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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없고 바람만 스쳐도 몸 한쪽 통증 … 몸살 아닙니다

면역력 약해진 5060 대상포진 주의보

맞벌이 자녀를 돌보는 김경자(67)씨. 얼굴이 조금만 따갑고 화끈거려도 부리나케 병원을 찾는다. 3년 전 오른쪽 눈과 귀 주위로 대상포진을 크게 앓은 후부터다.

당시에는 눈 주위에 조그마한 물집이 잡혔다. 피곤해서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2~3일 만에 얼굴 한쪽에 발진이 퍼졌다.

게다가 얼굴 주위에 번개가 치듯 찌릿한 통증도 심해졌다.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는 "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병은 나았지만 날이 흐리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아직도 얼굴 통증으로 곤욕을 치른다.

숨어 있던 바이러스

대상포진은 방심이 키우는 질환이다. 면역력이 약해지는 중년이라면 누구나 앓을 수 있다. 성인 10명 중 3명은 살아가면서 한 번쯤 대상포진으로 고생한다. 원인은 어릴 때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다. 몸 속에 숨어 있다가 스트레스·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활성화한다.

원인 바이러스가 죽지 않고 척추신경 뿌리에 잠복해 있다가 대상포진으로 나타난다.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재경 교수는 "나이가 들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특히 50대 중장년층은 더 주의한다. 이 시기부터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대상포진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연령별로 대상포진 환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50대 대상포진 환자가 25.4%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60대(17.8%), 40대(16.2%) 순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40세 이하보다 8~10배 이상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상포진은 초기에는 감기몸살처럼 온몸이 아픈 정도다. 이후 2~3일이 지나면 팔·다리·어깨·몸통 등에 울긋불긋한 수포가 올라온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수포가 생기기 전까지는 병을 키우기 쉽다"며 "바이러스가 신경세포를 타고 번지면서 피부까지 침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포는 비엔나 소시지처럼 띠 모양으로 길게 생긴다. 주로 등·허리·배 같은 몸통에 나타난다.

드물지만 대상포진이 얼굴에 생기기도 한다. 만일 얼굴이 화끈거리고 수포가 올라온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눈으로 번지면 각막염·녹내장 등으로 시력이 떨어지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치료가 늦으면 얼굴 부위 신경이 마비되거나 뇌로 침범해 뇌수막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수포 생기면 72시간 내 치료

대상포진은 통증이 심하다.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신경세포를 망가뜨려서다. 발병 연령이 높을수록 통증 강도가 세다.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조상현 교수는 "대상포진을 치료하면서 통증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대상포진은 다 나아도 통증이 후유증(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증의 양상은 다양하다. 날카로운 것으로 온몸을 쿡쿡 찌르거나 전기에 감전된 듯 찌릿찌릿하다. 괴로울 만큼 가려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통증은 몸 한쪽에만 나타난다. 오른쪽 어깨·팔·허리·다리는 아프지만 왼쪽은 멀쩡한 식이다. 대부분 대상포진이 나으면 통증도 사라진다. 하지만 일부는 후유증으로 악화돼 통증이 수 개월에서 몇 년 동안 지속한다.

지속적인 통증은 만성피로·우울증·수면장애로 이어져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옷을 입거나 바람에 스치는 작은 자극에도 심한 통증을 호소해 일상적인 활동이 힘들다. 최 교수는 "고령층일수록 통증 후유증이 남는다"고 말했다.

극심한 통증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대상포진은 일찍 치료할수록 치료효과가 좋다. 통증 휴유증이 남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유 교수는 "피부에 수포가 생긴 후 늦어도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을 쓴다. 면역력이 높으면 몸속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있더라도 활동하지 않는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50대 이상 고령층은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맞는 게 좋다. 백신을 맞아두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도 낮아진다. 또 병이 생겼더라도 통증·합병증 정도가 약해진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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