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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어렵고 전이 빠른 '미만성 위암' 치료 실마리 찾았다

한국 국립암센터 연구팀 세계 첫 변형 유전자 발견

위암 환자 윤정숙(가명.42)씨는 위 일부를 절제할 것을 의료진에게서 권고받았다. 위내시경검사에서 윤씨의 위에서 암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2년 전에는 깨끗했던 위였다. 윤씨는 짧은 시간에 암이 생긴다는 사실에 놀랐다.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가족 중에 암환자도 없었다. 조직검사 결과 윤씨는 미만성(diffuse type) 위암으로 판정됐다. 위암 중 예후가 나쁜 암이다.

암은 위의 근육층까지 자리 잡은 상태로 2기였다. 윤씨는 몇십 년을 위의 일부로 살아갈 생각에 막막함을 느꼈다.

유발하는 변형 유전자 발견

미만성 위암의 원인이 되는 변형 유전자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미만성 위암은 주로 젊은 층에서 발생하고, 진행 속도가 빠르다.

위암은 미만성과 장형(intestinal type) 위암으로 나뉜다. 각 50%의 확률로 발생한다. 하지만 위험도는 미만성 위암이 훨씬 크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전이가 빠르게 진행돼서다. 일반적인 위암은 상복부 통증, 배변 곤란 같은 전구 증상이 암으로 변하는데 4~18년이 걸린다. 하지만 미만성 위암은 2년 정도로 짧다. 게다가 미만성 위암은 40, 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증상이 무시되는 경우가 잦다.

미만성 위암은 암세포가 위 전체에 산발적으로 자란다. 하나의 큰 덩어리로 성장하는 장형과 다르다. 세포를 덩어리지게 하는 물질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암세포가 서로 다른 곳에서 성장해 인근 장기를 쉽게 손상시킨다. 장형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국립암센터 연구소 이승훈 소장은 "일반적인 위암 빈도와 사망률은 식습관의 변화와 조기 진단의 활성화로 감소하지만 미만성 위암은 줄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족력 없어도 발생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만성 위암은 CDH1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유전자는 가족력과 무관했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가족력이 없는 미만성 위암 환자 14명을 조사해 6명에게서 6개의 CDH1 돌연변이를 발견했다. 과거에는 CDH1 돌연변이가 부모로부터 대물림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 최일주 박사는 "돌연변이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들 때 기존 기능과 다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가족력이 없는 15명을 추가 조사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융합유전자(TSC2-RNF216)를 확인했다. TSC2는 암을 억제하고, RNF216은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다.

두 가지가 합쳐지면서 발암성이 증가한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연구팀과 테라젠이텍스 박종화.조윤성 박사팀이 공동 수행했다. 유전체 연구 분야의 전문학술지인 '지놈 바이올로지(Genome Biology)' 온라인에 4월 1일자로 발표됐다.

헬리코박터 박멸해야

유전자가 왜 변형되는지, 그리고 확실한 예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탄 음식.흡연.질산염 화합물.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염분은 중요한 위험 인자다. 하루 섭취량을 10~15g 정도로 줄인다. 질산염은 담배.염장식품.가공된 육류.방부제 등에 다량 함유돼 있다. 체내에 들어와 질산나이트로소라는 화합물로 변해 발암작용을 한다.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도 주요 위험 요인이다.

테라젠이텍스 박종화 박사는 "위암은 가족력으로 위험도가 3배가량 높아지지만 가족 중 위암 환자가 없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며 "조기 발견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융합유전자는 표적항암제 개발에 단초를 제공한다. 신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융합유전자만 선별적으로 공격하는 약물이 개발되면 정상세포는 건들지 않고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가 된다.

국립암센터 암유전체연구과 이연수 박사는 "향후 많은 연구가 이뤄져 CDH1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진단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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