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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빈곤아동 후원'이 신념의 인질인가

방향성이 극단으로 향한 종교심은 너무나 무섭습니다.

종교가 균형 감각을 잃으면 편협 또는 배타적 사고만 남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독교가 보여준 한 사례는 종교적 신념이 극단으로 치우치면 얼마나 무섭게 돌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습니다.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세워진 국제 구호 단체 월드비전은 최근 동성애자의 입사를 허용키로 했다가 교계의 강력한 반발로 48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습니다.

유명 목회자 및 기독 단체들이 즉각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가 하면, 수천 명의 교인이 후원을 끊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불과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는 것은 그만큼 극심한 비난에 시달린 것을 반증합니다. 현재 월드비전의 입장 번복과 사과성명에도 빈곤 아동에 대한 교계의 후원 취소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이같은 감정적 대응은 매우 위험합니다. 당장 도움이 필요한 생명을 담보로 신념이 훼손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과 같지 않습니까. 달리 말하면 협박에 가깝습니다. 월드비전의 실수 때문에 아이들의 생명까지 위협 받을 수는 없습니다.

한 아이를 살리겠다며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해온 기독교인들이 매몰차게 자선까지 잘라버린 행동은 언제든지 신념이 침범당하면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동성애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여기저기서 막무가내로 쏟아내는 비난도 이제는 멈춰야 합니다. 거기엔 기독교 가치관이 흔들린 것에 대한 분노와 실망만 있지, 성경적으로 감싸고 회복시키려는 노력과 희망은 없습니다.

극단의 반응은 이번 사태처럼 동성애 논란을 일시적으로 틀어막을 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런 방식이 언제까지 통하겠습니까.

지난 수년간 동성애에 대한 수용 인식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비난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동성애 이슈를 어떤 식으로 재접근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합니다.

성경을 절대 기준으로 삼는 기독교는 성경적 신념을 토대로 동성애를 '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문제 회복에 대한 대안도 함께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이 바탕된 기독교의 가치로 동성애 이슈에 접근할 수 있는 실제적인 움직임과 노력도 반드시 수반돼야 합니다.

종교적 신념은 '정죄'만을 위해 존재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칼같이 잘라내고, 선을 긋고, 침범 당할 때 공격하라고 소유한 것도 아닙니다. 종교는 신 앞에서 '나'와 타인을 살리기 위한 생명으로서의 가치가 기반돼야 합니다.

기독교가 성경을 기준으로 종교적 가치와 신념을 주장하고 외치겠다면 그 방법도, 행동도 역시 성경적이었으면 합니다.

종교가 균형을 잃으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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