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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가 이야기] 신은 '죄'를 심각하게 여긴다

신승호 목사/USC찬양선교교회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사람들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일본 정부가 진실을 은폐 또는 축소하고 있다는 건데, 실은 문제의 근본이 방사능 허용치 초과 여부가 아니라 방사능이란 민감 물질 자체다. 극미량으로도 우리가 늘 먹는 수산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직접적인 피해의식 때문이다.

확률이란 일기예보나 당첨 가능성 등엔 별 문제없이 적용되지만 방사능 오염 같은 것에 대해선 그 의미가 없어진다. 엄청난 파괴력 때문이다. 비행기사고 빈도가 자동차 사고보다 훨씬 낮지만 비행기 쪽이 훨씬 민감한 까닭은 났다 하면 대형사고래서다. 그런 민감한 일을 확률만을 근거로 대처할 순 없다. 아무리 가능성이 희박한 일이라도 파괴적이고 치명적이라면 대비를 철저히 하는 뜻에서는 어느 정도의 '선한 과장'이 필요하다.

토네이도나 쓰나미, 산불 같은 경보는 과장해야 한다고 하면 지나친 생각일까. 확률대로 대비하다가 재해를 겪는 것보다 지나치도록 대비해서 안전한 편이 훨씬 낫다. 하지만, 위험가능성을 축소하려는 일도 흔하다. 혼란 조성을 원치 않거나, 이해관계가 얽혀있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동기 등으로, "괜찮다, 별일 없을 거다" 하다가 큰 재앙을 만나지 않는가. 자연재해가 인재가 되는 이유다.

과장을 엄살떠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엄살떤다는 것을 안 좋게 여기는 까닭은 엄살을 연약함으로 인식하는 때문이다. 하지만, 실존하는 위험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용감함과는 무관하다. 위험이 강조돼야 사람들이 대비한다.



믿음의 삶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죄는 심각한 것인데도 믿고 구원 얻었다는 이유로 가볍게 여기게 된다. 엄살은커녕 괜찮다는 속삭임에 스스로 속고 있지 않은가. 심신이 죄로 물들어가면서도, 양심이 더러워져서 죄를 의식 못 하는 위험 지경까지 이르러서도 태평이진 않나.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은 우리 죄를 다 없애주신 게 아니라 죄 씻을 '샘'을 열어주신 거다. 그러니 그 샘에 나아가 열심히 씻어야 한다. 아무리 작은 죄악도 그 해악에 대해 바로 인식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새 늪에 빠져버린다. 심지어는 헤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인류의 모든 죄를 대신하신 예수님의 위대하신 희생과 은혜를 기억하는 사순절 기간이다. 그 희생과 은혜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면 꼭 돌아보아야 한다. 자신은 과연 얼마나 죄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가. 얼마나 죄에 대해 깨어있나.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이유는 죄에 대해 민감하고 진지하지 않은 까닭이다. 죄와 유혹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엄살에 가까운 자기 경계가 필요하다.

세상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빛을 찾아보기 어려워진다. 옳고 그름의 분별이 갈수록 흐려진다. 신앙인이라면 깨어있어야 한다. 죄를 깨닫고 회개하는 일에 게으르지 말라는 말씀이다. 때를 알아보는 눈과 그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 죄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예수님이 멀어지고 하나님 은혜가 가려지는 거다.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 자만이 참 일꾼이요, 세상에서 빛의 역할을 감당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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