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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렀거라 궁중요리 납신다"…궁중요리 전문가 조경희씨

명성황후 5대손 이어온 궁중 레시피
값싼 두부로도 고급스런 전골 가능
양념·국 기본기 익히면 요리 쉬워져

요즘 '셰프'는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직업이 되었다. TV를 통한 화려한 셰프들의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처럼 전세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음식 레시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드라마에선 스튜디오에서 요리 강연을 하는 요리 전문가들의 모습이 멋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LA에도 주류 요리계에 약진하는 셰프들도 활약하고,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요리 강습도 간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 만난 궁중요리 전문가 조경희(사진)씨는 2002년부터 남가주에서 요리교실을 운영해 왔다. 2011년에 한국 정부에서 주최한 '한식 요리의 국제화'에 캘리포니아 대표로 선정돼 스타 셰프 프로그램을 수료하고 일본 츠지요리학교에서 연수를 마쳤다. 그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궁중요리를 바탕으로 한 실용적인 한식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명성황후의 5대손으로 자란 조씨는 집안에서 자연스럽게 궁중 음식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증조부가 마지막까지 명성황후와 함께하면서 하사받은 궁중 음식을 대하며 외할머니가 그 요리법을 모두 익히고 전수했다.

조씨는 "LA에서는 일상이 바쁘기 때문에 궁중요리하면 번거롭다는 선입견이 강하지만 결코 궁중요리가 어렵지만은 않다. 양념이나 국 끓이는 기본만 제대로 배워도 요리가 훨씬 쉬워진다"며 "한국 음식을 체계적으로 잘 배우면 안 배운 다른 음식도 잘할 수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그리 거창하고 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씨는 노련한 솜씨로 쉽게 궁중요리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쌀쌀한 저녁에 어울린다.

'궁중 두부전골'=맛이 깊고 값싼 두부로 한층 고급스런 전골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다진 소고기는 간장, 설탕, 파, 다진 마늘, 참기름으로 밑간해서 놓고, 두부는 단단한 두부로 0.7cm 두께로 썰어 안쪽에 녹말가루를 묻혀 팬에 지진다. 구운 두부에 소고기 양념을 올리고 위에 두부를 얹어 샌드위치 모양을 만든다. 미나리는 줄기를 데쳐 고기를 끼운 두부를 묶어준다. 숙주와 느타리버섯은 데쳐 물기를 짜고 표고버섯은 굵직하게 썬다. 전골 냄비에 준비된 채소를 돌려 담고 두부를 올린다. 무와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만들어 살살 부어가며 끓인다.

'어채'= 생선과 여러 가지 채소를 녹말에 묻혀 끓는 물에 데쳐 매콤새콤한 겨자장에 찍어 먹는 전통 궁중요리. 맛이 깔끔하고 향이 좋으며 색감이 뛰어나 봄날 입맛 없을 때 입맛을 돋워주는 영양식이다.

흰살 생선을 준비해 1cm 두께로 도톰하게 포를 떠서 적당한 크기로 썬다. 생선은 물기를 빼고 소금과 후추로 밑간해서 녹말가루를 골고루 입힌다. 녹말가루가 촉촉해지면 한 번 더 옷을 입힌다. 오이와 버섯도 비슷한 길이로 나박하게 썰어 녹말가루를 묻힌다. 생선과 채소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얼음물에 담가 차게 식힌다. 달걀은 황백으로 나눠 지단을 부쳐 채소와 같은 크기로 썬다. 접시에 준비된 재료를 돌려 담고 가운데 생선을 소복이 올려 담는다. 겨자, 간장, 설탕, 식초, 참기름을 섞어 소스를 만들어 뿌려준다.

'대하냉채'= 잣과 레몬의 상큼함이 살아있는 음식으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이 쉬운 궁중식이다. 에피타이저 요리로도 어울린다.

새우는 깨끗이 손질해 정종을 조금 넣은 물에 살짝 데친다. 오이는 4cm로 잘라 반으로 가른 후 편으로 썬다. 배도 오이와 같은 크기로 썬다. 밤은 껍질을 벗겨 얇게 썬다. 잣, 꿀, 소금 약간, 육수, 레몬즙을 믹서에 갈아 소스를 만든다. 준비된 재료를 잣소스에 버무린다.

명절음식으로도 훌륭한 '구절판'은 모양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그 품위가 더 화려해진다. 밀전병은 오미자나 치자로 알록달록 물을 들이고, 호박, 버섯, 도라지, 당근, 소고기 등을 가늘게 채썰어 볶아낸 뒤 소담스럽게 담아내면 파티음식으로도 제격이다.

'One Cooking' 요리교실

지난주 토요일에 궁중요리 전문가 조경희 선생의 오픈 요리 강좌가 있었다.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참석해 요리에 대한 열의가 뜨거웠다. 시니어부터 젊은 주부들까지 다양한 회원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며 요리 과정 하나하나를 담는 열정을 보였다. 오픈식에 참석한 김미영씨는 "책이나 인터넷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해도 왠지 제맛이 나질 않는다. 쓰는 양념의 재료나 식재료가 달라서 그런 것도 같다.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요리의 숨은 기본기를 배우기 위해 방문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원 쿠킹 클래스는 매주 수·토요일에 열리며 일반 요리반과 궁중요리반이 있다.

▶문의 전화 : (909)-525-2449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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