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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빌라…캘리포니아에서 로마를 걷다

지중해 건축·유산을 그대로
아이들엔 역사와 미술 학습장
1200점의 그리스·로마 유물도

말리부에서 로마를 만났다.

LA한인타운에서 10번과 퍼시픽 하이웨이 코스트(PCH) 타고 20여 마일만 올라가면 또 다른 세상에 다다른다. 말리부의 고즈넉한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게티빌라.

게티센터의 전신이기도 한 게티빌라는 대부호였던 폴 게티에 의해 서기 79년 화산폭발로 매몰된 로마의 저택 '발리 데이 파피리(Villa dei Papiri)'가 재현됐으며 현재 로마, 그리스, 에트루리아 등의 고대 지중해 문화 유산 전문 전시관이다. 사실 게티빌라는 게티센터에 비해 한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하루코스의 게티빌라와 게티센터를 유럽여행에 비유해본다면 웨스트LA에 위치한 게티센터는 유럽에 있는 여러 나라를 각각 1~2일 만에 짧게 방문, 다양한 유럽의 문화를 접해보는 식이다. 그에 비해 게티빌라는 로마나 그리스에 10여일 정도 느긋하게 머물면서 그 지역을 구석구석 돌아보는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한마디로 게티빌라는 휴식과 같은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요새와 같은 게티빌라

게티빌라의 입구는 요새를 방불케 한다. 옛 성곽처럼 정면에서 보면 게티 빌라 내부 건물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주차장까지 올라가는 주진입로는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의 고대 도로를 본따, 크기가 제각각인 큰 돌들로 포장되어 있다.

주차 후 안내데스크에 가면 영어와 스패니시는 물론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된 안내 책자가 준비되어 있다. 이 책자에는 게티빌라의 역사부터 지도와 구조, 개장시간과 편의시설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꼭 챙겨가는 것이 좋다.

투어관련 프로그램의 자세한 정보는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받아 놓으면 된다. 게티빌라는 투어 프로그램과 시청각 자료가 잘 준비되어 있다. 오전 10시30분부터 시간마다 건축투어와 정원투어로 나뉘어 각각 진행된다. 먼저 둘러보기보다는 가이드를 따라 세세한 설명을 들어봐야 재미를 더 할 수 있다. 투어하는 동안에는 청각보조장치를 이용할 수 있는데 여행가이드의 옆에 붙어있지 않고 주변을 자유롭게 둘러보면서 내용을 잡음 없이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또 뮤지엄을 기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소극장에서는 게티빌라의 탄생배경과 기초가 된 건축물, 고대유물 보존을 위한 폴 게티의 노력에 대한 12분 길이의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또 타임스케이프룸은 시대별로 예술양식의 변화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으며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영상 게티가이드는 건축물과 예술작품의 제작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뮤지엄과 4개의 정원

폴 게티 뮤지엄이 영구 소장하고 있는 1200점의 그리스, 로마, 에트루리아 유물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는 게티빌라. 하지만 전시물을 보기 전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건축물이다. 건축투어를 따라다니다 보면 건축물의 세세한 부분을 이해하며 볼 수 있는데 곳곳에 있는 기둥이나 천정은 무늬가 제각각 달라 눈여겨 볼만하다. 또 건물 2층에는 사방으로 발코니가 마련되어 있는데 다른 뷰를 볼 수 있어 일부로라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중앙홀(Atrium)은 로마 주택의 메인 홀 격으로 빛과 공기가 들어오게 개방된 청정인 뚫린 지붕으로 빗물이 들어와서 임풀루비움에 받아지게 하며 설계되어 있다.

정원은 아우터 페리스타일, 이너 페리스타일, 허브가든, 이스트 가든으로 나뉘어져 있다. 대형 풀을 가지고 있는 아우터 페리스타일은 탁트여 시원함을 더하고 보는 각도마다 또 다른 매력이 있다. 2층 발코니에서 내려바다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허브정원은 과일나무, 꽃 그리고 약재로 사용되는 허브 등 지중해 식물들이 심어져 있는데 1월이라 아직 풍성함은 덜하다.

뮤지엄 내부에는 당시 쓰던 와인 그릇부터 지역과 시대별 화폐와 조각상 등 수천 점이 전시되어 있다. 또 2층에는 '티베리우스(Tiberius): 황제의 초상(Portrait of an Emperor)' 전시회가 오는 3월 3일까지 진행되고 있다.

◆저렴하고 분위기 있는 데이트 코스

게티빌라는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베스트 데이트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주차비 15달러에 점심값 정도면 충분히 하루를 즐길 수 있다. 정원을 함께 거닐고 야외극장에 앉아 얘기를 나누거나 야외 패티오가 있는 카페에서는 지중해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피자, 스파게티, 햄버거, 랩, 샐러드 등 10달러 전후반대면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다. 키즈 메뉴도 따로 준비되어 있다. 식사와 함께 와인 등의 주류도 마실 수 있다. 실제 이날도 중장년층 부부들은 물론 20·30대의 커플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어린이들에게는 역사와 예술 그리고 자연을 공부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한다. 실제 학교 등에서 단체로 온 학생들도 상당수였다. 물론 자녀와 함께 온 가족의 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게티에서 제공하는 패밀리 포럼은 실습공간으로 고대미술가와 미술품에 대해 간접 체험해볼 수 있고 미술품 탐정카드를 이용하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다양한 조각상들을 이용해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2층 한쪽켠에는 작은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 가면 지중해 문화에 관한 60여 종의 책이 구비되어 있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만화로 된 책도 있다.

◆게티빌라는

1997년 웨스트LA에 있는 오픈한 케티센터의 전신으로 1974년 오픈했다. 1997년 개장공사를 위해 문을 닫고 소장품들을 게티센터로 옮겼다. 이후 10여 년간의 공사 끝에 2006년 고대 그리스 로마 예술문화 전문 전시관을 새롭게 오픈했다.

◆게티빌라에 가기 전

게티빌라는 예약제다. 입장료는 없지만 게티웹사이트(www.getty.edu)에서 날짜와 시간대별로 온라인 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 개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화요일은 휴관한다.

글·사진=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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