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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오른 향긋한 허브향…입맛이 절로 도네

건조허브는 우러날수 있도록 미리 넣고
신선한 허브는 조리 끝에 넣어야 제맛
꽁치와 함께 구우면 비린내 제거하고
지방분해 도와 소화에도 효과적

요즘 세계의 요리는 그야말로 향신 식재료의 퓨전 시대다. 어느 요리 프로그램에서도 서양요리에 파와 마늘이 쓰이는 장면은 전혀 낯설지가 않다.

효능이 좋다고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음식에 송송 썬 '파'가 고명으로 얹어지는 것을 보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서양인들 나름대로 동양의 향신료를 즐기고 있다.

허브의 향이 동양인들에게 익숙해지긴 했지만, 향긋한 차로 마시거나 건강 보조제로 많이 쓰이지, 전통적인 음식에 쓰일 때는 냄새를 제거하는 정도로 쓰이곤 한다.

가끔 영국의 유명한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가 창가에 한아름 키워둔 허브를 뚝뚝 끊어서 요리에 듬뿍 넣는 장면을 보면 그 신선함이 날아들어 허브 화분을 창가에 두고 싶은 충동이 새록새록 일어난다.

겨울을 뚫고 돋아나는 허브의 향은 더 신선하고 향긋하다. 움츠린 기운 사이로 퍼지는 알싸한 민트향이나 그윽한 로즈메리 향은 더 깊이 살아있다.

나른하고 어깨의 무거움을 덜어주는 신선한 허브의 향을 식탁 위로 불러 보자.

허브는 생선, 육류, 채소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될 수 있지만, 처음부터 너무 많이 사용하면 향이 강해 음식 고유의 맛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금씩 사용하는 것이 요령이다.

신선한 허브 한 큰 술이 건조된 허브 1작은 술에 해당한다.

또 사용하는 용도나 조리 시간도 중요하다. 스튜나 수프 같은 고온이나 오랜 시간 조리하는 요리에는 향기가 잘 없어지지 않는 세이보리, 오레가노, 파슬리, 펜넬, 로즈메리, 세이지, 셀러리, 타임 등이 알맞다. 열을 가하지 않거나 고유의 맛과 향을 살리는 요리엔 타라곤, 차이브, 딜, 바질, 민트 등이 알맞다.

건조한 허브는 그 향이 충분히 우러나도록 미리 사용을 하고, 신선한 허브는 향을 최대한 유지하도록 조리 끝에 넣는 것이 좋다. 허브는 살균 효과도 있어 음식의 보존성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허브를 이용하여 버터나 오일, 식초를 만들어 용도에 따라 손쉽게 사용할 수도 있다. '바질 로즈메리 오일'은 육질을 부드럽게 하므로 밑간할 때나 수프를 만들 때 사용한다.

오일 병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잘 닦은 로즈메리(2줄기)와 바질(1줄기), 통후추 1/2 작은 술을 넣고 올리브유 2컵을 붓는다. 2주 정도 향을 낸 후 사용한다.

'라벤더 레몬 식초'는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샐러드 소스에 넣으면 향을 훨씬 상큼하게 해준다. 용기에 물기를 닦은 라벤더(4줄기)와 얇게 슬라이스 한 레몬(1/2개)을 담고 살짝 끓인다. 식힌 다음 사과식초 2컵을 부어 일주일 정도 우린다.

'타임딜버터'는 샌드위치 스프레드용으로 좋고, 육류, 생선을 볶거나 구울 때 풍미를 높인다. 버터 60g을 따뜻한 곳에 두어 부드럽게 되면 그릇에 담고 거품기로 저어 크림 상태로 만든 다음 타임(1/2큰 술), 건조 딜(1작은 술), 설탕시럽(1/2큰 술)을 넣어서 섞는다.

마땅히 저녁 찬거리가 생각나지 않을 때, 꽁치 서너 마리를 사서 허브로 구워보면 어떨까.

내장을 깨끗이 발라내고 오븐에 구워 곁들일 채소와 함께 내면 근사한 요리가 된다. 기름기가 많은 꽁치를 허브와 함께 구우면 지방 분해가 잘돼 소화에도 좋고 비린내도 훨씬 줄어든다.

손질한 꽁치의 배 안에 타임, 로즈메리를 채운 뒤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간을 한다. 370도 오븐에 20분간 꽁치를 굽는다.

이때 통마늘을 함께 구워도 좋다. 양파와 파프리카는 채 썰고 아스파라거스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팬에 오일을 두르고 볶다가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더 볶는다. 큰 접시에 잘 구워진 허브 꽁치와 구운 마늘, 볶은 채소를 함께 담아낸다.

새우 몇 마리만 있어도 허브로 장식하면 산뜻한 일품요리가 된다. 머리를 떼어내고 껍질을 벗겨낸 새우를 반으로 칼집을 넣어 펴 준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 약간 뿌리고 로즈메리 잎을 떼어 새우 위에 장식한다.

버터를 두른 팬에 새우를 잘 펴서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 접시에 담아 놓는다. 새우를 굽던 팬에 화이트 와인을 조금 넣고 월남 쌈 소스를 약간 넣어 조려 소스를 만든다. 잘게 썬 양상추와 곱게 채썰은 당근, 오이를 곁들여 낸다.

허브로 크레이프를 구우면 어떨까. 바질이나 파슬리를 잘게 다져 크레이프 반죽과 함께 막서기에 갈면 초록빛 크레이프가 된다.

밀가루 8큰술, 계란 1개, 우유 2/3컵, 버터 1큰술, 설탕, 소금 약간 넣어 섞은 후 곱게 체에 내려 팬에 크레이프를 굽는다.

한 국자 정도를 원을 그리며 펴 넣으면 지름 15cm정도의 크레이프를 구울 수 있다. 여기에 다진 바질을 넣어 구운 닭 가슴살과 파프리카, 오이, 양상추 등을 소로 넣고 머스터드 소스를 발라 허브크레이프말이를 만든다. 봄기운이 물씬 나는 초록빛 도시락을 즉석에서 만들 수 있다.

찬바람 불 때 먹는 허브 알감자도 소소한 간식이 된다. 소금 1큰술과 설탕 2큰 술을 넣어 삶은 알감자를 올리브 오일을 두른 오븐 팬에 골고루 굴려 잘게 다진 바질을 뿌려 350도에 20분간 굽는다. 새송이 버섯도 잘게 다진 민트를 뿌려 팬에 구우면 더 향긋한 버섯 요리가 된다.

글·사진 =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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