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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울리는 영혼의 소리, 장사익

4월 19일 오후 8시 뉴욕시티센터서 공연

그의 노래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다. 삶의 굴곡을 노래한 시다. 왜 어디서 그런 짙은 감동이 우러나오는 걸까.

오는 4월 19일 오후 8시 맨해튼 뉴욕시티센터(130 웨스트 55스트릿)에서 열리는 소리꾼 장사익(65)의 공연 '소리가 춤을 부른다'에서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2009년 이후 오랜만에 다시한번 뉴욕 무대를 찾게됐다.

장씨는 국악평론가들 사이에서 '가장 한국적으로 노래하는 소리꾼'으로 평가받는다. 비밀이 무엇일까.

장씨가 가수로 데뷔한 때는 지천명의 나이를 바라보던 46살이 되던 해다. 1995년 발매한 1집 '하늘가는 길' 이후 97년 2집 '기침' 2000년 3집 '허허바다' 2003년 4집 '꿈꾸는 세상' 2006년 5집 '사람이 그리워서' 2008년 6집 '꽃구경' 2012년 7집 '역' 등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 수많은 앨범들을 발매하기 전까지 노래하는 사람이 되기 전까지 장씨는 보험회사 직원 무역회사 사원 가구점 총무 독서실 사장 카센터 직원 등 곳곳에서 인생을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이 은퇴를 논하고 미래를 걱정할 때 그는 새로운 삶의 문을 열어젖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우리 마음에 이미 큰 감동과 도전을 준다.

1949년 충남 홍성군 광천읍 광천리 삼봉마을에서 태어난 장사익은 7남매 중 맏아들. 장구재비였던 아버지 덕일까. 어릴 적부터 목청이 좋았던 그지만 어릴 때는 노래보다는 웅변에 더 마음을 뒀다고 한다.

'가수'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 그러나 노래로 먹고 살기는 힘들었던 시절에 결국 그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보험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지금과는 달리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고 사회에 발걸음을 내디뎠던 당시였다.

장사익은 군을 다녀온 후 입대 전 다니던 보험회사가 없어진 것을 알게됐다. 그렇게 무역회사에 취직한 뒤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 싶더니 1974년 오일쇼크로 또 한번 아픔을 맛봤다.

그 이후로 이것저것 사회 구석구석을 돌며 안 해본 일이 없었다. "평생 소원이 월급 100만원 꼬박꼬박 받아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장씨는 결국 '진짜 해 보고 싶은 걸 3년만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카센터 직원 자리를 그만뒀다. 그게 마지막 '직장'이었다.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더란다.

한과 전통이 빛은 '황토빛 소리'

사람들은 흔히 장사익의 소리를 '황토빛 소리'라고 표현하곤 한다. 우선 가사부터가 황토빛 구수함과 친근함 그리고 잔잔함을 담았다.

그의 인기곡 중 하나 '봄비'는 '이슬비 내리는 길을 걸으며/ 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며/ 나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 마음을 달래도// 외로운 가슴을 달랠 길 없네/ 한없이 적시는 내 눈위에는/ 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 한없이 흐르네…'라고 노래한다.

한이 가득 서린 장사익의 목소리 위에 얹혀 울려퍼지는 가사가 마음을 유난히 움직인다. 장씨는 "한을 기쁨과 슬픔 삶의 여정과 죽음의 철학적 의미가 담긴 가사에 담아 한국의 전통 소리로 노래해 감동이 있는 모양"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노래 들으시는 청중의 표정에서 마음을 읽게되면 무대에 더 있는 저 역시 마음으로 교통하게 된다"고도 설명한다.

그의 대표곡 '찔레꽃' 또한 감상적이다. '하얀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찔레꽃을 바라보며 별과 달을 바라보며 인생을 노래하는 가사에 한이 가득하다.

소리와 춤으로 뉴욕 무대 장식

장사익은 소리뿐만 아니라 태평소와도 인연이 깊다. 카센터를 그만두고 무작정 사물놀이를 하는 이광수씨를 찾아가 '끼워달라'고 해서 김덕수패와 함께 다니며 태평소를 불었다.

공연판 뒤풀이에서 술과 담배 대신 노래를 하던 그는 그 길로 마이크를 잡아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 때를 기억하며 이번 뉴욕 공연에서 장씨는 '한바탕 큰 잔치'를 벌일 예정이다.

소리뿐 아니라 춤사위까지 끌어올려 하용부 김운태 박경랑 이정희씨 등이 무대 위에서 아름다운 몸짓을 선보인다. 북춤 채상소고춤 도살풀이춤 교방춤 등 다양하다. 여기에다 전통악기와 서양 악기까지 어우러져 음악인들이 마음껏 노래하고 연주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그는 "특별히 외국 공연에서 관객들과 마음이 이어진다"며 "불쑥불쑥 감동으로 눈물짓는 청중들 얼굴을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특별히 타국에서 살아가시는 한인들은 제 노래를 들으며 모국을 느낀다고 한다. 부족한 제 노래에서 고향 냄새를 맡으신다니 영광"이라고 말했다.

장씨 공연은 젊은이들에게도 인기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한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2009년 뉴욕 공연 당시 한 관객이 청소년기 아들을 공연에 데려오면서 "예의상 공연 참석은 해야 하니 마음에 안 들면 인터미션 때 가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1부가 끝나고도 아이들은 갈 생각은커녕 더욱 열렬히 박수치면서 끝까지 공연을 즐겼다는 후문. 장씨는 "이 이야기를 듣고 참 기뻤다"며 "가사도 알아듣지 못하면서 그저 음만으로도 노래에 빠졌다는 게 가수로서 최고의 기쁨이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뉴욕 무대를 통해 한인들을 더욱 많이 만나보고 싶다는 소리꾼 장사익. 그의 한 서린 목소리를 진한 표정을 깊게 패인 인생의 주름살이 자아내는 감동을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지.

입장료는 60~150달러. 718-361-7700(교환 118 121 150).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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