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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비겁한 목사…진정한 회개 필요하다"

중앙연합감리교회 김응선 목사
영광은 하나님이 받는 것
목사가 영광 받으면 안돼

“적당주의, 편의주의, 성장주의, 물질주의에 타협한 내 삶의 결과가 세월호 참사입니다. 원칙과 진리보다 물질의 유혹에 쉽게 타협한 결과로 현재 우리 신앙의 참모습이며 세월호 사건은 우리 모두가 공범입니다. 교회도 같습니다. 내 탓, 즉 예수님이 왜 십자가에 못박히셨는 지 깨달아야 합니다. 십자가 앞에 진정한 고백이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예배는 말씀 중심이어야 하며 목회자가 영광 받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영광 받아야 합니다. 그 영광을 목사가 가로챈 것이 ‘구원파’입니다.”

막 피어나는 노란색 개나리 위로 진눈깨비가 내린 16일 오전 프로스펙트 하이츠의 중앙연합감리교회를 찾았다. 제법 쌀쌀한 날씨와 달리 활짝 웃는 얼굴로 교회 문을 열어주는 김응선(사진) 목사에게 따뜻함이 배어났다.

80년대 운동권 출신인 김응선 목사는 “83년 학생운동에 연루돼 성동 교도소에 수감됐었다”며 “몸과 마음이 망가진 절망적인 상태에서 초자연적인 기도를 드리고 있는 가운데 예수님이 어깨를 만져주며 위로하는 목소리를 듣고 사역을 담당하게 됐다. 그 때 위장질환도 깨끗하게 없어지며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목사는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와 새벽기도를 다니며 자신을 하나님께 바치는 서원기도를 했던 모습이 늘 마음 속에 남아있다. 한양대 공대 입학, 학생운동 그리고 도미 한 뒤 애틀랜타한인교회(UMC)에서 김정호 목사를 만나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김응선 목사는 “이 모든 과정이 어머님의 서원기도로 이뤄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그 기도를 멈추신 적이 없다”며 “김정호 목사님을 만났을 때 평신도로 하나님을 섬기려 했으나 그의 강건으로 다시 어머님의 서원기도를 깨닫게 됐고 목회자의 길을 걷게됐다”고 말했다.

김응선 목사는 시카고의 한마음교회(현 글렌브룩연합감리교회)에서 전도사로 봉사하며 목사안수를 받았다. 이후 1993년부터 교단의 명령에 따라 현지인 대상의 교회를 섬긴 뒤 지난 2009년 7월 1일 중앙연합감리교회에 부임했다. 올해로 목회 21년째, 중앙연합감리교회 부임 5년째를 맞았다.

김응선 목사는 기독교의 출발이 개인의 경건, 구원, 위로도 있지만 자비 실천 즉 사회구원도 담당해야 한다고 꼽았다. 이에 따라 김 목사는 중앙연합감리교회 부임 이후 크리스마스 선물대신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푸드 팬트리를 제안, 올해로 5년째 매달 첫번째 주일 음식을 모아 윌링타운십에 전달하고 있다.

김 목사는 “예수님도 꾸준히 만나야 한다”며 “감정적 위로도 중요하지만 예수님을 만나고 그 길을 따라가야 내가 변하고, 가정이 변하고, 사회가 변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 와서 기도가 늘고 종교적 지식은 늘어나지만 삶이 변화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따라 교회에서 은혜받고 나와서는 주차장에 차 막힌다고 화를 낸다. 은혜가 겉돌지 말고 삶에 영향을 끼쳐야 된다”고 지적했다.

타종교와 달리 개신교의 신자들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김 목사는 예배가 집회로 변했기 때문이라며 ‘형식이 없는 내용은 맹목적이고 내용이 없는 형식은 공허하다’라는 칸트의 명제를 예를 들어 예배의 절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설교가 예배 자체는 아니다. 교회에 말씀을 들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예배를 드리러 와야 하는데 예배 절차가 교인들의 편의에 맞춰졌다”며 “하나님 앞에 제대로 된 예절로 예배를 드려야 한다. 내용과 예절이 있어야 한다. 예배는 예배이어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또 “예배가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교인 중심이 되면서 교인들 귀에 좋은 설교를 하게 된다. 교인들이 떠날까봐, 교회 성장주의에 빠진 결과 모든 책임은 목회자에게 있다”며 “설교자 찬양이 아니라 목사자랑이 아니라 하나님 찬양의 예배로 바뀌면 교회가, 사회가 바로 선다. ‘난 비겁한 목사’라고 진정한 고백이 있을 때 예배가 집회가 아닌 예배로 바로 설 수 있다”고 고백했다.

이민교회에 대해 김응선 목사는 1.5세, 2세 등 미래 한인교회보다 현재 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하나님 앞에 충실하지 못한데 10년, 100년 아니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가”라며 “성실, 겸손한 모습으로 현재를 살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이 세월호 참사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김응선 목사는 마지막으로 은혜를 겸손한 삶으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것으로 서로 상처를 준 가족, 이웃, 친구에게 전화 통화를 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교회에서 받은 은혜가 삶 속에 살아나기 위해서는 먼저 손을 내밀고 무릎 꿇는 실천이 필요하다”며 “예수님의 길을 따라갈 때 교회에서부터 자신, 가정,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중앙연합감리교회는 지난 1976년 전가화 목사가 개척한 시카고형제감리교회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1979년 김성찬 목사, 2004년 홍기일 목사가 교회를 이끈 뒤 김응선 목사가 3대 목사로 부임했다.

현재 몽골교회(주일)와 필리핀교회(토요일)가 중앙연합감리교회 본당에서 하나님을 영접하고 있다.

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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