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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연 기자의 터키 여행기…'스머프 마을'서 즐기는 동굴 호텔

이스탄불 여행을 마치고 터키 지방 여행에 나섰다. 지방 여행을 앞두고 호환마마보다 더 끔찍한 일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지방까지 이동하는 야간 버스다.

물론 비행기로 지방까지 이동하면 문제없겠지만 이번 여행의 테마는 알뜰살뜰 절약 배낭 여행인 관계로 12시간 이상 흔들거리는 버스 안에서 밤을 보내는 버스를 선택했다.

야간 버스에서 밤을 보내는 데에는 인내심이 꽤 필요하다. 아무리 편한 복장과 목 베개 등 만반의 준비를 하여도 비행기와는 또 다르다. 버스 내 화장실도 따로 없어 물 또한 맘껏 못 마신다. 2시간에 한번 씩 휴게소에 잠시 들르지만 야간버스 내에서는 인내심과 긍정 마인드도 꼭 챙겨야한다. 하지만 버스가 발달한 나라답게, 달리는 버스 안에서는 무료 와이파이(WIFI)는 물론 USB 충전까지 가능해 그나마 12시간의 버스와의 사투를 마치고 마침내 '목화의 성' 도시 파묵칼레(Pamukkale)에 도착했다. 이곳은 석회붕이 펼쳐진 도시다. 오랜 세월에 걸쳐 땅 위를 하얗게 뒤덮어 목화의 성이라 불린다. 논처럼 층층이 쌓인 하얀 소금 계단사이로 흐르는 코발트 빛의 온천수는 마치 수영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이곳에는 특이하게 수영장도 있다. 전쟁과 지진으로 파손된 유적들을 치우지 않고 온천수를 활용해 목욕탕처럼 쓰게 된 것이 지금의 유적 수영장인 '클레오파트라의 목욕탕'이다. 성스러운 역사의 한가운데 따듯한 기운의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내가 마치 클레오파트라가 된 듯한 착각도 든다. 파묵칼레의 일정을 마치고 또다시 12시간의 버스를 타고 카파도키아(Capaddocia)로 이동했다.



카파도키아는 이제껏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자연환경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버섯처럼 우뚝 솟은 바위들과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는 기암괴석들은 오랜 시간 풍화와 침식을 거쳐 장관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이곳은 만화 '스머프'의 배경이기도 하다. 자연도 자연이지만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인상적인 두 가지를 고르라면 바로 동굴 호텔과 벌룬 투어(열기구)다. 동굴호텔은 이곳의 지형을 활용해 만든 카파도키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호텔이다. 음침한 분위기를 상상했지만 아늑하다. 심지어 로맨틱한 분위기도 돈다. 하지만 일반 호텔에 비해 좁은 점이 단점이다. 호텔은 등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하룻밤에 150달러에서 200달러 선이다. 터키 여행 내내 벌룬투어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한참을 망설였다. 달러로 계산해 170달러 정도인 비싼 가격 때문이다. 하지만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벌룬투어를 적극 추천한다.

하늘 위에서 벌룬을 타고 내려다 본 카파도키아의 환상적인 장면 앞에 170달러가 아깝지 않다. 40여 분의 짧은 투어지만 그 여운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벌룬투어 가격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다.

이스탄불에서 첫 현지식 식사 이후로 여행이 끝날 때까지 식사는 동일했다. 세계 3대 미식이라고 불릴 정도로 터키음식이 유명하다지만 현지 음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터키식 바게트 빵인 에크맥과 토마토와 오이, 양상추를 올리브 오일과 석류 소스에 버무린 샐러드 그리고 양고기, 닭고기, 소고기를 구운 케밥이 주메뉴다. 저렴한 가격에 양까지 푸짐해 2명이 먹어도 가격은 20달러 선이다. 특히 밀 생산량이 많은 나라답게 빵 맛은 파리의 바게트 보다 더 고소하고 부드럽다.

또 특이한 점은 터키인들은 하루에 10잔 이상 마시는 차 '차이(Cay)'를 마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코카콜라 병처럼 S라인 모양인 차이잔은 얇은 유리로 되어있어 뜨겁지만 그들은 홀짝홀짝 잘도 마신다. 심지어 가격도 저렴하다. 터키 차 한잔에 1리라(50센트)다.

터키는 공중화장실도 유료다. 화장실 또한 1리라다. 차 한잔 마시고 화장실을 가려하니 왠지 억울한 기분도 살짝 들지만 이 또한 터키의 문화다 싶어 너그러워진다.

동양과 서양을 동시에 품은 이스탄불, 환상적인 풍경의 온천 휴양지 파묵칼레, 신이 빚어낸 걸작품 카파도키아 등 볼거리가 많은 터키. 똑똑하게 이용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실속 여행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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