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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 대한민국 하늘을 열다-32] 임시정부 비행학교/비행대 창설 (5)비행기 10대, 조종사 연간 200명 배출 계획

김종림씨, 교육감에게는
미국인들 경계심 막으려
학생수 15명이라 말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지도자로서 독립전쟁을 위해 비행학교/비행대를 직접 추진했던 국무총리 이동휘와 군무총장 노백린은 둘 다 조선군 영관장교 출신으로 독립전쟁에 관해 비슷한 견해를 가진 입장이었다.

이동휘는 조선군 참령(현재 소령), 노백린은 조선군 정령(현재 대령) 출신이다. 이동휘가 원수부에 근무하고 노백린이 육군무관학교 교관으로 있을 때 두 사람 모두 즉각적인 내각 전복을 주장했던 강경소장파였으며, 고종 폐위 때에도 함께 무력봉기를 계획했으나 무산됐고, 신민회에서도 함께 활동한 이력을 공유하다가, 임시정부가 출범하자 이동휘는 국무총리가 됐고 노백린은 군무총장이 됐다.

비행학교/비행대 추진에 있어서 정부 차원의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인 국무총리와 군무총장이 모두 조선군 장교 출신이라는 점은 이 비행학교가 - 법통적으로는 아니나 - 인적으로는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됐던 조선군과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윌로우스 데일리 저널'(Willows Daily Journal) 기사들과 이동휘 국무총리의 지휘서신은 당시 임시정부가 어느 정도 규모와 어떤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비행학교를 창설했는지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윌로우스 데일리 저널' 2월 19일자 기사에는 "김종림 씨의 부인은 이 학교에 약 100명의 학생이 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후 김종림 씨가 교육감을 만나 학생 수를 15명으로 줄였다."고 돼 있다.

굳이 학생 수를 줄인 김종림의 말은 유능한 사업가로서 미국 주류사회의 움직임을 잘 알고 있던 그가 미국인들이 과도한 경계심을 갖지 않고 비행학교가 순조롭게 문을 열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계산된 발언이었을 것이다. 김종림이 비행학교 설립목적이 '한국인 청년들을 선량한 미국인이 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라 한 것이나 '그들에게 비행을 가르쳐 만약 미국이 또 다른 전쟁에 개입되면 그들은 조종사로 참전할 준비가 돼 있도록 할 것'이라 한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였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김종림의 부인이 처음에 교육감에게 직설적으로 말했던 100명이 원래 임시정부가 구상했던 비행학교 규모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학교는 이로부터 불과 수개월 만인 1920년 여름에 접어들어서는 한인 청년 수십 명을 수용하며 이들에게 비행훈련을 시켰다.

그런데 이동휘가 노백린에게 보낸 서신에는 "비행기 10대는 이 서신으로써 충분히 희망적"이라고 쓰여 있다. 이 서신에 앞서 노백린과 이동휘 사이에 '우선 비행기 10대로 비행학교/비행대를 창설한다."는 협의가 없었다면, 이동휘가 이 서신에서 밑도 끝도 없이 "비행기 10대…" 운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윌로우스 데일리 저널' 2월 19일자와 이동휘의 지휘서신을 종합하면, 임시정부는 '비행기 10대를 보유하고, 동시에 생도 100명을 교육할 수 있는' 규모를 염두에 두고 이 비행학교를 설립했을 것이라는 근거 있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런데 당시 미국 비행학교의 파일럿 기본 훈련기간이 평균 6개월 정도였음을 고려하면, 임정이 이 비행학교 규모를 '비행기 10대를 보유하고 1년에 200명을 교육시키는 수준'으로 가져가려 했음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비행학교는 이로부터 불과 수개월 만에 최첨단 훈련기 3~5대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오늘날 한국 공군사관학교 생도가 한 학년에 170명 안팎이며 이들 가운데 절반 정도가 조종사로 배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임정의 계획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있다.

〈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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