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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는 병…머잖아 현실로

암 정복 시작됐다…생존에서 관리로

50대 초반인 최희진(가명)씨는 3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주변에 전이가 없었다. 수술과 방사선·항암제치료를 받은 뒤 최씨는 유방재건술로 잃었던 가슴도 되찾았다. 현재 최씨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유방암은 초기에 발견될 경우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상대생존율이 97%에 달한다. 암 환자의 생존율이 암에 걸리지 않은 일반인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의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암 환자 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는 대부분의 암 환자가 암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대한암협회와 공동으로 '암 정복 시작됐다'를 주제로 연속기획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관련 분야별로 암 정복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의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암 환자 수명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는 대부분의 암 환자가 암을 만성질환처럼 관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일보는 대한암협회와 공동으로 '암 정복 시작됐다'를 주제로 연속기획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관련 분야별로 암 정복의 가능성을 전망한다.

◆결핵·에이즈 수순 밟을 것



암을 관리하면서 평균수명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의학계에서는 20년 후면 가능하다고 내다본다. 상당수 암 환자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약으로 암을 관리하고, 결국 평균수명까지 사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암 전문가들은 결핵과 에이즈의 사례를 가능성의 근거로 꼽는다. 결핵은 1950년대만 해도 암처럼 병기를 4기로 나누는 난치성 질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약만 제대로 먹으면 대부분 완치된다.

에이즈는 처음에는 걸리면 죽는 병으로만 인식됐지만 칵테일요법을 통해 지금은 70세 이상 살 수 있는 질환이 됐다. 암 치료의 발전도 이와 같은 길을 밟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노동영 암병원장은 "만성골수성백혈병이나 에이즈도 처음에는 못 고쳤는데 점차 만성화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암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만성질환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존보다 치료 후 삶의 질

이미 암분야의 의학기술은 크게 발전했다. 생존에만 맞춰졌던 치료법은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할 정도로 진화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다리에 암이 생기면 다리를 절단했고, 부비동(콧구멍이 인접해 있는 뼈 속 빈 공간)에 암이 생기면 얼굴의 반을 들어냈다.

지금은 최소절개법이 보편화됐다.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이 그것이다. 몸에 0.5~1㎝의 구멍 4개를 뚫고 수술기구를 뱃속에 넣어 내시경화면을 보면서 시술한다. 완치율은 개복수술과 비슷하지만 환자의 흉터가 작은데다 통증이 적고 회복속도도 빠르다. 이제는 구멍 하나만 뚫는 단일공 시술도 늘어나는 추세다.

무흉터를 지향하는 수술은 더 약진한다. 수술하지 않고 작은 로봇을 몸속에 넣어 암을 치료한다. 전남대 로봇연구소는 암 덩어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치료하는 '장기치료 미니로봇'이 5년 후면 상용화한다고 내다봤다.

방사선치료도 마찬가지다. 암세포만 정확하게 공격하는 방사선 치료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양성자 치료는 원하는 부위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집중해 정상조직에 대한 방사선 피해를 최대한 줄인다. 호흡이나 박동 등 인체가 움직이는 것을 감지해 방사선을 조졸하는 사이버나이프, 칼을 대지 않고 뇌종양을 치료하는 감마나이프도 좋은 사례다.

노 원장은 "1980년대에는 환자를 살리기 위한 치료를 했지만 지금은 추구하는 것이 달라졌다"며 "살리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환자가 행복한 삶을 유지하고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방향으로 패턴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후면 개인 맞춤치료

다음단계는 개인별 암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관건이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이영주 소장은 "옛날에는 열쇠 자체를 못 만들었지만 현재는 열쇠를 만들 수 있다"며 "단 환자가 어떤 특성의 종양을 갖고 있는지, 어떤 유전자 이상이 있는지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95%는 암의 특성이 파악된다. 환자 상당수가 치료제로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현재 위암과 대장암은 15%, 폐암은 1% 정도만 표적항암제를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치료제 개발과 함께 환자에게 어떤 치료제가 효과가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의학계에서는 2030년쯤에는 이 시스템이 가동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전자 분석시간이 단축되고, 비용이 줄기 때문이다. 1990년 사람의 유전자 지도 작성을 위해 시작된 인간 지놈프로젝트 (human genome project)에는 10여 년에 30억 달러가 소요됐다. 지금은 1000달러로 가능하다. 기간도 2주 정도로 대폭 단축됐다. 국내에선 유전자 분석을 한번에 동시에 진행하는 방법이 개발 중이다.

◆진단으로 발생 전에 예측

암치료 성공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진단이다. 조기진단이 얼마만큼 빠르냐에 따라 생존율이 높아진다. 암세포가 전이되기 전에 발견하면 5년 상대생존율은 전립선암과 갑상선암 뿐 아니라 유방암·대장암·위암에서도 90%를 웃돈다.

진단기술의 발전은 필수요소다. 암이 언제 생기는지를 알아야 그에 맞는 치료를 바로 할 수 있다. 의학계는 분자영상이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분자영상은 분자 혹은 세포 수준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영상에 반영하는 기술이다. 분자단위로 질병의 조기진단과 치료를 하면 개인별 맞춤치료가 가능해진다. 또 암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예측하는 진단도 가능해진다.

이 소장은 "먼 미래에는 세포의 이상을 하나하나 해결해 약도 필요 없는 시대가 올 수 있다"며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다. 스마트폰이 그랬듯 그 시기는 생각보다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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