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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 가득 담긴 비빔밥 "입맛 살리네"

육회엔 약고추장, 버섯엔 간장
해산물엔 된장 양념이 어울려

봄에는 비빔밥 재료가 풍년이다. 싱싱한 생채소와 햇나물이 풍성해 구미에 따라 밥 위에 한껏 올리고 매콤한 양념으로 비벼 한 수저 뜨면 풀죽은 입맛도 새록새록 돋아난다. 저마다 향과 질감이 다른 채소들인데도 한 그릇에 담아 참기름 몇 방울 똑똑 떨구면 오묘한 맛으로 어우러진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비빔밥에 대해 '최고의 힐링 음식'이라 예찬했을 만큼 비빔밥은 이제 세계인의 입맛도 사로잡는 한국의 대표 음식이 되었다. 유난히도 나물이나 채소를 활용한 음식이 많은 한국의 전통음식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비빔밥을 탄생시켰다.

골동지반, 부밥, 부빔밥이란 명칭으로 거쳐 오면서 1890년에 쓰인 '시의전서'에 비로소 '비빔밥'이란 명칭으로 소개된다. "밥을 정히 짓고 고기는 재워 볶고 간납(전유어)은 부쳐 썬다. 각색 남새(채소)를 볶아놓고, 좋은 다시마로 튀각을 튀겨 부셔 놓는다. 밥에 모든 재료를 다 섞고 깨소금, 기름을 많이 넣고 비벼서 그릇에 담는다."

비빔밥의 유래도 다양하게 전해 내려온다.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한밤중에 제상에 올린 여러 음식들을 섞어 비벼서 온 식구가 함께 나눠먹었는데, '동국세시기'에 이 비빔밥 이야기가 나온다. 궁중에서도 골동반(뒤섞는다는 의미)이라 하여 섣달 그믐밤 수라상에 올렸다고 한다. 서민들 사이에서도 비빔밥은 의미있는 음식이었다. 농번기에 품앗이로 함께 일을 하면서 밥은 큰 그릇에 푸고 나물을 바가지에 듬뿍 담아서 한꺼번에 비벼 작은 바가지에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맛도 맛이지만, 비빔밥의 정서는 한국인에게는 매우 남달랐다. 썩썩 비벼 한 양푼에 함께 숟가락을 넣고 훌훌 떠서 입 안에 넣는 순간 배고픔의 해소와 더불어 정겨움이 가득 밀려온다. 한 끼를 때우는 것 이상의 힐링이 듬뿍 배어 있다.

미학적인 면도 빼놓을 수 없다. 예부터 비빔밥을 '백화요란'이라 칭했다. "온갖 꽃이 불타오르듯이 찬란하게 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빔밥을 꽃밥, 즉 '화반'이라 부른 것도 한국적 자연을 그대로 담은 한 폭의 수채화를 비유한 것이다.

봄을 소재로 한 비빔밥은 이 화반에 더욱 걸 맞는다. 제철에 쉽게 구할 수 있고 영양가 높은 재료들을 골라 새로운 비빔밥을 만들 수도 있다. 모양도 기존의 형태를 벗어나 다양한 방법으로 화사함을 더할 수 있다. 양념도 재료에 따라 달라진다. 육회비빔밥엔 약고추장이 잘 어울리고, 버섯비빔밥엔 간장, 해산물엔 된장 양념이 잘 어울린다.

전통적인 비빔밥에 올리는 날것은 오로지 '육회'뿐이었다. 육회는 간장, 다진 파, 마늘, 참기름, 설탕 등으로 양념한다. 육회의 고유한 맛을 살리기 위해 간을 약하게 한 뒤 나물들 위에 올리는 전주비빔밥이 유명하다. 가정에서 간단하게 육회비빔밥을 만들려면 곱게 채를 썬 감자와 당근을 살짝 볶아 함께 올리면 손쉽게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이 때 함께 올리는 약고추장은 고추장에 다진 소고기, 마늘, 간장, 설탕, 참기름, 후추, 꿀과 물을 섞은 후 조려서 만든다.

전통적인 비빔밥엔 해산물이 잘 들어가지 않지만, 육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해산물을 사용해도 개운한 맛의 비빔밥을 만들 수 있다. 봄철에 가장 신선한 주꾸미와 미나리로 상큼한 비빔밥을 완성한다.

주꾸미는 밀가루에 문질러 깨끗이 손질하고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고춧가루, 간장, 다진 마늘, 생강, 맛술, 물엿, 참기름 등을 넣어 살짝 볶아낸다. 잡곡밥 위에 송송 썰은 미나리를 얹고 볶은 주꾸미를 올린다.

살짝 데쳐낸 주꾸미를 그대로 비빔밥에 사용해도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치커리나 새싹 등의 파릇한 채소와 강된장을 곁들이면 구수한 시골 밥상 위의 비빔밥을 즐길 수 있다.

글·사진 =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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