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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대한민국 하늘을 열다-50] 날개를 접다 ①…재정위기 맞아 1921년 역사 속으로

공군력을 앞세운 독립전쟁이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창설된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는 최대의 재정후원자였던 김종림의 쌀농사가 1920년 10월 폭풍우의 타격을 이듬해에도 회복하지 못하면서 1921년 날개를 접었다.

당시 상황은 비행가양성사 총재 김종림의 청원서를 통해 잘 엿볼 수 있다. 이 청원서는 위기에 처한 비행학교/비행대를 도울 것을 촉구하는 대한인국민회 북미지방 총회장 최진하의 '비행학생 도웁시다'라는 권고문에 소개돼 있다.

"청원서: 본사는 작년 여러분의 성력을 많이 입어 오늘날까지 몇몇 인원 등을 양성하여 온 결과로 본월 10일에 수인이 정부면허장을 수득키 위하여 1푼의 세금을 요구치 아니하는 백인동정자의 비행기로 시험하다가 불행히 300척 고에서 떨어져 기계수는 지어 사경하여 병원에 들어가 현금 해부치료 중에 있사옵고 백인의 비행기는 전부 파상되어 일개 폐물이 되었으며 본사 소유 기계도 역시 백원(?) 용으로 중수하기 전에는 사용키 불능하게 된 사실이외다. 이제 몇 개 조건중 제1은 이미 파상한 기관수는 고명한 의사의 치료로 조속히 회복되기를 바라오며 제2는 우리 민족에게 극히 동정하는 백인의 비행기 파상한 데 대하여는 만분의 1이라도 어떻게 구쳐되기를(?) 바라오며…(중략)…본사의 비행사업은 수년 이래로 공사간에 허다한 시간과 재정을 희생하였고 또한 허다한 위기를 경과하여…(중략)…소위 성취의 좋은 결과를 얻을만한 지경에 본사는 목하에 지진역진하여 성취급 계속하는 문제에 할 수 없이 중도에 폐하게 되었음에 진실로 눈물을 뿌리며 슬픔을 익히지 못하겠음으로…(하략)…."(신한민보, 1921년 5월 5일)

이 청원서는 김종림이 1921년 4월 10일 박희성이 이용근, 정몽룡과 함께 레드우드시티에 있던 미국 민간비행학교에서 첫 조종사 자격시험을 치르다 기체사고로 추락해 중상을 입은 것과 관련, 그 때 비행기를 빌려줬던 백인에 대한 보상 등을 위해 재미한인사회에 재정지원을 요청하며 대한인국민회 북미지방총회에 보낸 것이다. 그 비행기는 백인 소유주가 박희성 등 한인 청년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높이 사 무상으로 빌려줬던 것으로, 김종림의 청원서에 등장하는 기계수 또는 기관수는 박희성이다.



김종림은 이 청원서를 통해 한 해 전 설립된 비행가양성사의 해체를 알리고 있다. 한국 학계 일각은 이 문건에 입각, 비행학교의 폐교 시점을 이 때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 문건에 등장하는 해체의 대상은 '비행가양성소'(=비행학교)가 아니라 '비행가양성사'이다. 비행가양성사는 비행학교가 설립된 후 급속히 자리를 잡아가자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이 비행학교/비행대를 지원하고 이끌기 위해 출범시킨 조직이었다.

비행가양성사와 비행가양성소라는 두 조직이 동전의 앞뒤와 같은 관계인 것은 사실이나, 양자의 차이를 주목해야 임시정부의 의지와 계획이라는 면에서 임시정부의 군사정책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1920년 비행학교의 태동을 가능하게 했던 모든 요소와 1921년 비행가양성사가 폐쇄될 때 이 비행학교/비행대를 둘러싼 모든 요소 가운데 달라진 것은 비행학교/비행대 재정을 도맡다시피 했던 김종림의 재정상태 하나였다.

신한민보는 1921년 가을 북가주 순행기에서 "10월 16일 김종림씨 댁에 당도하니 이는 광대하고 청결한 양옥인데 방안제구가 과연 부자의 집이라 할 만하고 또한 말과 뜰이 광활한데 이는 세집이 아니고"라면서 그의 농원에 대해서도 "10월 18일 김종림씨의 농원에 당도하니 망망하고 가히 없는 3,300 에이커의 광대한 농원"이라고 썼다.(신한민보, 1921년 10월 27일)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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