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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생동하는 기운이 가득

냉이는 국간장, 달래는 매실청 넣고
돌나물은 초고추장 넣어 샐러드로

음력으로 치면 벌써 입춘이 지났다. 겨울 세상의 묵은 것들이 때를 벗고 새록새록 새싹으로 돋아나는 대지의 움틈이 있는 ‘봄’이다. 매서운 바람 맛도 봐야 따스한 봄바람의 매력도 물씬 느낄 텐데, LA의 봄은 때론 그저 그렇다. 지천으로 흐드러진 온실의 나물들이 새봄의 쑥내음을 무색게 한다. 풍족할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것이 진짜배기 추억이다. 야트막한 들판의 냉이와 달래의 풋내음이 살아오는 봄의 추억. 지금도 마음의 밭을 솎아내며 캐고 싶은 그런 풋향기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봄나물은 봄에만 거의 만날 수 있다. 묵은 입맛을 산뜻하게 돋궈 줄 쌉싸름한 봄나물. 보글보글 된장 넣어 구수한 찌개도 끓여보고, 연한 양념에 살살 무쳐 한 접시 올려도 보고 그렇게 소소하게 봄바람을 만끽해 보자.

입춘에 불어오는 동풍이 추위를 녹이면 땅속에서는 새순이 자라난다. 움파, 달래, 미나리, 부추, 무싹 등이 고개를 밀고 나온다. 예로부터 ‘오신반’이라 해서 자극성이 강하고 매운 다섯 가지 나물을 무쳐 먹었던 풍습이 있다. 왕에게도 진상하고 민가에서도 나눠 먹었다고 한다. 이 오신채 속엔 인생에 따르는 다섯 가지 괴로움을 참고 견디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봄에 먹는 이 오신반은 비타민 섭취는 물론이고, 간의 회복을 돕기 위한 봄철 최고의 보양식이기도 하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달래, 냉이, 미나리, 민들레, 쪽파 등으로 새로운 오신반을 지어 먹어도 신선하다. 다섯 가지 나물을 깨끗이 흙을 털어내 손질하고 소금 약간과 식초 한 방울을 떨어뜨린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낸다. 데친 나물들은 물기를 꼭 짜고, 소금, 다진 파, 다진 마늘, 참기름, 깨 등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낸다.



냉이는 무칠 때 국간장을 약간 넣거나 초고추장에 버무려 내면 새콤달콤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달래는 간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레몬즙, 매실청을 섞어 무치면 산뜻한 봄맛을 만날 수 있다.

전통적인 봄나물 조리 방법 외에도 해산물을 넣어 샐러드로 만들어 먹어도 봄기운을 가득 느낄 수 있다. 봄나물 중에서도 ‘돌나물’이 샐러드에 가장 잘 어울린다. 날 것에 초고추장만 뿌려 먹어도 파릇한 풋향기가 입 안 가득 퍼지기에 그 풋풋한 맛이 샐러드에 적합하다. 향긋한 미나리나 부추도 해산물과 맛이 잘 어우러진다.

돌나물과 달래를 깨끗이 손질해서 물기를 빼놓고, 파프리카는 나물과 비슷한 길이로 채를 친다. 칵테일 새우와 스캘럽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낸다. 발사믹식초, 올리브오일, 매실청, 다진 양파, 다진 마늘, 소금을 잘 섞어 소스로 버무려준다.

민들레, 미나리, 부추를 활용해 샐러드를 만들 수 있다. 나물들을 깨끗이 씻어 준비하고, 주꾸미나 오징어를 소금에 주물러 손질한다. 파프리카와 붉은 양배추는 곱게 채를 썬다. 사과도 껍질째 잘 씻어 채를 친다. 간장매실 드레싱(간장, 매실청, 설탕 약간, 깨소금, 레몬즙)을 만들어 버무려 준다. 약간 매운맛을 원할 때는 고추냉이를 넣어준다.

요리수첩

◆봄나물 제대로 맛내는 법

봄나물을 고를 때는 뿌리와 줄기가 제대로 붙어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달래, 냉이, 씀바귀 등은 입 안 가득 퍼지는 신선한 향을 맛볼 수 있다. 재료가 준비되면 무작정 데치기보다는 잘 다듬어야 한다. 시든 잎과 뿌리는 다듬은 후 찬물에 담가 놓으면 생생하게 살아난다. 흙이 많이 묻어있을 경우는 물에 불렸다가 씻어내면 간편하다.

봄나물의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양념을 적게 쓴다. 쑥이나 냉이로 된장국을 끓일 때는 된장의 양을 줄이고 콩가루 등으로 맛을 낸다. 봄나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양념은 ‘국간장’이다. 국간장으로 간을 하면 참기름 몇 방울만 더 넣어도 향긋한 맛을 낸다. 된장 양념을 할 때는 들기름을 넣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 국을 끓일 때는 진한 고기 육수보단 말린 버섯, 조개, 새우 등을 우려낸 개운한 국물이 잘 맞는다.

나물마다 궁합도 다르다. 참나물은 조개 등 해산물과 잘 어울리고, 두릅은 두부나 소고기 같은 단백질 음식과 잘 맞는다. 두릅과 두부에 고추장 양념을 해 함께 먹어도 맛있고, 두릅과 소고기로 산적을 해 먹어도 맛의 궁합이 일품이다.

글∙사진 =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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