만원이 한도라는 얘기였다. 다시 말해 봉환 경비 전액을 한국정부 예산으로 충당하려면 빨라도 그 이듬해나 돼야 한다는 뜻이었다. 당시 환율을 고려하면 미화 6,000달러 이상이 어디선가 조달돼야 했다.

▶한우성: "보훈처에 200만원 이상 요청하지 않겠습니다. 정부 예산에 제약이 있다면 국민이 동참할 수도 있겠죠. 예산 문제에 신경 쓰지 마시고 진행해주십시오."

이로부터 얼마 후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서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의 후원이사회(이사장 홍명기)가 열렸다. 이 연구소는 UC리버사이드에 2010년 설립된 연구소로서, 한국 정부가 미국대학과 재미한인사회와 협력해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최초로 국제무대에 세운 동포연구소이다.

이 모임에서 박희성의 유해 봉환과 예산 문제가 거론되자 김영준(Tekmar 대표), 김주연(Costar 대표), 이상영(태평양은행 이사장), 채윤석(Prime Business Credit 대표), 김기준(변호사), 정주성(의사), 홍종화(약사) 등 이사들이 즉석에서 3000달러를 갹출했다.

이로부터 며칠 후 남캘리포니아에 있는 한국 공군 출신들 모임인 인터넷공군전우회(ROKAFIS) 모임이 있었다. 이 모임에서도 박희성의 유해 봉환과 예산 문제가 설명되자 이선주 당시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즉석에서 1000달러를 모금했다.

이렇게 재미한인들이 기부한 4000달러와 국가보훈처가 배정한 200만원을 주요 재원으로 삼고 차액은 유족이 부담한다는 원칙 아래 봉환이 추진됐다.

이해 11월 박희성의 유해가 대전국립현충원으로 봉환되자 한국 공군은 김용홍 공군참모차장(중장)이 공군기를 앞세운 가운데 지휘부와 의장대를 대동하고 박희성의 유해를 맞아들여,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와 박희성이라는 존재가 오늘날 한국 공군의 법통적 역사적 기원임을 대내외적으로 재천명했다.

조종사로서 독립전쟁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수천 년 한국사에 걸쳐 정부가 임명한 비행 장교 1호가 된 박희성이 기체 사고로 입은 중상의 후유증으로 병마와 싸우다 로스앤젤레스 민간인 공동묘지에 잠든 지 73년 만이었다.

지금에 와서 "한국 정부는 박희성의 서거 73년 만에 건국포장을 추서하고 미국에 있던 유해를 국립묘지로 모셨다"고 간단히 말할 수 있게 됐지만, 실제로 이 일은 많은 우여곡절을 거쳤다.

이 일을 포함해,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가 독립운동사에서 또 국군의 역사에서 마땅히 누려야 할 제자리를 찾기 시작한 것은 뜻있는 많은 분이 오랫동안 진지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준 덕택이다.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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