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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지 한쪽 쭉~ 찢어 밥 숟가락에 올리면

숙성 기간 짧으면 찌개로
오래되면 쌈과 찜으로 제맛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며
소화돕고 지방 배출 도와

새 봄 파릇한 푸성귀도 반갑지만, 진득하니 땅 속의 기운을 머금은 묵은지 한 포기가 때론 입맛을 달게 한다. 곰삭아 부드러운 배춧잎을 손으로 쭉 찢어 뜨거운 밥 한 술에 얹어만 먹어도 까끌한 봄 입맛을 달래준다.

묵은지는 일반 김치와 달리 6개월 이상 저온 숙성된 시어지지 않는 김치다. 속이 덜 차고 푸른 잎이 많은 배추를 골라 소금의 양을 늘려 절이고, 찹쌀 풀과 물에 고춧가루와 고추씨를 갠 다음 멸치액젓과 다진 마늘, 생강, 소금으로 양념을 만든다. 절인 배추에 양념을 골고루 버무려 겉잎으로 잘 감싼 뒤 땅 속에 묻은 항아리에 켜켜로 담는다. 숙성 기간이 짧은 묵은지는 찌개에 넣어 먹고, 오래된 묵은지는 쌈이나 찜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최근에는 웰빙 김치로 큰 관심을 받으며 다양한 조리법도 개발되고 있다. 예로부터 묵은지는 뚝배기 김치찌개를 해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해장에 탁월하다고 전해온다. 돼지고기와 함께 섭취할 때는 소화를 돕고 지방 억제와 배출을 도와 건강식으로 선호하고 있다. 나른한 환절기에 기운을 돋워주는 묵은지 새봄 레시피를 따라가 보자.

◆묵은지 비빔국수



아삭한 묵은지의 줄기를 활용한 비빔국수가 매콤, 새콤하게 봄을 깨운다. 숙성된 깊은 김치 맛이 소면의 부드러운 밀가루 맛과 잘 어울린다. 먼저 묵은지는 이파리 부분을 제거하고 줄기 부분만 잘게 잘라 놓는다. 달걀은 지단을 부쳐 약간 굵게 채를 썰어 준비하고 오이도 지단과 비슷한 길이로 돌려 깎아 놓는다. 소면은 끓는 물에 2~3분 정도 삶아 쫄깃한 식감을 살린다. 비빔 양념으로 고추장, 맛간장, 설탕, 식초, 깨소금, 참기름을 잘 섞어 준비한다.

오목한 그릇에 소면을 담고 묵은지와 달걀 지단, 오이를 차례로 올리고 쌉쌀한 맛의 무순을 얹는다. 양념장을 넣어 골고루 비빈다.

◆묵은지 돼지목살 볶음

돼지고기와 묵은지의 맛 궁합은 환상적이다. 등뼈를 넣어 찜을 하는 것도 잘 어울리지만, 돼지 목살을 넣어 재빠르게 볶아내면 깊고 구수한 묵은지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돼지고기는 샤브샤브용으로 얇은 것을 준비한다. 양념장으로 고추장, 고춧가루, 맛술, 다진 마늘, 파, 물엿, 매실청, 굴소스, 맛간장을 돼지고기에 버무린다. 양파는 굵게 채 썰고 팽이버섯도 손질해 놓는다. 묵은지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비하고 풋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팬에 돼지고기를 센 불에서 볶다가 어느 정도 익으면 묵은지를 넣고 볶는다. 여기에 양파, 풋고추를 넣고 재빨리 볶아낸 후 팽이버섯을 넣는다. 남은 양념을 부어 살짝 볶는다. 접시에 물기를 뺀 두부를 돌려 담고 가운데에 볶은 재료들을 담은 후 파채를 수북이 얹는다.

◆묵은지 채소말이

봄맛을 느끼게 하는 채소를 묵은지와 함께 올리면 맛도 모양도 산뜻하다. 훈제한 오리고기를 준비한다. 부추는 깨끗이 손질해서 3cm 크기로 잘라놓고, 색색의 파프리카도 같은 길이로 손질해 놓는다. 양파는 가늘게 채를 썰어 매운맛을 빼기 위해 찬물에 담가 놓는다.

묵은지를 도마 위에 잘 펴고 훈제 오리고기를 얹은 뒤 부추와 파프리카, 양파를 얹어 잘 감싸서 돌돌 만다. 크기에 따라 2~3 등분으로 어슷 썰어 접시에 담아낸다. 부추 대신 달래를 살짝 간장 양념에 무쳐 곁들여 내도 향긋하다.

◆묵은지 부추전

봄나물을 활용해 묵은지와 전을 부쳐도 새로운 맛이다. 부추나 달래 혹은 냉이를 깨끗이 손질해 송송 썰어 놓는다. 묵은지는 양념을 대충 털어내고 잘게 썰어 밀가루와 전분을 3:1의 비율로 넣고 김치물이 들 때까지 주무른다. 여기에 부추나 봄나물을 넣고 다시 한 번 주무른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한 수저씩 떠서 동그랗게 모양을 내어 노릇하게 지져낸다. 묵은지에 봄나물을 넣어 전을 부치면 특유의 향이 입맛을 살려주고 비타민도 보충해 준다.

묵은 것과 햇것의 어울림은 맛과 영양 면에서 새로운 기운을 충전하게 해준다. 나른한 주말 오후 아삭한 묵은지 한 접시로 숨어 있는 봄을 깨워보자.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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