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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찜질방 아줌마'와 한국 이미지

김완신/논설실장

지난 9일자 뉴욕타임스 '트래블' 섹션은 한국의 찜질방과 미용문화에 대해 여행기 아닌 여행기를 게재했다. 특파원 조디 캔터의 눈에 비친 한국의 찜질방 풍경과 한국인의 외모 가꾸기 열풍을 자세히 소개한 내용이다.

캔터는 미국에 사는 한인 친구와 함께 찜질방에서 때를 밀었던 경험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그는 기사에서 '목욕탕(Bathhouse)'이라는 말로는 정확하게 표현되지 않는 찜질방을 원음대로 'jimjilbang'이라고 적었다. 또 때를 밀어주었던 '아줌마'는 영어로 'Aunty'의 뜻이라며, 한국사회에서 '아줌마'라는 단어가 갖는 어감을 강조하기 위해 'ajumma'로 표기했다.

캔터는 찜질방을 신기해 했지만 한편으로는 생소함에서 오는 이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과로에 지친 손님들이 단체로 누워있는 모습이 좋게만 보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는 이런 찔질방에 대해 "대체로 깨끗하지만 '우아'하지는 않았다"고 평했다.

캔터 기자의 눈에 비친 찜질방의 모습이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로운 것이었다면 한국의 미용업계와 외모중시 문화에 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이다. 서울을 여행하다 보면 성형외과와 피부관리 업소, 헤어살롱 등이 즐비하고 다이어트 열풍과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외모를 중시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외모에 치중하다보니 얼굴가꾸기 열풍이 불고, 반대로 외모가 떨어진 사람은 코미디의 소재로 등장해 희화화 된다고 지적했다.



캔터는 "스파와 목욕탕, 사우나, 화장품 업소가 한국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한다. 이번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문화에 생소한 외국인들에게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사에 언급했듯이 한국의 이미지가 대형 쇼핑몰 같은 공간에서 집단으로 목욕하고, 외모가 전부인 사회로 비쳐질 수 있다는 걱정도 들었다.

한국의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 국가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미디어다. 특히 뉴욕타임스와 같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언론의 보도는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은 특정 국가를 방문한 경험을 통해 그 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그러나 숫자가 한정된 방문자에 비해 미디어의 보도는 특정국가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불특정 다수에게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

스테레오타입은 특정 집단이나 개인 등에 대한 획일화되고 고착화된 견해다. 스테레오타입은 긍적적 또는 부정적 내용을 모두 포함한다. 예를 들어 영국하면 '신사'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긍정적 스테레오타입이고 '일본인은 간사하다'는 생각은 부정적 스테레오타입이다. 부정적 스테레오타입만 강조되면 편견이 생긴다.

뉴욕타임스 찜질방 기사는 한국민과 찜질방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다소 설득력이 부족했지만 외모중시 사회를 비판한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한국사회에서 인터넷의 보급은 '미모'에 대한 우상화를 확산시켰고, 경쟁적 사회분위기 속에서 외모는 또다른 '능력'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아시아 국가 중에서 한국의 성형수술 비율은 2위인 대만에 비해서도 2배나 높다.

한국은 6.25이후 국제사회에 알려지면서 다양한 이미지로 평가돼 왔다. 빈곤, 쿠데타, 독재, 산업화, 경제부흥, 민주화, IT강국, 한류 등 여러 이미지를 거쳤다. 이제는 세계의 경제와 문화를 선도하는 나라답게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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