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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윙하는 이유 "당신(God) 때문에"…마스터스 그린 재킷 두 번 버바 왓슨의 신앙

“골프는 부와 명예 아닌 신앙 전하는 도구일 뿐”
핑크 드라이버로 300야드 날릴 때 암환자 기금

“내 인생의 방향 바꾼 건 기독교 신앙이 계기”
PGA 선수들과 성경공부·트위터로 전도 활동


“세상엔 골프보다 중요한 게 많습니다”.

그의 삶에서 골프는 다섯 번째다.

지난 13일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제78회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버바 왓슨. 지금 미국은 그의 우승 소감보다 왓슨이 말한 인생의 가치에 귀 기울이고 있다.



그는 “나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God)’이다. 그리고 아내와 가족,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다. 골프는 그 다음”이라고 말한다. 골프는 그에게 감사다. 부와 명예를 거머쥐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에서 신을 알리는 도구이자 재능으로 쓰여져서다. 생애 통산 마스터스의 그린 재킷을 두 번(2012년·2014년)이나 입은 왓슨이 프로골퍼가 아닌 신앙인으로서 던지는 메시지는 큰 울림이 있다.

왓슨은 우승을 위해 스윙하지 않는다. 신앙을 위해 골프채를 잡는다. 그가 자신을 ‘프로 골퍼’라기 보다 ‘크리스천’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하는 이유다.

그가 장타를 날리는 건

버바 왓슨은 '왼손잡이'다.

플로리다 시골 출신인 그는 골프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땐 공 대신 솔방울을 치면서 스윙을 연습했다. 왓슨의 아버지는 골프채 잡는 법만 알려주며 "세게만 치면 된다"고 가르쳤다.

그의 스윙은 정통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그를 '골프계의 좌파'로 부른다. 확 튀는 왓슨의 핑크색 드라이버는 그의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국이 '버바 왓슨'의 골프와 삶을 조명하는 이유다.

그는 핑크색 드라이버로만 스윙한다. 그렇게 친 공이 300야드 이상 날아갈 때마다 생명을 살린다. 그때마다 매번 300달러씩 암환자를 돕는 기부금이 축적된다.

왓슨은 '울보 골퍼'다. 지난 2010년 PGA에서 처음 우승한 뒤 "골프를 알려준 아버지께 승리를 바친다"며 펑펑 울었다. 왓슨의 아버지는 아들이 PGA 첫 승을 거둔 지 넉 달 만에 암으로 숨졌다. 그의 핑크색 드라이버와 암환자를 위한 '300달러' 기부는 아버지를 기리며 시작됐다.

성경은 '버바'를 바꿨다

왓슨의 삶의 방향과 정체성이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건 기독교 신앙이 계기가 됐다.

그는 원래 골프에 적합한 성격이 아니었다. 매우 신경질적이었고,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플레이로 유명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04년 농구선수 출신인 아내(엔지 왓슨)와 함께 교회에 출석하며 신앙을 갖게 됐다.

왓슨은 "우리 부부는 성경을 통해 인간이 본질적으로 어떠한 존재였는지 깨닫게 되었고 이후 그리스도를 따르기로 결심했다"며 "우리는 삶의 방향을 하나님께 틀었고, 성경을 기준삼아 옳은 것을 행하기로 했다"고 고백했다.

성경은 그의 삶에서 가치에 대한 우선순위를 바꿨다. 가치가 변하니 생각이 변했다. 인생을 보는 관점도 달라졌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왓슨은 "인생에는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뜻과 섭리는 항상 옳다고 믿는다"고 말해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이번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을 마무리 짓는 파 퍼팅을 성공시키고 나서 아장아장 걸어나온 아들(갈렙)을 한 손으로 안아 올리고 기쁨을 나눴다. 갈렙은 입양아다. 왓슨은 아들을 "신이 준 가장 귀한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결혼 전 아내가 뇌하수체에 이상이 있어 임신하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오히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아이를 입양하라는 뜻"이라고 받아들이며 부인을 격려했던 사연은 미국인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당시 왓슨은 첫 마스터스 우승 후(2012년) 우승 소감으로 생후 6주가 지난 아들을 언급하며 "빨리 돌아가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고 싶다"고 인터뷰했었다.

신앙을 골프로 드러낸다

그는 당당히 '크리스천'임을 밝힌다.

왓슨의 트위터(twiiter)에는 무려 45만 명의 팔로워가 있다. 그는 화끈한 플레이와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 때문에 팬층이 두텁다. 왓슨은 트위터에 자신을 "크리스천, 남편, 아버지, 프로 골퍼"라고 소개한다.

매번 시합 때마다 트위터를 통해 성경구절 및 신앙에 대한 단상을 올리는 그의 메시지는 팬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물론 그는 트위터에서 신앙에 대한 발언 때문에 반기독교 정서를 가진 팬들로부터 종종 욕설이나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왓슨은 그런 비난에 반박을 하거나 논쟁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일이 짧은 답변을 달아주는 친절함을 보여준다.

그는 평소에 "골프는 재미로 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왓슨은 재미있는 골프를 일컬어 스스로 '버바 골프(bubba golf)'라고 명칭한다.

왓슨은 평소 "골프는 예수님이 '나'를 사용하기 위해 내게 주신 삶의 도구일 뿐이지, 우승을 성취하고 내가 높아지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소신을 밝혀왔다.

현재 왓슨은 시합 때마다 만나는 PGA 선수들과 성경공부를 한다. 동료 선수인 애런 배들리, 벤 크레인, 리키 파울러 등은 왓슨과 함께 PGA 성경공부 그룹의 대표 멤버들이다. 보통 선수가 동료 선수의 갤러리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이들은 신앙의 동역자이면서 각자 주요 시합에 나갈 때 마다 갤러리로 함께 다니며 서로를 응원한다.

왓슨은 평소 트위터 활동 등을 통해 단순히 기독교적 메시지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길 원한다.

그는 "나는 프로 골퍼지만 궁극적으로는 이 활동을 통해 죄인인 인간에게 구원을 선물하신 예수님의 무한한 사랑을 전하고 싶다"며 "단지 골프만이 아닌 삶 전체를 통해 예수님의 빛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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