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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구원파와 사랑의교회

흔히 '광신'은 믿음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를 가리킨다고 여겨진다. 일상을 접어두고 매일 교회에서 살거나, 입만 열면 예수, 하나님, 믿음을 들먹이거나, 누구에게나 전도하려는 사람을 '광신자'라 부른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광신자'가 아니라 '지나치게 열심히 믿는 사람' 정도로 부르는 게 맞겠다. '광신'은 믿음의 크기가 아니라 믿음의 옳고 그름에 관한 것이다. 광신은 '미친 믿음'이므로 '양'(量)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한국사회는 한 달째 세월호 참사에 묶여 있다. 살면서 이런 참사는 경험해보지 못해서 충격이 말이 아니다. 이 와중에 두 가지 '광신'을 보니 충격이 더 크다. 이른바 '구원파'와 공영방송에 등장한 서울 '사랑의 교회'가 그것이다. 흔히 유병언의 '구원파'를 '이단'이라고 부른다. 이단과 광신은 불가불 연관되어 있다. 전자가 교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후자는 실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차이 정도라 할까. 결국, 뿌리는 같다.

초대교회도 유대교와 로마제국 눈에는 '이단'으로 비치긴 했다. 유대교 눈에는 율법을 저버린 '사이비'였고 로마제국 눈에는 '황제숭배'를 거부하고 예수란 사람을 신으로 믿는 '광신 집단'이었다. 그럼 어떻게 이런 '이단'이나 '광신집단'이 멸절되지 않고 최대 신자를 갖는 종교가 됐을까. 많은 이유가 있지만 예수의 생애와 가르침에 담겨 있는 복음의 가치와, 그것을 역경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실현해냈던 초대교인들 덕분이었다.

'구원파'는 과거 집단자살 사건도 있었고 이번 세월호 사건도 있기에 대대적인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종교의 자유'를 내세우며 정부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어디까지가 종교이고 어디서부터 사업의 영역인지 잘 살펴서 죄와 책임을 묻되 그와 무관한 종교의 영역은 지켜주기를 바란다.



구원파와는 비교가 안 되게 수준 높고 점잖은 집단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니 그 이상의 사회적 폐해를 낳고 있는 게 서울사랑의 교회다. 며칠 전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과연 이걸 교회라고 부를 수 있을까'싶었다. 예수께서 채찍을 휘두르신 성전도 이렇게 타락하진 않았을 거다. 아직 방송을 못 본 분들은 꼭 보길 바란다.

구원파와 사랑의교회, 어느 편이 더 해악이 클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구원파는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이단이지만 사랑의 교회는 거길 다니는 사람들은 물론이며 교회 바깥에도 점잖고 수준 높은 상류층 기독교인이 모이는 교회로 알려져 있는데 정작 하는 일은 '반복음적'이기 때문이다.

사탄이 갖고 있는 최고의 술책은 자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하는 것이고, 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책략은 자기를 선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다. 복음이란 말을 쓴다고 해서 다 복음이 아니다.

예수를 유혹할 때 사탄도 성경을 인용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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