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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예수 천국, 불신 지옥'만 외칠 텐가

과연 '신(神)'이라는 존재에 대해 완벽한 설명과 증명이 가능할까.

정말로 신이 있다면 이는 불가능할거다. 초자연적인 존재성을 소유한 신을 온전히 담아내기에는 인간의 좁디좁은 사고 체계는 분명 한계가 있다.

아직도 과학이 풀어내지 못하는 현상이 너무나 많고, 인간의 논리가 만들어낸 명제는 시대적 상황과 변화에 따라 절대성을 잃기도 한다.

사람의 수명이 아무리 길어도 100년을 품는데, 제한적인 시간 안에서 세상 만사를 소화해내고 이해하기도 벅찬 게 인간 아닌가. 하물며 인간의 작은 의식 틀 안에 초월성을 지닌 신의 존재가 자리 잡는다는 건 쉬운 게 아니다.



그럴수록 강력한 '믿음'은 인간의 인식 공간을 넓히고, 이해의 공백을 메워 자아를 신이라는 관념에 닿게 한다. 그게 종교의 힘이다.

이러한 '종교'라는 이슈를 바탕으로 최근 미국 내에선 유신론과 무신론이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적극적인 메시지 싸움을 벌이고 있다.〈본지 12월17일자 A-26면〉

유신론 진영에서는 단연 성경을 내세운 개신교가 앞장서고 있다. 만약 전면에 나서 제대로 논쟁을 해보겠다면 개신교가 간과해선 안 될 게 하나 있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던 "예수 천국, 불신 지옥" 수준의 메시지로는 승산이 없다는 거다.

그동안 개신교는 자신들이 소유한 가치를 알리는 데 있어 '믿음'만 강요했지, 지성의 이해를 돕기 위한 논리적 전달은 등한시했다.

개신교는 균형이 필요하다. 본질에 대한 이성적인 접근을 마치 인본적이거나, 종교심의 부족, 진리를 전하는 데 있어 세상 눈치나 보는 비겁한 행위 등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

신은 믿음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 철학, 변증, 인문, 문학, 과학 등 다양한 지적 요소도 함께 선물했다. 이는 신의 존재를 선명하게 구현해 내지는 못해도,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 이해를 돕는 유익한 보조적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인간은 신의 로봇이 아닌 '지정의'를 소유한 인격체로도 창조됐다는 게 개신교의 주장 아닌가.

개신교인이라면 무신론자와 입장을 바꿔봐야 한다. 믿음이라는 신념이 형성되지 않은 '나'에게 무작정 종교적 교리를 주장하며 신을 강조하는 모습만큼 비이성적인 일은 없다. 거부감의 발단이다.

진리 전달에 대한 긴박감 때문에 급진적일 수밖에 없다는 건 무모한 거다. 그렇게 급하고 안타까우면 효율적인 전달 방법을 고민하는 게 낫다.

각종 가치가 난립하는 오늘날 시대는 그리 만만하지 않다. 각종 정보와 자료, 논리 등으로 무장한 무신론과의 논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다양한 관점에서 신과 진리를 설명해낼 실력도 갖춰야 한다.

그래도 '예수 천국, 불신 지옥'만 외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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