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정말 이랬으면 좋겠네”
갑오년, 청말띠들의 2014 새 소망
90년생 말띠 송수정(토론토 거주)
송수정씨는 커뮤니티 내 환자들을 가정방문해 돌보는 간호사다. 가정 가정을 돌며 몸이 불편한 환자들을 돌아보는 보람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지내고 있는 송씨가 새해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들, 그리고 이루고픈 소망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Q. 새해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
A: 새해에는 다시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다. 계속 풀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 공부를 할 계획이어서 사실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잘 할 수 있으리라 스스로를 격려하고 있다. 요즘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내가 종사하는 의료계 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분야에서 뒤쳐지지 않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대다. 특히 주변의 같은 90년생 말띠들은 2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자기발전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모습이다. 경쟁력을 갖기 위해 ‘평생 교육’이 정말 요구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Q. 새해에 이루고픈 소망
A: 우선 새해에는 커뮤니케이션과 관계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싶다. 직장에서도 가정방문이 주로 이루어지는 직업인지라 직장 상사와 만날 기회도 많이 없어 여러가지 의사소통의 부재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새해에는 상사와 자주 대화하고 이를 통해 회사가 내게 바라는 점들 또 내가 회사에 바라는 점들에 대해 잘 소통이 되도록 시도해 볼 계획이다.
또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일에도 신경을 쓰고 싶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직장에서나 주변에서 새로 형성되는 인간관계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새해에는 바빠도 여유를 가지고 주위을 찬찬히 둘러보며 인간관계를 쌓아가고 싶다. 최근에는 살아가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미약하나마 도우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직장 동료 중 연말이 되면 집 근처 커피전문점 근처를 오가는 노숙자에게 팀호튼 선물카드를 나누어 준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길을 걸으며 노숙자의 눈길을 애써 피해 빨리 걸어려고 했던 내 모습이 생각나 많이 부끄러웠다. 앞으로는 작은 도움이나마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새해에는 따뜻한 남아메리카 등 가보지 않은 곳으로 휴가를 꼭 가 볼 꿈을 꾼다.
Q. 새해에는 이랬으면 좋겠네
A: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엉뚱하고 놀라운 일들이 내게도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때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지금껏 돌보아오고 도와드렸던 수백명의 환자들 중에 한명이 내 이름 앞으로 나도 모르는 엄청난 유산을 남겼다든지, 그래서 어느날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변호사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와 “유산상속을 위해 방문하시오”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웃음)
그리고 새해에는 토론토 시내에 공사가 좀 적어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소음도, 교통정체도, 공해도 좀 덜 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90년생 말띠 홍장식(토론토 거주)
홍장식씨는 프랑스 레스토랑인 ‘Scaramouche Restaurant’에서 일하고 있는 쿡(요리사)이다. 레스토랑을 찾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보면서 삶의 여러 단면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는 홍씨. 새해를 향해 젊은이다운 그림을 그려본다.
Q. 새해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
A: 크리스찬으로서 신앙생활을 성실히 그리고 진실되게 하는 것이 새해의 가장 우선적인 소망이자 목표다. 보통 직장이나 학교 등 금전적인 댓가를 지불하고 하는 일에는 목숨걸고 책임을 다하는 반면 봉사활동이나 크리스찬으로서 교회활동을 하는 것에는 우선순위를 두지 못하고 불성실하게 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그런 모습이었던 것을 반성하며 현재 교회 청년부에서 맡은 일을 우선적으로 잘 감당하는 것을 새해의 목표로 삼고 있다.
Q. 새해에 이루고픈 소망
A: 새해가 되면 쿡 4년차에 접어든다.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조리법에 접근하고 싶은 여유가 이제는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조리법이 아닌 요리와 과학이 접목된 새로운 조리법을 배우고 싶고, 스스로 새로운 과학을 요리에 시도해 보는 경험도 해 보고 싶다.
Q. 새해에는 이랬으면 좋겠네
A: 레스토랑에서 일하다 보면 세상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단면들을 보게 되는 것 같다. 프랑스 레스토랑이다 보니 더 재미있는 모습들을 본다. 어떤 사람들은 돈이 많다는 것을 과시라도 하는 듯 한 테이블의 한 번 식사를 위해 2천 달러 이상을 쓰기도 하고, 가난하지만 고급 음식을 먹어보고자 방문한 5명의 가족들이 메뉴 한 가지를 시켜놓고 둘러앉는 경우도 있다. 이렇든 저렇든 요리와 함께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사회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에 대해, 인생의 행복과 어려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새해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불행이 아닌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78년생 말띠 권수경(마캄 거주)
미용사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 온 권수경씨는 2월 말 3째 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활기찬 젊은 주부다. 남편과 두 아이 돌보랴 태교에 힘쓰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권씨는 쾌활한 목소리와 긍정적인 에너지로 주변을 환하고 활기차게 해 주는 역동적인 말띠의 여인이다.
Q. 새해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
A: 태안의 아기를 ‘순산’하는 것이 새해가 밝자마자 임박해 있는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이다. (웃음)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기만을 바라고 있고 또 역시 새해에도 가족들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이 가장 우선이다. 모든 일은 건강해야 이룰 수 있지 않은가. 부모님들도 모두 연로하시다 보니 가족 구성원들이 두루두루 건강한 것이 가장 큰 새해의 소망이다.
Q. 새해에 이루고픈 소망
A: 출산 후 산후조리를 끝내고 나면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다. 미용 전문가로 지난 10년간 재미있게 일 해 오면서 울트라사운드촬영기사라는 전문직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아이들 뒷바라지 하느라 미루고 미뤄 왔던 새로운 분야의 공부를 새해에는 일단 시작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다.
또 아이들을 데리고 아빠의 나라인 홍콩과 엄마의 나라인 한국을 방문해 문화를 접하게 해 주고 이곳저곳을 보여주고 싶은 소망이 있다. 이제 가족이 더 늘어나게 돼 비행기값이며 경비문제가 걱정스럽긴 하지만 새해에든 수년내에 꼭 이루고픈 소망이다.
Q. 새해에는 이랬으면 좋겠네
A: 16세때 처음 캐나다에 이민와 지난 20년간 생활을 하면서 늘 블루어 한인타운이 고향과 같은 느낌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방도 있고, 전통찻집도 있고, 한지, 하회탈, 부채 등 한국 고유의 전통물건들을 판매하는 곳도 많아 한국 문화를 구경하고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었다. 그런데 최근 블루어 한인타운이 여러모로 퇴색돼 가는 느낌이고 제1의 한인타운이 사라지고 있는 듯한 위기감이 들어 너무나 안타깝다. 다운타운은 수많은 외국인들이 오고가는 곳이고 그 곳에 위치한 블루어 한인타운은 캐나다에 살고 있거나 캐나다를 방문하는 수많은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알릴 수 있는 좋은 입지다. 경기가 어려운 탓이겠지만 새해에는 블루어 한인타운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모습으로 다시 회복돼 보존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66년생 말띠 김희준(토론토 거주)
항상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인 김희준씨. 인간관계를 소중히 하는 사교적인 그녀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줄 알며, 매일매일 확인하는 ‘구글가족달력’에 좋은 소식, 즐거운 이벤트들이 가득 계획되기를 소망하며 즐거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멋진 중년의 여성이다.
Q. 새해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
A: 새해에는 ‘좋은 관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올 한해를 지내면서 본의 아니게 서로 문제가 생겼던 사람들, 그 전부터 관계의 문제는 해소됐으나 마음에 앙금이 남아 미처 풀지 못했던 관계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다 풀고 좋은 관계를 회복해 볼 생각이다. 또 나이가 들수록 가족보다 친구가 소중하다는 말처럼, 주변의 소중한 이웃들과 인간적으로 한 발자욱 더 나아간 따뜻하고 깊은 인맥 만들기에 힘쓸 계획이다. 그래서 사소하지만 지인들의 생일이나 뜻깊은 기념일을 꼼꼼히 달력에 표시해 놓고 꼭 기억해 축하 문자 메세지나 카드를 보내거나 전화를 하는 일들에 더 정성을 쏟아 사람들을 기쁘고 행복하게 해 주려고 한다.
Q. 새해에 이루고픈 소망
A: 인간 관계에서 타이밍을 잘 맞춰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족이든 친구든 소중한 관계에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아무런 대가없이 기쁜마음으로 적절할 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 또 새해 여름, 한국에서 방문하는 친지들과 함께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별다른 변경없이 꼭 여행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Q. 새해에는 이랬으면 좋겠네
A: 새해에는 모든 사람들이 한 살 더 먹는 만큼 스스로 더 솔직해 지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잘난척, 괜찮은척, 안그런척, 놀리는척 등 관계를 껄끄럽게 할 수 있는 표현과 행동들을 자제하고 서로 격려하고 칭찬해주는 표현과 행동들을 많이 한다면 경기침체로 움츠려든 사회 분위기가 그나마 밝고 힘차게 변화되지 않을까?
그리고 새해에는 토론토한인사회의 영사관, 한인회 등 대표적 한인단체들이 고국의 문화-예술 관계자들과 연계해 더 풍성한 문화예술공연을 개최하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42년생 말띠 권정웅(미시사가 거주)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역사의 한파들을 몸으로 겪어 온 인생 여정이었다고 고백하는 권정웅씨는 새해를 맞으며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고 전한다. 인생을 차분히 돌아보며 의미있는 시간들, 덕이되는 모습들을 위해 노력하는 새해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하는 은발마의 새해를 잠시 엿본다.
Q. 새해에 반드시 이루어야 할 일
A: 새해라고 올해보다 더 특별한 무엇인가를 꿈꾸겠는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고 앞으로 주어진 삶을 귀하게 여기며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갈 것을 다짐할 뿐이다. 세상 사람들은 한 세상을 살면서 이름이나 업적을 남기는 것을 큰 일로 생각하지만,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기독교인으로서 믿음의 덕을 세우고 이 세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새해에도 하루하루 정직하고 진실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Q. 새해에 이루고픈 소망
A: 요즘 손주들을 돌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웃음) 가장 가까운 내 자손들에게 말과 행동으로 진실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고, 건강하게 가족에게나 섬기는 교회에나 계속 돕는자로 할일을 충실히 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Q. 새해에는 이랬으면 좋겠네
A: 초기 이민자로서 지난 세월 한인사회의 변천을 바라보며 최근 느끼는 것은 너무 똑똑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똑똑한 것은 좋은데 단체나 사회를 화합해 도약하게 하는 건설적인 사람이 되어야지 자신의 주장만을 앞세워 결국 불란만 일으키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새해에는 한인사회의 모두가 온화함으로 화합하고 서로 인내하며 모두의 힘을 한데 모아 다른 소수민족 단체들에게 여러모로 모범을 보이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이안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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