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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치병(食療治病)

강기성의 한방사랑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 중에 첫째는 음식이다. 음식이 올바른지 못하면 건강과 수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동의보감에는 당나라 때의 명의 손사막의 음식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식료치병’에 대해 인용하였다. 병을 치료하는 사람은 병의 근원을 깨달아 먼저 음식으로 병을 치료하고 만약 식이요법으로 병이 낫지 않을 때 비로소 침과 뜸 그리고 탕약으로 다스리라고 했다.

한의학에서 최고의 약으로 치는 것은 매일 먹는 음식이다. 동양에서는 서양과 달리 예로부터 병을 다스리는데 있어 약보다 음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균형이 잡히지 않은 식사때문에 병이 생기는 경우 식사의 균형을 맞춰줘 병을 치료한다는 생각은 너무나 이치에 합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음식을 약이 되도록 먹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 음식이 지니고 있는 음과 양의 성질을 알아야 하고 또한 신맛, 쓴맛, 단맛, 매운맛, 짠맛의 오미와 청, 적, 황, 백, 흑의 오색을 이해해야 한다. 이 오미와 오색은 장부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동의보감 잡병편 넷째권 내상에 이르기를 신맛은 간장과 관계가 있어 임신을 하여 간이 위축되면 신맛을 즐겨 찾고 쓴 음식을 많이 먹으면 피부가 거칠어져서 털이 빠지며 단 것을 많이 먹으면 뼈가 쑤시며 머리카락이 빠지고 당뇨병이 생기기 쉽다. 매운것을 많이 먹으면 살이 두꺼워지고 주름이 잡히며 입술이 말려 올라가고 짠 것을 많이 먹으면 신장에 부담을 주어 몸이 붓고 소변량이 적어지며 혈맥이 잘 통하지 못하여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이 되어 살색이 변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음식은 다섯 가지 맛이 균형이 이루어야 하며 지나치면 오미과상위병이 된다고 경계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최고의 약으로 치는 것은 매일 먹는 음식이다. 고려시대에는 상약국 상식국 제도가 있어 식의라는 직분이 있었다. 또 주나라 시대의 의료제도를 보면 의원 중에서 내과의가 더 높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식의가 가장 높임을 받았다. 식의는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했으며 병이 걸렸어도 먼저 섭생에 유의하여 음식으로 병을 다스렸다.



역시 동의보감 잡병편 넷째권 내상에 보면 이 세상 천지간에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오로지 음식뿐이다. 음식물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그 성질이 편벽되지 않고 맛이 단백하여 몸을 보해 주며 신진대사를 올바르게 하여 주므로 아무리 오래 먹어도 물리는 일이 없다고 했다.

이와 같은 치병의 원리가 요즈음 의료계 일각에서 보급되고 있으며 약을 처방하기 앞서 식단을 처방해야 한다는 말까지 생겨나고 있다. 현대사회는 옛날과 달라서 사람이 전염병때문에 고생할 일은 적어졌으나 사람이 잘못해서 자업자득으로 생기는 인조병이 늘고 있다. 인조병은 주로 중년 이후에 생기기 때문에 성인병이라고도 하는데 성인병을 일으키는 많은 원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이 잘못된 식생활이라고 한다.

식생활을 개선하지 않고는 성인병을 피할 수가 없다. 그 예로 미국에서도 골수암을 현미식을 주로 하는 식이요법에 의해 완치시킨 사실이 화제가 됐던 일도 있었다. 음식은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원천이다. 음식이 올바르지 못하면 병이 생기고 병이 생겼을지라도 음식을 바르게 고쳐주면 나을 수가 있다. 이것이 바로 식료치병의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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