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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un Shop…'스팀번' 속에 편육을 넣는다

푸드트럭 경험 쌓아 식당 오픈
스팀 번과 한식 접목·새로운 맛

많이 닮았다. 낯설지 않은 얼굴이었다. 웨스턴에서 윌셔를 지나 새로 오픈한 'The Bun Shop'. 짙은 갈색나무로 장식된 레스토랑 안에 바삐 움직이는 한 젊은 주인장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브라이언 연'이란 이름을 가진 27세의 젊은 사업가다. 그 낯설지 않은 얼굴은 TV 시리즈물인 '워킹 데드'의 한국인 배우로 맹활약중인 '스티브 연'과 너무도 닮았다. 바로 그의 동생이다.

웹사이트 'Laist.com'을 비롯한 LA의 언론들은 두 형제의 흥미로운 레스토랑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 공업도시였던 디트로이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특이하고,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친 '블루 컬러'들이 부담없이 찾을 만한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메뉴들이 LA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더 번샵은 젊은 브라이언의 오랜 꿈이다. 대부분의 시절을 미시간주에서 보낸 그는 틀에 정해진 직업보단 사람들과 자유롭게 만나는 직업을 꿈꿨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몰리다 보면 꿈보다는 현실적인 직업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흔하다. 브라이언도 역시 그랬다. 딱딱한 회사일과 잦은 출장의 격무로 무료해진 그는 뉴욕 출장 길에서 접어두었던 꿈을 호텔방 천정에 펼쳐 놓았다. 그때 마침 뉴욕의 CIA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유명 레스토랑 모리모토에서 일하는 오랜 친구 제임스 석을 떠올렸다. 브라이언은 함께 일할 것을 제안했고, 그들은 그 풋풋한 열정을 안고 LA로 향했다.

쌈짓돈을 모아 푸드 트럭부터 시작했다. 'The Bun Truck'. 항상 현실은 꿈보다 녹록지 않다. 이른 아침부터 한밤중까지 고된 비즈니스가 시작됐다. 주요 메뉴의 레시피는 제임스가 개발하고 모든 비즈니스 분야는 브라이언이 분담했다.



푸드트럭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스팀 번과 한식과의 접목 아이템이 성공 공식에 접근했다. 중국 빵인 스팀번이 뉴욕에서 성공한 사례를 차용하고, 그 안에 고추장 돼지불고기, 소불고기, 편육 등을 채소와 함께 넣었다. 스팀 번 속의 편육이 가장 입맛을 당긴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조합이 새로운 맛을 이끌어냈다.

소스는 지중해식 스지키 크림소스를 사용했다. 레시피는 그야말로 퓨전식 스팀 샌드위치다. 맛 소문은 빨랐다. 3년 동안 성공적인 거리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푸드 트럭을 하는 동안 생각보단 쉽지 않았지만 재밌고 보람 있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주어서 더 좋았죠. 사실 불확실한 시작이었지만 회사를 다녔던 때보단 훨씬 행복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열심히 뛰는 만큼 가능성의 크기도 점점 커지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푸드 트럭의 경쟁이 심했지만 요즘은 오히려 같은 장소에서 함께하는 경우도 많아요.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어요. 고객들에게 골라 먹는 재미도 함께 주기 때문입니다."

처음 비즈니스를 시작했던 때를 떠올리며 말하던 브라이언은 체인점을 내고 싶은 꿈으로 한 발을 더 내디뎠다. 한국인이 별로 없었던 미시간의 한 도시에서 어렸을 때는 미국인이 왜 아닌지도 원망스러운 적도 있었지만, 어른이 되고나서 오히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느낀다는 브라이언. 한국말로 즐겁게 자신의 꿈을 그려 내보이는 그와 수줍은 듯 주방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제임스와의 우정이 미래의 '힘'으로 다가왔다.

LA의 새로운 트렌드를 열어가는 한인 2세 레스토랑

2세들의 도전과 성공은 반갑다. 이민사회의 미래를 활기차게 열어가기 때문이다. 유명 요리학교 출신이면서도 거리의 음식에 뛰어들어 성공한 대표적인 한인 2세는 로이 최. 그의 타코 트럭 'Gogi(고기)'는 한국의 전통 바비큐를 미국인의 입맛에 맞는 레시피로 개발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현재 'Chego (최고)'란 음식점을 통해 그의 음식을 소박하게 즐길 수 있다.

푸드 네트워크 리얼리티 쇼에서 우승한 '서울 소시지' 삼총사 테드 김, 크리스 오, 용 김의 위세도 대단하다. 역시 갈비와 김치, 돼지고기 볶음 등의 한국 음식을 접목해 만든 소시지는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로이 최의 고기트럭이 이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현재 웨스트 LA에 1호 레스토랑을 개점하고, 푸드트럭도 함께 운영중이다.

할리우드 영화 프로듀서인 앤드류 안의 '필리 치즈스테이크'도 소박한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주고객인 이 음식점은 필라델피아 본고장의 맛을 살리기 위해 기본 재료들을 직접 공수 받아 만들고 있다. 역시 저렴한 비용으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LA의 새로운 맛집을 개척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한인 2세들의 음식 비즈니스는 비슷한 공통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전문적인 요리 지식을 가졌거나, 다년간 축적된 노하우로 길거리 음식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한국 음식과의 접목을 과감히 시도하거나, 한국인의 정서를 그대로 담아 주류의 고객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The Burn Shop

▶주소 : 151 N Western Ave /전화 : (323)468-1031

◆Chego (최고)

▶주소 : 3300 Overland Ave / 전화 : (310)287-0337

◆Seoul Sausage Co (서울 소시지)

▶주소 : 11313 Mississippi Ave / 전화 : (310)477-7739

◆부스(Boo's) 필리 치즈스테이크

▶주소 : 4501 Fountain Ave / 전화 : (323)661-1955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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