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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대한민국 하늘을 열다-45] 위기-김종림 농장 피해로 비행학교 '휘청'

폭풍우로1700에이커벼누워
기계추수못하고손으로수확
1에이커에10달러드는작업
인건비만하루800달러씩날려

비행학교는 7월 공식개교식도 갖고 자체적으로 보유한 훈련기도 늘리면서 시스템도 정비하는 등 급속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나, 이 비행학교/비행대에 대한 최대 재정후원자인 김종림의 농장이 이해 10월 폭풍우로 결정적 타격을 입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당시 현지 신문 '글렌 트랜스크립트'(Glenn Transcript)는 "불행히도 지난주 폭풍우로 '김 앤 포터'(Kim and Porter)가 피해자 가운데 하나가 됐다. 이들은 (잘 영글어 이삭이) 무거운 벼가 1700에이커나 되는데 벼들이 절망적으로 넘어졌다. 이 때문에 전량을 인력으로 수확해야 한다. 이들은 어제 이곳에 와 계약을 체결하고 힌두인 200명을 고용했는데 일인당 인건비가 하루 4달러에 숙식도 제공해야 한다. 기계 수확이 1에이커에 10달러면 되는 것을 고려하면 이 회사가 폭풍우로 입은 타격은 쉽게 짐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글렌 트랜스크립트, 1920년 10월 13일)

이 기사에 등장하는 '김 앤 포터'는 김종림이 쌀농사를 위해 설립했던 업체 이름으로 '포터'(Porter)는 김종림의 미국인 동업자의 성이다. 김종림이 이처럼 미국인과 동업시스템을 구축했던 이유는 아시아계 이민자를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계의 토지 소유를 막았던 당시 미국의 부동산제도 때문이다.

김종림은 한국 학계 일각의 주장처럼 11~12월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직접 타격을 입은 것이 아니라 10월 3~9일 주간 폭풍우로 인해 직접적 피해를 입었다. 이 폭풍우로 벼가 너무 누워 기계 추수가 불가능해져 손으로 추수를 해야 했으며 이로 인한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컸을 뿐 아니라 이후 기온도 예년보다 낮아 추수가 계속 연기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글렌 트랜스크립트, 1920년 12월 4일)



김종림이 1920년 한 해에 비행학교 지원을 위해 내놓는 현금만 5만달러 안팎으로 보이니 비행학교/비행대가 직접적 영향을 받고 휘청거린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당시 신한민보는 강영소의 '북가주순행기'라는 제하의 논설을 통해 1920년 8월 5일 현재 김종림 농장의 모습을 "김종림씨의 농원에 당도하니 망망 무제한 평원광야의 3000여 에이커의 넓은 들이 마치 청색의 비단 자리를 깐듯하여 관람자에게 무쌍한 유쾌를 공급하더라."면서 "김씨 농원에 32명의 동포가 동류하고 비행기 학교에 16명의 학생이 기숙하는데…(중략)…8월 6일 이른 아침에 일찍이 비행기 연습장에 나가서 비행기 연습을 관광하고…(하략)…"라고 쓰고 있다.(신한민보, 1920년 8월 26일)

김종림의 막내아들 김두원 씨는 생전 인터뷰를 통해 "선친이 이 해 농사만 마치고 은퇴할 계획이었다고 어머니가 생전에 전했다"고 밝혔다. 이 증언은 김종림이 제1차 세계대전 종전에 따라 쌀 특수가 끝난 것으로 보고 쌀농사에서 곧 손을 뗄 계획이었음을 시사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통상 10월 첫째 주부터 쌀 수확을 시작하므로 김종림의 농장이 1920년 10월 둘째 주에 발생한 폭풍우에 며칠만이라도 앞서 수확에 착수해 그 엄청난 부를 지켰다면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의 미래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비행학교 후원에 적극적이었던 다른 농장의 재미한인들도 제1차 세계대전 종전에 따라 쌀 특수가 끝남에 따라 재정적으로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 재미한인사회의 무게 중심은 사업적으로도 농업에서 상업으로 바뀌어가면서 지리적으로도 윌로우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 남부로 움직였다.(신한민보, 1923년 6월 14일, 1924년 4월 3일)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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