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문직 종사자·나이 많을수록 만족도 높아
창간 40돌 특별기획-미주한인 의식 조사
#이민동기
한인이 미국에 와서 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가족(초청)이민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가족이민은 전체 응답자 3045명 중 33.7%로 나타났다. 가족이민 다음으로는 유학(21.3%)과 자녀교육(11.6%), 구직 및 경제문제(9.3%), 결혼(8.3%), 지상사근무(5.3%) 등의 순이다. 이중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 주요 이민동기 순서는 본지가 2006년 실시한 조사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7년 세월 동안 조금 달라진 게 있다. 가족이민이 줄고 유학이 늘었다. 7년 전엔 가족이민이 39%, 유학 18%, 자녀교육 11.6%의 비율이었다.
이 같은 통계는 한국 외교통상부가 지난 2012년 초 발표한 해외이주자 현황과도 다르지 않다. 외통부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이후 미국이민은 2005년까지 꾸준히 늘어나 그 해 5033명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줄었다. 1990년까지 매년 2만 명 이상을 보이던 미국이민은 90년대 이후 줄기 시작해 1993년 1만 명 아래로 떨어졌고 2009년부터는 500~600명 선에 머물고 있다.
반면 영주권 취득을 통해 미국에서 현지이주신고를 한 사람은 2004년까지 점차 늘어나다가 이후로는 연간 1만1000~1만2000명 선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조사 내용과 맞물린 이런 이민동기의 변화추세는 과거에는 주로 가족초청을 통한 이민이 주를 이뤄 한국 내 신고자가 많았으나 가족이민의 적체와 한국의 국력상승으로 가족이민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또 유학 등의 비이민비자로 미국에 체류하다 영주권을 취득해 이주신고를 하는 한인들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민 만족도와 거주기간
이민생활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7.1%가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중 '매우 만족'한다도 10.4%나 됐다. '불만족스럽다'는 9.4%에 그쳤다. 본지의 2006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만족도가 14%P 이상 상승했다. 1999년에 비해서는 22.1%P나 올랐다. 2006년 당시 설문은 '한국에서의 생활수준과 비교했을 때 어떤 변화가 있는가'였다. 이에 '향상됐다'가 43%, '별차이 없다' 35%, '나빠졌다' 21%의 비율이었다. 이민생활의 만족도가 꼭 경제적(생활수준)인 면만 고려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7년 전 조사에 비해 한인들의 이민생활은 대체적으로 향상됐음을 알 수 있다.
성별 만족도에 있어서는 여자가 58.1%로 남자(56.4%)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나이가 많을 수록 만족도가 높았다. 20대 이하에서는 만족도가 50.3%에 그친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71.7%가 만족한다는 응답을 보였다. 직업별로는 전문직 종사자의 만족도(69.4%)가 높았으며 판매 및 서비스(43.6%)나 생산 및 기능직(45.8%)의 만족도는 50%에 못미쳤다. 거주기간이 길수록 만족도가 컸고 특히, 30년 이상 산 사람들의 경우 만족도는 76.8%로 매우 높았다.
이민기간은 20년 이상이 40.7%로 가장 많았으며 10~20년이 36.5%, 10년 미만은 22.7%로 조사됐다. 60대 이상은 30년 이상거주가 60%에 달했으며, 50대는 20~30년 사이가 31.7%로 가장 많았다.
#어떻게 조사했나
18세 이상 한인 3189명 온라인 설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5일부터 4주 동안 미 전역에 거주하는 한인 중 18세 이상 총 3189명의 온라인(www.koreadaily.com) 설문으로 이뤄졌다.
표본은 편의추출방식(Convenience Sampling)으로 진행됐으며, 이민생활 전반, 소비패턴, 재정상황, 정치의식 등의 분야로 나눠 각각의 질문에 응답할 수 있도록 진행됐다. 조사의 정확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불성실 응답자 144명을 제외한 3045명에 대한 응답만을 분석했다.
응답자 중 남녀비율은 약 6:4(남자 1794명, 여자 1251명)였으며, 연령대는 40~50대가 61%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평균 연령은 48.1세로 온라인 조사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연령대의 한인이 참가했다. 응답자의 이민기간도 10년부터 30년 이상이 전체의 77.2%를 차지할 만큼 대표성이 높다. 응답자의 거주지는 캘리포니아주가 전체의 60.1%로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동부와 중부, 남부 지역 등에서도 고른 참여를 보였다. 응답자의 직업군은 전문직이 16.8%, 자영업 16.3%, 사무직 15.7% 순으로 높았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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