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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대한민국 하늘을 열다-62 ] 에피소드: 박희성 유해 봉환①…수천년 한국사에서 공군 1호의 의미

육군 1호, 해군1호가
누군지아십니까
역사성으로만 본다면
안중근 의사 보다는…

한국 정부는 2010년 광복절을 맞아 박희성을 독립운동가로 인정하고 건국포장을 추서하고, 같은 해 11월 15일 박희성의 유해 봉환식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숙히 거행됐다. 당시만 해도 대다수 한국 언론이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나 박희성에 대해 몰라 이 유해 봉환식에 대해서도 잘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봉환식은 많은 국민이 잘 모르는 가운데 거행됐다.

여기서는 그 봉환식을 가능하게 했던 에피소드들을 소개함으로써,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와 박희성과 이용근이 우리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에피소드의 요지는 안중현 국가보훈처 선양국장(현재 광주 국가보훈처장)이 이끄는 현지 실사단과 한우성 사이에 있었던 대화다. 이 대화는 LA소재 가든스위트호텔에서 있었다.

한국 정부 실사단은 한국 정부가 박희성의 유해를 즉시 한국으로 봉환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광복절을 앞두고 그가 영면해 있던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있었다. 안중현 국장은 한국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사명감과 국가관이 투철했으며, 대화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지하게 진행됐다.



한우성: "한국 정부가 박희성 지사를 독립운동가로 인정하고 건국포장도 추서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국가보훈처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유해 봉환도 곧 이뤄지겠죠?"

안중현: "당장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 "왜죠?"

안: "비슷한 지역에서 봉환할 유해가 4~5기는 돼야 합니다."

한: "미주에서 4~5기가 되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을 텐데요?"

안: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한: "그렇다면 기약할 수 없는 미래 이야기네요?"

안: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봐야죠."

한: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성문 규정이 있나요?"

안: "없습니다."

한: "그렇다면 관례라는 말씀이시군 요."

안: "그렇습니다. 그렇게 해야 국무총리나 대통령이 주재하시고 자리를 더 빛내실 수 있습니다."

한: "그렇군요. 이해됩니다. 대통령이나 총리가 주재하면 언론이 더 관심을 보일 것이고, 언론이 관심을 보일수록 국민에게 홍보도 더 잘돼서 국민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효과를 늘릴 수 있다는 말씀이신 모양이군요. 예산 집행의 효율성 문제도 감안해야 할 것이고……."

안: "그렇습니다."

한: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만 여쭤도 좋겠습니까?"

안: "그렇게 하시죠."

한: "안중근 유해가 확인된다면, 그 경우에도 4~5기가 될 때까지 기다리나요?"

안: "그 경우는 다릅니다. 단기라도 즉시 봉환해야지요."

한: "역사성이나 인지도도 결정 기준이라고 볼 수 있군요."

안: "맞습니다."

한: "그렇다면 몇 가지만 계속 여쭤보겠습니다. 진정으로 몰라서 여쭙는 것입니다. 혹시 수천 년 우리 역사에서 '육군 1호'가 누군지 아시나요? 고조선의 어느 군인이겠지만……."

안: "모릅니다."

한: "그러면 수천 년 우리 역사에서 '해군 1호'가 누군지 아시나요? 이순신 이전에, 최무선 이전에, 고영무 이전에 누군가겠죠? 고구려나 고조선의 누군가일 텐데, 저는 잘 모르는데 국장님이나 이 자리에 계시는 과장님이나 주무관님이나 혹시 아시는 분 있으세요?"

안: "모르겠습니다."

한: "그렇다면 수천 년 우리 역사에서 '공군 1호'는요? "

대화가 여기 이른 순간 안 국장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질문은 계속됐다.

한: "여기 있지 않나요?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장교 1호 박희성. 그가 수천 년 우리 역사를 통틀어 공군 1호임은 부정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 아닌가요?"

안: "그렇군요."

한: "안중근 의사 얘기로 다시 돌아가면……, 역사성이 뛰어나거나 국민적 인지도가 높거나…… 둘 중 하나만 충족되면 단기 봉환이 가능하다 하셨는데……. 절대 다수 국민은 박희성을 모를 테니 인지도야 제로지만 '수천 년 한국사에서 공군 1호'라면 역사성에서는 완전히 얘기가 다르지 않을까요? 솔직히 지금부터 100년이 지난 시점에서 본다면 역사성에서는 안중근보다 박희성이 훨씬 더 무거울 수도 있고……."

안: "1기라도 최대한 빠른 시일에 봉환하는 쪽으로 보고하겠습니다."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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