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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배즐기기]"뉴욕 떠나는 건 아쉽지만 더 잘 되어서 돌아올 것"

10년 동안 운영하며 집 2채 팔아
"한복에 드는 돈은 하나도 안 아까워"

자그마치 10년 동안 뉴욕 맨해튼 한인타운을 지켜 온 이영희한국문화박물관. 이영희 한복디자이너가 손수 모아 온 '한복 교과서'들과 손수 제작한 전통옷들이 전시된 곳이다. 이달 말로 박물관은 10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지난 21일 박물관에서 열린 마지막 행사에서 이씨는 "뉴욕 박물관이 영원히 없어지는 게 아니다. 약속한다"고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랬다. 갑작스러운 소식을 접하고 달려온 60여 명의 '팬'들은 이영희와 이영희한국문화박물관을 사랑한 사람들이었다. 일반인들에게 마지막으로 자리를 공개한 이날 이영희 디자이너를 만났다.

-갑자기 닫게 됐는데.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다. 10년 동안 할만큼 했고 일단 이동을 하게 됐다. 기회를 봐서 작게라도 꼭 다시 뉴욕에 차릴 계획이다. 돈 안된다고 문을 척 닫고 가서 한국 어디다 그냥 갖다놓고 그러진 않는다."

-(박물관) 운영이 쉽지 않았겠다.

"10년 사이 집 두 채가 날아갔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한복점 따로 박물관 따로 운영해서 한복점에서 생긴 수익을 박물관 운영에 사용했다. 초기엔 한복점에서 월 10만 달러 매출을 올렸던 적도 있었다. 그게 8만 7만 달러 점점 내려가더라. 그래서 (한복점은) 없애고 박물관이랑 합치자 해서 지금처럼 운영하게 됐다." (현재는 박물관 공간을 둘로 나눠 한 쪽은 한복점 한 쪽은 박물관으로 돼 있다. 박물관 폐관 후에는 뉴저지에 별도 한복점을 차린다.)

-합치고도 운영이 잘 안됐는데.

"지금 한 달 렌트가 5000~6000달러인데 1년에 기부금으로 들어오는 돈이 한 달 치 렌트값도 안 된다. 운영하려면 1년에 30만 달러는 있어야 된다. 인건비 줄이려고 한복 팔던 사람도 내보내고 관장이 옷을 팔아서 운영하라고 했다. 신체 치수 재는 것도 배우라고 그랬고. 내가. 이게 말이 안 된다. 박물관을 홍보하고 그런 일들에 신경 써야 할 사람이…. 고생 많이 했다."

-박물관을 차리게 된 계기는.

"원랜 파리에서 제의가 들어왔다. 자리도 마련해준다 그랬고. 그러다가 2000년 카네기홀에서 2800석이 꽉 차게 쇼를 하고 나서 결심하게 됐다. 내가 행복하니까 했다. 꼭 미친여자같았다. 하하. 이렇게 일이 많은 줄 모르고 힘도 안 들고 척척 해냈다. 신나서 좋아서 잘 했다. 사실 내가 박물관을 하려고 그 많은 것들을 모은 건 아니었다. 그저 색깔 공부가 되니까 바느질법도 보고 옷감도 보고. 이것 자체가 선생이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모았던 거다. 나는 한복에 드는 돈은 집을 팔든 뭘 하든 하나도 아깝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죽어야지 하는 생각이다."

-(뉴욕 박물관을 그대로 두기 위해) 다른 방법도 강구해봤나.

"뉴욕한인회 건물에 두려고 알아보기도 했다. 엘레베이터 옆에 있는 조그만 공간에 몇개 두라고 했는데 그러면 도둑이 금방 가져간다. 불안한데 거기다 어떻게 두나. 관장이 지키고 있겠다 했는데도 잘 안 됐다. 경비 문제를 그쪽(한인회)에서 보장을 못한다고 해서. 다른 대형 박물관 한국관에 놓는 것도 고려했는데 복원품은 싫다고 하더라. 또 상설 전시는 안 되고 재수 좋아야 일 년에 한번 보통은 몇 년에 한번이나 전시된다고 하더라. 마음 같아선 어디서 독지가가 나타나서 해줬으면 좋겠다." (웃음)

-박물관에 있는 소장품은 다 어디로 가나.

"경주에 300평짜리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 경주 엑스포에 대여하는 형태로 할 계획인데 아직까지 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확정되면) 온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여기저기 가지고 다니게 된다."

-왜 경주를 선택한 건지.

"내 꿈이 뉴욕에 있는데 (가는 곳이) 튼튼하지 않으면 안 갔다. 꿈을 생각하면 아쉽지만 오히려 더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 박물관을 차릴 때 경주에 있던 500평자리 집을 팔고 차렸는데 이렇게 다시 경주로 간다고 하니까 참 이상하고도 특별한 인연이다 싶더라. 외국인들이 경주에 너무 많이 오는데 연구자들 예술가들 이런 사람들이 경주를 꼭 보고 가니까 좋다고 생각했다. 뉴욕을 떠나는 건 아쉽지만 더 잘 돼서 돌아오면 된다."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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