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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종교-하] 숨겨진 현실…팔레스타인은 신음한다

예수가 태어난 땅…복음이 시작된 곳
지금은 상처, 아픔, 그리고 가난이 존재
선교의 사각지대로 밀려난 팔레스타인
편견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야


팔레스타인은 신음한다.

상처와 아픔으로 점철된 서러운 삶은 눈물도 마르게 했다. 그들은 지금 ‘하늘만 뚫린 감옥’에 산다.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은 팔레스타인을 완전히 둘러싸고 있다. 고립은 슬픈 현실을 양산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지구는 이스라엘 영토 내에 존재한다. 이스라엘을 논할 때 팔레스타인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수많은 교회가 이스라엘과 유대인 선교의 중요성을 외칠 때 그들은 자연스레 선교의 사각지대로 밀려났다. 팔레스타인을 배제한 이스라엘에 대한 이해는 선교 적 시각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서안지구(West Bank)를 찾아갔다.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이 있는 곳이다. 복음의 온기가 스민 땅, 현실은 차갑다.

◇콘크리트 장벽에 갇힌 그들

이스라엘 시내의 도로표지판은 3개 언어로 구성돼 있다. 히브리어, 영어 그리고 아랍어다. 표지판 하나에 구성원의 복잡성이 묻어난다. 물론 언어권에 따른 종교도 나뉜다.
오늘날 이스라엘은 유대인을 비롯한 여러 인종과 종교가 어우러지는 다민족 사회다. 다양함을 아우르는 화합의 가치를 지향한다. 중동지역의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가 이스라엘이다.

그런 어울림엔 숨은 역설이 존재한다.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의 현실이다. 묵직한 회색 콘크리트 장벽(높이 8미터)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상처까지 가뒀다. <본지 2013년 12월26일.12월27일자 a-1면>

그들은 이스라엘이 자치지역으로 내준 서안지구(장벽길이 약 700km)와 가자지구(장벽길이 약 100km)에 갇혀 살아간다.

명칭은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이지만, 실상은 이스라엘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다. 장벽 검문소마다 중무장을 한 이스라엘 군인이 출입을 제재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외부로 나가려면 이스라엘 정부의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스라엘 성지순례 책을 펴낸 이백호 목사는 “팔레스타인 청년을 만난 적이 있는데 태어나서 장벽 밖으로 단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바다’라는걸 본적이 없어서 그것이 어떤 개념인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개신교 비율 1% 미만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는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이 있다. 순례객들은 별다른 제재 없이 예수가 탄생한 성지(베들레헴)를 마음껏 넘나들지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겐 도시 감옥일 뿐이다.

예수가 태어난 지역이라는 이유로 베들레헴이 발산하는 성스러운 이미지는 현실을 가린다.

취재 도중 서안지구 BBC 특파원인 요세프 쇼말리 기자를 만났다. 그는 팔레스타인 개신교인으로서 베들레헴에서 가족과 함께 산다.

쇼말리 기자는 “나의 가족들도 팔레스타인에서의 생활이 힘드니 떠나자고 했지만 누군가는 이곳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바로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베들레헴은 성지란 이미지 때문에 기독교 인구가 많을 것 같지만 현실은 모슬렘이 다수”라며 “팔레스타인 전체 인구로 따져도 개신교 비율은 1% 미만”이라고 말했다.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

지금의 팔레스타인은 성서에 등장하는 ‘가나안 땅’과 대부분의 지역이 일치한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역사적 가치 대립은 오랜 갈등의 원인이다.

현대 이스라엘의 건국 배경에는 성서의 기록을 근거로 ‘가나안 땅’의 실질적 지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시오니즘(Zionism·유대민족주의운동) 사상도 뒷받침 돼있다.

아기 예수로 인해 평화의 상징적 장소로 알려진 그 땅은 깊은 아픔이 침전돼 있다. 그들의 갈등은 현대 사회로 거슬러 오면서 영토 분쟁, 자결권, 유대인 정착촌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더해지며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발생한 두 번의 인티파다(Intifada·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에 대한 민중봉기)는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1차 인티파다 기간이던 1992년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선교를 시작한 강태윤 선교사는 “팔레스타인은 과거 한국이 겪었던 역사와 흡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특히 한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많을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인티파다로 인해 당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연도 많이 접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은 도시화된 외부(이스라엘)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빈집, 무너진 건물, 폐허가 돼버린 공터는 팔레스타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상주하는 한인 선교사의 숫자도 차이가 있다.

예루살렘을 비롯한 이스라엘에는 한인 선교사가 100여 명이 넘는 것에 반해 팔레스타인 지역은 겨우 다섯 가정이다. 그만큼 선교에 대한 환경적 어려움을 나타내는 비율이기도 하지만, 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한국 교계의 전략과 선교 적 시각의 불균형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기독교 내부의 편견도 그 땅에 대한 편견을 불러왔다.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 민족의 적국인 성경 속 ‘블레셋’과 동일한 개념으로 여기는 거다.

고대 블레셋 족속과 현대 팔레스타인 사람은 전혀 다른 민족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블레셋은 인종적 구분이고, 현대의 팔레스타인은 지리적인 명칭일 뿐이다.

이스라엘 인근 지역은 이스라엘 건국(1948년) 전까지 ‘팔레스티나’로 불렸는데, 이는 ‘블레셋인(Philistines)’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했다. 이는 기독교 사이에서 팔레스타인 사람을 ‘블레셋’의 후예로 낙인찍어버리는 왜곡된 인식이 자리 잡는 원인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내부에서 기독교에 대한 정서는 상당히 호의적이다. 팔레스타인 지역엔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에 있어 타 이슬람권에 비해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는 좋다.

차디찬 현실에 다시 온기(복음)가 회복될 가능성이다.

"한인 교회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팔레스타인 강태윤 선교사
팔레스타인 위한 선교 기지 필요
복음 전할 가능성과 기회 많은 곳


베들레헴에는 성경 속 룻기의 배경이 되는 ‘보아스의 뜰’이 있다. 그 뜰은 이삭을 줍던 룻이 남편이 될 보아스를 만난 곳이다. 훗날 예수가 그들의 혈통을 통해 탄생하는데 있어 계기가 된 장소이기도 하다.
지금 보아스의 뜰 앞에는 오늘날 팔레스타인 선교의 전진 기지가 될 ‘한국 문화원’이 세워지고 있다. 한국문화원 앞 길(600미터)은 베들레헴시가 공식 승인한 ‘한·팔 우정의 길(Korean·Palestinian Friendship Street)’이 뻗어있다.
이는 20여 년간 팔레스타인에서 사역한 강태윤 선교사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가능했다. 다음은 강 선교사와의 일문일답.

-이곳은 아주 복잡하다.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제한된 정보로 이해하는 게 전부인 경우가 많다. 이 땅은 가장 먼저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편견인가.
“이스라엘은 예수의 마음을 품고 현실과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 맹목적 지지나 감성적 접근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편견이나 무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모두 복음이 필요한 땅이다.”

-팔레스타인의 개신교인은.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엔 250만 명 정도가 살아가는데, 개신교인은 200여 명 안팎일 거다. 거의 소수다. 장기적 관점의 선교가 필요하다.”

-문화원 건립 이유는.
“선교를 위한 ‘기지’가 필요했다. 장기적인 사역을 하려면 확실한 ‘장소’가 있어야 한다. 특히 베들레헴은 예수가 태어난 땅이라서 기독교에 대해 개방적이다. 분명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
-센터의 역할과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3층이다. 이곳 아이들은 고아가 많다. 교육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이를 위해 유치원, 태권도 사역, 어린이 도서관, 예배실, 선교사 숙소, 공연장 등의 공간을 짓고 있다.”
-한국 이미지가 좋은 것 같다.
“얼마 전 한방 선교팀이 왔는데 무려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다. 이곳엔 한류도 들어와서 한국과 상당히 친밀하다.”
-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곳은 선교의 기회가 정말 많은 곳이다. 영어교육을 위한 한인 1.5세나 2세들도 필요하다. 문화원 공사는 계속 진행돼야 한다. 기도와 물질적 후원이 계속 필요하다. 한인 교계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도움문의: joyhous@hanmail.net
인터넷 전화: 070-7562-0868
글·사진=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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