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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조순원 할머니 건강 생활에서 배운다] "어쩔 수 없지 뭐…" 낙천적 성격에 아직도 설거지

홀푸드 자연 영양식 아침 식사
효소 위해 프로 바이오틱 복용
제철 과일 잘 썰어놔 수시 섭취

물 많이 섭취하려 미리 따라 놔
사위와 함께 스포츠 보며 소일
지난 일에 연연않고 쉽게 포기


패서디나에서 막내딸(박 헬레나, 사업) 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 100세 조순원 할머니는 1913년 생. 오는 9월이면 101세를 맞는다.

충남 청양군 목면에서 3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나 어머니가 돌아 가신 후 맏딸로 동생들을 키웠다. 16살 때 4살 연하인 신랑과 결혼, 1남3녀를 두었고 1991년 막내딸이 있는 미국에 왔다. 손주는 5명. 조 할머니의 장수비결을 알아 보았다.

#아침식사는 가장 충분히=하루 일과가 규칙적이다.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세수하고 부엌으로 향한다. 일하러 가는 딸이 아침식사 준비를 곧바로 할 수 있도록 그릇을 꺼내 놓고 본인,딸 그리고 아픈 사위(70대·파킨슨병)가 앉는 자리에 스푼과 포크를 가지런히 놓는다.



부엌에 들어 선 딸이 바쁘게 식사준비를 한다. 조 할머니, 본인과 남편 세 사람의 아침식사다. 작은 국그릇에 오트밀을 담고 여기에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서 사 온 밀, 보리 등 여러 종류 홀그레인을 납작하게 눌러 볶은 것을 넣는다.

플랙씨드(flaxseed) 가루와 치아씨드(Chia seed)를 한 스푼씩 넣은 다음 물을 붓고 마이크로 오븐에서 1분 정도 돌리면 후루룩하고 끓는다. 꺼낸 다음에 미네랄 드롭을 2방울 떨어뜨린다. 나이 들면 모자라기 쉬운 영양소다. 홀푸드(Whole Food)의 서플먼트 코너에 가면 있다.

오트밀 준비가 끝나면 떡볶기 떡(가는 것) 2개를 오븐에서 20초 정도 데운 다음 잘게 썰어 접시에 담는다. 할머니가 떡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아침마다 준비한다. 틀니가 불편해서 몇개 남아 있는 본인 치아로 먹기 때문에 모든 음식(고기, 채소, 과일 등)은 아주 작게 썬다.

여기에 두유 한 잔, 과일(제철 과일로 2/3 정도는 아침마다 꼭 먹는다). 마지막으로 계란(오개닉) 반숙 1개. 물이 끓기 시작해서 5분 정도 있다가 불을 끄면 씹기도 편하면서 소화도 잘 되는 반숙상태가 된다. 이것이 세 사람의 아침 식사다.

처음엔 할머니의 영양을 위해서 의사와 주변의 의견들을 참조해서 준비했는데 사위에게도 좋고 박 헬레나 본인도 영양식으로 좋아서 아예 가족의 아침식단이 된 지 오래다.

점심은 딸이 해놓고 간 반찬을 챙겨서 먹고 사위까지 차려준다. 저녁은 보통 8시 정도. 고기도 좋아하고 된장국, 미역국을 즐기지만 가리는 음식없이 무엇이든 잘 먹는다. 식사량은 밥 공기의 2/3 정도. 따로 소화제를 찾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복용하고 있는 약=혈압약이나 콜레스테롤약은 먹어 본 적이 없다. 현재 복용약은 골다공증약 하나 뿐이다. 이것 역시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 영양제로 아침 식사 후에 종합 비타민(멀티 바이타민)과 칼슘을 매일 한 알씩 먹는다. 또 나이 들면서 부족해지는 효소(소화와 흡수를 돕는다)를 보충하기 위해 정제로 된 프로-바이오틱(Pro-Biotic)를 매일 한알씩 복용한다.

# 간식=세끼 식사 외에는 특별히 간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의사의 권유로 노인들이 식사만으로 충족되기 힘든 단백질 보충을 위해서 아침과 점심 사이, 점심과 저녁 사이에 단백질 음료인 엔슈어(Ensure)를 각각 한병씩 마신다. 제철 과일은 항상 냉장고에 딸이 작게 썰어 담아 놓으면 조금씩 꺼내 먹는다.

#물은 하루 세 컵=어지러움증이 있어서 의사에게 갔더니 노인들이 음식을 짜게 먹을 경우 몸안에 수분 부족으로 인해 귀속의 균형을 잡아주는 부위에 이상이 오면서 어지럼 증세가 온다며 하루에 적어도 4잔의 물을 마시라고 했다. 딸은 아침에 식탁 위에 유리잔 4개에 물을 미리 담아 놓고 각각 앞에다가 몇시부터 몇시까지 이 잔의 물을 다 마시라고 적어 놓고 출근한다.

그러나 다른 것은 순순히 잘 실천하는데 물 마시는 것은 힘들어 해서 하루 세 잔으로 줄였고 그 필요성을 다시 설명했더니 요즘은 본인이 아예 식탁 위에 유리잔 3컵에 물을 담아 놓는다. 딸이 퇴근해서 보면 다 비워져 있다. 나이든 사람이 짜게 먹으면서 충분한 수분섭취가 되지 않을 때 어지러운 증세가 심해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레포츠=평생 운동을 하거나 오락,취미생활을 모르고 지냈다. 운동은 눈 뜨자마자 일어나서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젊어서는 농촌에서 농사 지었고 아이 키웠다.

미국에 와서는 집앞 텃밭에 항상 고추,상추,깻잎 등을 키워 이웃에게 나누어 주기 바빴고 솜씨 좋은 동치미를 만들어 교회사람들에게 주곤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정원 손질로 소일했다. 귀는 거의 들리지 않지만 시력은 크게 불편하지 않다.

낮에 유일하게 즐기는 것이 TV(ESPN 스포츠 채널)로 골프,농구, 미식 축구를 보는 것. 하루 종일 아픈 사위와 함께 지내는데 사위가 스포츠를 좋아해서 옆에서 보면서 룰은 몰라도 공이 들어갈 때마다 손뼉치면서 '잘 했구먼. 잘 했어' 하며 소리도 높인다.

#설거지 담당=의사인 손자(박 헬레나씨의 아들)가 강력하게 할머니에게 일을 맡겨 하시도록 해야 건강하다고 주장해서 오래 전부터 설거지 담당이다. 식사가 끝난 다음에는 딸이 설거지를 하려고 하면 오히려 화를 낸다.

하루 종일 일하느라 피곤한데 쉬라면서 본인이 싱크대를 차지한다. 지금은 빨래 한 것을 정리하는 것도 자신의 일로 되었다. 노인들에게 가족으로서 책임맡은 가사분담 특히 피곤한 딸을 돕는다는 것이 오히려 활력을 주고 몸을 움직이게 한다.

#기억력=오히려 딸보다 좋은 편이다. 60대 후반인 딸은 깜빡증이 심해서 2주일에 한번씩 와서 청소해주는 사람이 오는 날짜를 항상 잊어 버리고 만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가 알려준다. 그 날만되면 아침 일찍부터 청소하기 편하도록 부엌에 내어 놓아져 있는 그릇들을 집어 넣고 청소 마친 다음에 다시 꺼내서 제자리에 정리 정돈한다. 무엇보다 4시간마다 잊지 않고 아픈 사위의 약을 챙겨준다.

#성격=일단 생각해 봐서 무리가 있다 싶으면 포기를 잘 한다. 지나간 일에 연연해 하지 않는 편이다. 큰 아들과 큰 딸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낼 때 "운이 거기까지라면 어쩔 수 없지"하며 힘든 고비를 넘겼고 나쁜 일에 대해서는 금방 잊어버린다.

좋은 것만 얘기한다. "같은 여성으로 그 삶이 평탄치 않았는데도 저의 어머니는 옆에서 볼 때 한을 마음에 간직하지 않고 사시는 것 같다"며 단순하고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막내딸은 말한다. 미국 와서도 '하이, 생큐, 바이' 세마디 영어로 마켓이나 옆집 미국인들과 거리낌없이 소통한다.

#수면=보통 10시30분 정도 되면 잠자리에 든다. 중간에 한번 화장실에 가지만 불면증 같은 것은 없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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