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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별은 빛나건만

한성윤 목사/ 나성남포교회

가을 하늘이 높다고 하지만 멀찍이 펼쳐진 논두렁에서 올려다 보이는 은하수가 쏟아질 듯 걸려있는 밤하늘도 높디 높습니다.

부엉이 우는 소리가 바로 귓가에 들리는 듯한 칠흑 같은 밤, 산에 올라 바위에 훌쩍 누워버리면 검은 바다를 다 덮어버린 오징어배들이 하늘에 떠 있는 듯, 셀 수 없는 별들이 펼쳐놓은 화려하고 힘찬 빛의 잔치를 볼 수 있습니다. 산에서 본 밤하늘은 손에 잡힐 듯 자신을 낮추고 있었습니다.

동트는 새벽을 기다리며 카바라도시가 부르는 아름다운 아리아도 죽음이 눈앞에 있건만 오늘도 별은 빛나고 땅은 향기로 가득하다고 노래를 시작하기에 더욱 우리 가슴을 울립니다.

서울 하늘 아래서 은하수를 배웠기에 밤하늘이 얼마나 높고 아름다운지 전혀 몰랐습니다. 너무나 바쁘게 모두 지내느라 그토록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붙이며 별자리를 세었던 우리의 선조와 달리 우리는 하늘 볼 날이 너무 적었습니다. 어쩌다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그리도 밝다는 북극성도 찾기 어려울 만큼 별빛이 희미했습니다. 안타깝지만 별빛이 희미해질수록 서울의 밤은 대낮처럼 밝아졌습니다.

우리는 어둠을 몰아내는 빛으로 세상을 밝힌 것이 아니라, 별빛을 가리고 하늘을 향해 우리를 닫아버리려고 땅에 전등을 달았나 봅니다. 더는 우리를 향해 밤마다 장엄한 우주를 노래해 주던 별들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우리도 이제는 하늘을 보지 않습니다. 우리 힘으로 만든 이 빛의 나라에서 정신없이 사느라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빛을 까마득히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름다운 별을 잊고도 별다른 불편 없이 살아갑니다. 우리가 만든 빛 아래서 자신의 욕심을 쫓고 나와 똑같이 귀한 다른 사람들을 상품으로 만들고, 짧은 쾌감을 위해 자신을 던지고 결국은 쓰레기를 사방에 뱉어냅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하늘을 해와 달과 별로 밝히십니다. 아무도 보지 않게 되어 관심조차 주지 않는 도시의 하늘 위에 별빛을 뿌리십니다. 눈으로 셀 수 있는 별이 다인 줄 알던 어느 날 밤, 민방위 공습경보가 울리고 모두가 소등을 했습니다. 어둠에 싸인 서울을 보러 아파트 옥상에 올랐던 저는 처음으로 셀 수 없는 별을 보았습니다.

자신 속에 자기가 켠 전등 때문에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그윽한 빛은 자신의 전등이 꺼질 때 홀연히 빛을 뿌립니다. 하나님의 빛은 물러나지도 사라진 적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름답게 우리를 부르고 계셨습니다. 보지도 않고 사는 우리를 위해 온 우주를 별로 수놓으신 하나님이 바로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아버지를 알게 된 그날이 우리의 복이고, 아버지와 함께 가게 된 인생이 우리의 기쁨입니다. 어느 날 누군가 이 아버지 앞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다름 아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고 우리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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