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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진정한 참회, 베를린<2>

곽노은과 함께 떠나는 유럽여행

테러의 토포그래피 박물관을 나와 노이에 바헤(Neue Wache) 기념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전쟁에서 상처 입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기념관이다.
‘노이에 바헤’는 ‘신위병소’라는 뜻으로 기념관에는 검은 조각상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독일의 여류 판화가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가 어머니의 비통한 마음으로 빚은 이 조각상은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어머니(Mother with her Dead Son)를 표현한 작품이다.

콜비츠는 의사 남편과 함께 노동자 지구에서 살면서 비참한 생활을 모두 목격한 작가이다. 그녀는 비참한 생활과 무서운 전쟁에서의 체험을 깊은 슬픔이 묻어 있는 작품으로 승화시켰는데, 둘째 아들(당시 18세)도 제1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전사자였다.

천장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빛이 비치기도 하고 소낙비와 함박눈이 쏟아져 내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어떠한 미동도 하지 않는다.
브란덴부르크 문 가까이에 오니 ‘나치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들을 위한 추모비’ 광장이 보인다. 홀로코스트 추모비(Holocaust-Mahnmal)라 부르기도 하는 이 기념물은 2005년 개장했다. 건축가는 미국 출신의 피터 아이젠만(Peter Eisenman).


그는 축구장 2개 크기의 넓은 광장에 유대인 희생자를 상징하는 2711개의 콘크리트 조형물을 배치했다. 조형물은 폭(3피트)과 길이(7 피트 10인치)는 같으나 높이는 서로 다른 크기로 이어져 있다. 이곳에 서니, ‘나는 유대인들을 살해한 죄인입니다’라는 독일인들의 사죄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베를린을 상징하는 건축물은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이다.
높이 85피트, 길이 215피트의 브란덴부르크 문은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의 정문인 프로피엘라를 본 따 1788년 부터 3년에 걸쳐 건축한 것으로 프로이센 제국의 ‘칼 고트하르트 랑한스’가 설계했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처음 통과한 인물은 독일인이 아닌 프랑스의 나폴레옹이었다.
나폴레옹은 1806년 프로이센 군대를 물리치고 이곳에서 승리의 열병식을 가졌으며, 사두마차(Quadriga)는 모두 분해해 파리로 가져가 루브르박물관에 전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이센은 1814년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나폴레옹을 쳐부수고 사두마차를 다시 빼앗는다.

그후 세계 제2차대전 당시에는 히틀러의 나치 부대가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기도 했으며 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연합군이 당당하게 승리의 행진을 벌였다.
베를린 시내를 관광하며 느낀 것은 독일인들이 가지고 있는 올바른 역사의식이다. 그들은 선대가 저지른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반성하고 있다.

독일학생들은 김나지움 고학년부터는 역사 과목을 통해 나치의 잔인함에 대해 적나라하게 공부하고 베를린과 도시 곳곳에는 유대박물관과 추모비 등을 지어 독일이 저질렀던 잘못을 만천하에 알리고 있다.

그것뿐인가, 나치식 경례 등 모든 위법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도록 법으로 금지시켜 놓았으며 사형당한 A급 전범들의 묘나 위령소 등을 만드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큰 범죄행위가 되는 것이다. 또한 독일 지도자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들의 잘못을 공식 인정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실제로 독일은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 광장에서 무릎을 꿇은 것을 선두로 바이츠체커 대통령, 로만 헤르초크 대통령, 헬무트 콜 총리, 슈뢰더 총리 등이 전쟁 중에 저질렀던 나치의 만행에 대해 용서를 비는 진실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자는 결국 현재에 대해서도 눈이 멀게 된다. 비인간적인 행위를 마음에 새기려 하지 않는 자는 또 그러한 위험에 빠지기 쉽다.”

제2차 세계대전 40주년 연설에서 바이츠체커 전 독일연방 대통령이 한 말이다. 독일은 진정으로 참회의 본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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