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넬슨 만델라의 '희생적 용기'
이용식/한국 KDI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전 세계는 그의 작고를 애도하고 그의 생애를 회고하고 있다. 그는 남아공을 지배하던 인종차별 정책을 종식시키고 흑인 원주민들의 시민권을 회복시켜 자유민주주의로 인도한 위대한 지도자였다. 그 과정에서 로빈 섬에서 27년간 정치범으로 형을 살았고 1990년에 석방된 후 1994년에 남아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됐다.
내가 만델라를 존경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더 그의 '희생적인 용기'때문이다. 희생적 용기란 본인에게 돌아올 위험에도 불구하고 정의롭고 진실된 길을 택하는 용기를 말한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억압받는 동족의 해방을 위해 비폭력 투쟁에 나섰다. 그러나 비폭력이 비현실적임을 느낀 그는 무력으로 정권을 붕괴시킬 계획으로 외유하면서 무기원조를 청했다.
곧 그는 동료들과 함께 체포됐고 리보니아시에서 국가전복죄로 재판을 받게 된다.
인종차별 정권하에 국가전복 시도는 사형이다. 만델라는 수감된 동료들과 함께 국가전복 시도를 인정하고 어떠한 형도 상소하지 않을 것을 결정한다.
일반적 변호 전략은 고소를 부인하고 국가로 하여금 '죄'를 증명하게 하는 것이다.
판사는 만델라에게 "무력으로 국가 전복을 음모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당당하게 "그렇다" 라고 대답한 후 "그러나 진짜 죄인은 바로 인종차별 정권이다"라고 항의했다. 그리고 혁명 동기를 3시간에 걸쳐 상세히, 솔직하게 진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나는 평생을 백인 정권이든 흑인 정권이든 상관없이 인종차별 정권과 싸워왔다. 나의 이상은 우리 모두가 자유민주사회에서 평등한 권리로 평화스럽게 사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꿈이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이 꿈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다."
국제 여론을 감지한 남아공 정권은 만델라와 그의 동료들에게 사형 대신 무기징역 선고를 내리고 케이프타운에서 4.5 마일 떨어진 로빈 섬의 형무소로 이송했다. 이후 만델라의 꿈과 정의를 위한 희생적 용기는 남아공 흑인 남녀노소 모두의 피가 되고 영혼이 되었다.
끊임없는 항거와 국제여론에 디 클럭 대통령은 1990년 만델라와 동료들을 은밀하게 사면하고 타협을 제안했다. 만델라는 차별정권의 종식과 자유선거를 요구했고 디 클럭은 소수(백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자유민주 헌법을 요구했다. 1996년 노벨 위원회는 그들의 건설적인 타협에 노벨평화상을 수여했다.
만델라는 자서전 '자유를 향한 긴 여행'을 이렇게 끝맺는다.
"지금까지의 우리 여정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자유-즉, 억압 받지 않고 살 권리를 찾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험난한 여정은 아직 남아 있다. 이것은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그들의 자유를 향상시키며 살아가는 것이다. 참으로 우리 모두가 걸어야 할 영원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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