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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장인에게 듣는다] "맛과 향보다 토양과 분자를 먼저 생각한다" 트리니드 커피 김차곤 대표

좋은 마이크로랏 커피 추구
가난한 생산자와 공생해야
커피문화 계속 바뀌면서
이젠 스페셜티 커피 주목

그는 이기적이다. 게다가 예민하기까지 하다. 그가 만들어낸 커피가 인정받는 이유다.

고급 커피로 유명한 '트리니다드(Trinidad)'의 김차곤 대표 얘기다.

김 대표는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커피를 소비자들을 위해 만들지 않는다. 내 입에 맞는 것이 먼저고 중요하다. 내 만족이 크다"고 말했다. 물론 그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췄으니 소비자들도 좋아할 수밖에 없다.

트리니다드는 스페셜티 커피로 고급 호텔업계에서 더 유명하다. 베벌리힐스의 페닌슐라 호텔과 모자이크 호텔 샌타바버라 엘엔칸토 호텔 서울과 홍콩 몰디브에 있는 더 W호텔 등의 유명 호텔에서 트리니다드 커피를 사용하고 있다. 그에 비해 소매로 판매하는 쪽은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따져봐도 몇 곳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인들에게도 트리니다드라는 이름은 생소하다.



최근 노워크에 위치한 트리니다드의 김차곤 대표와 만났다. 그의 세계는 남달랐다. 사람들이 커피의 맛과 향을 생각할 때 그는 커피의 토양과 커피 분자를 생각한다. 김 대표가 말하는 커피에 대해 들어봤다.

김차곤 대표는 커피 스페셜리스트로 시가와 커피로 유명한 쿠바에서 커피를 공부했고 국제커피기구(ICO)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1999년 트리니다드 커피 회사를 설립했다.

**스페셜티 커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어떤가.

"커피문화는 시대별로 변화해왔다. 스타벅스가 유명해지기 전인 1980년대에만 해도 미국에서의 커피는 하나였다. 그냥 커피. 데니스 등의 레스토랑해서 식사할 때 같이 먹는 커피다. 물론 커피맛도 그리 중요하지도 않았다. 커피가 쓰고 맛이 없으니 커피에 설탕과 크림을 많이 넣어 먹었다. 하지만 스타벅스 등의 커피전문점이 생기면서 커피문화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지금 커피점에 있는 아이스커피 메뉴들은 상상도 못했었다. 이제는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아도 맛있는 그런 커피를 추구하고 있고 그 맛을 알아가면서 스페셜티 커피가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트렌드는 또 바뀔 것이고 그 미래의 커피를 찾아내는 일이 바로 우리 같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좋은 커피란 어떤 것인가. 커피 스페셜리스트가 말하는 좋은 커피에 대해 알고 싶다.

"물론 자기 입맛에 맞는 커피가 가장 좋은 커피다. 하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우선 커피빈 자체가 좋아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산도가 높은 커피를 좋은 커피라고 말한다. 산도가 높은 커피는 고산지대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고산지대로 갈수록 생산량이 적으니 당연히 값도 비싸다. 고산지대에서는 수확하는 방식도 다르다. 저지대에서 대량으로 재배된 커피는 기계로 수확을 하는데 비해 고산지대에서는 일일이 손으로 따야한다. 직접 사람이 따니 빨갛게 익은 것만 딸 수 있다. 익은 과일을 따서 먹어야 맛있지 않나. 커피도 똑같다. 그런데 기계로 따면 그게 구분이 되겠나. 그리고 좋은 커피는 좋은 토양과 기후 그리고 얼마나 잘 로스팅하고 관리하고 포장을 하는지까지 전반적인 요소들이 영향을 미친다."

**커피 회사의 대표로 어떤 커피를 추구하나.

"말했다시피 커피는 환경적인 요소가 중요하다. 때문에 소규모로 친환경적인 영양분을 받고 자란 마이크로랏(microlot) 커피를 추구하고 사용한다. 이런 커피를 사용하는 이유는 커피가 좋기도 하지만 생산자들에게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산지대에서 소규모로 경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난한데 이들과 페어 트레이드를 통해 직거래 방식으로 구입하면 생산자에게도 이익이 더 돌아갈 수 있다. 공생이다."

**좋은 커피를 어떻게 구분해내나.

"먼저 크기 색 등을 육안으로 구분해 낸다. 알이 굵은 커피가 좋고 깨지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깨진 커피빈은 로스팅할 때 다른 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로스팅 후 향과 맛을 보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하면 산지와 어느 높이에서 자란 커피인지까지 구분이 가능하다. 매일 아침 이 작업은 직접한다."

**커피를 내릴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커피 추출 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의 입자와 물의 온도다. 우선 커피 입자는 너무 커서도 작아서도 안 된다. 너무 입자가 크면 물이 내렸을 때 필요한 분자가 추출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다. 그에 비해 너무 입자가 고와도 문제다. 너무 오래 물을 머금고 있으면 필요하지 않은 요소들까지 추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온스(싱글샷)의 에스프레소를 뽑아낼 때 입자 굵기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른데 25초~30초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물의 온도 맞춰져야 필요한 요소들이 추출될 수 있다. 적정온도는 화씨 195~205도다."

차 대표는 SCAA(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제공하는 커피교육과정인 골든컵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즐겨 마시는 커피가 있나.

"딱히 한 가지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다. 커피는 내게 궁금한 대상이지 즐기는 대상이 아니다. 대신 한인들에게는 고소하면서도 단맛이 나는 코스타리카 커피를 추천한다."

글.사진=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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