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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속 유일한 동양의 나라, 터키의 신비에 빠지다

이성연 기자의 터키 여행기

터키를 처음 접한 건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카파도키아의 풍경이었다. 버섯처럼 생긴 바위를 배경 삼아 알록달록한 벌룬들이 둥둥 떠다니는 화면은 '언젠가 꼭 가고픈 여행지' 리스트에 추가됐다. 건축가 가우디가 영감을 받고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이 자연의 경이로움에 반해 모티브를 삼은 터키. 올 초부터 여행지로 터키를 선택하고 차근차근 준비에 나섰다. LA서 대서양을 건너 13시간을 날아가 터키 초대 대통령 이름을 딴 아타튀르크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했다. 어두운 저녁, 낯선 환경에 두리번 거리며 여행가이드 책자에 적힌 대로 공항 셔틀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모스크(회교사원) 모습에 드디어 터키에 왔음을 실감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터키의 수도라고 오해할 만큼 유명한 유적지가 많아 관광객이 북적이는 도시 이스탄불을 시작으로 8박9일의 터키 여행이 시작됐다.

◆새벽에 들리는 곡소리

이스탄불에서의 첫날. 새벽 4시 무렵이었다. 잠결이었지만 노래 혹은 곡소리 같기도한 소리가 밖에서 울려퍼진다. 이 소리는 하루에 다섯 번씩의 기도시간을 알리는 아잔(Ezan)이다. 터키 국민은 98%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터키인들은 아잔 소리에 맞춰 하루를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아잔은 이슬람교 신도들에게 예배시간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다. 아잔은 모스크에서 100% 라이브다. 동네마다 위치한 모스크에서 확성기를 통해 불러 모스크 내부뿐만 아니라 동네 곳곳에까지 들린다. 터키인들은 아잔 소리가 들려오면 근처 모스크에 방문해 몸을 깨끗하게 씻고 기도를 한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동거



여행의 설레임 때문인지 새벽 아잔 소리 때문인지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을 떨어 이스탄불의 대표 관광지인 블루 모스크와 아야소피아(Ayasofya)로 나섰다. 지도를 보며 터키인들에게 묻고 물어 찾아간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두 곳은 커다란 분수를 사이로 나란히 존재하고 있다. 모스크와 성당이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며 마주보고 있는 모습에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다. 술탄 아흐메트 자미(Sultan Ahmed Mosque) 로 불리는 블루 모스크로 시작됐다. 블루 모스크의 가장 큰 상징은 6개의 뾰족한 미나레(첨탑)이다. 미나레의 개수는 모스크의 파워를 상징한다. 블루 모스크가 다른 모스크 보다 월등히 많은 6개의 첨탑을 갖게 된 데는 재밌는 일화가 있다.아야소피아를 능가하는 세기의 건축물을 만들어 내려던 술탄 무함마드 1세는 블루 모스크를 건축할 건축가에게 모든 미나레를 황금으로 지을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그 건축가는 황금(알툰)과 발음이 비슷한 '6개'(알투)라는 숫자로 알아들어 현재 6개의 미나레를 가지게 된 것이다. 또한 200개가 넘는 창으로 만들어진 이 성전의 돔은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돼 있어 햇살이 비추면 형형색색 빛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블루 모스크 바로 건너편에는 비잔틴 건축의 대표 걸작 아야소피아 성당에 위치하고 있다. 아야 소피아는 비잔틴 제국이 멸망되기 전까지 약 1000년 동안 성당으로 이용되었다.

◆멈춰버린 시간 '9시 5분'

이스탄불의 궁전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궁전을 꼽으라면 단연 돌마바흐제 궁전(Dolmabahe Saray) 이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본 따 설계했다. 궁전 내 계단은 영화 타이타닉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에게 모티브가 돼 필름 속 마지막 장면의 배경이 되었다. 또 궁전 내부에는 세계 곳곳에 선물 받은 도자기, 카펫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또 그랜드홀은 화려함의 결정판이다. 36m의 높이에 달려있는 샹들리에는 영국 여왕이 선물한 것으로 무게만 4.5톤이다. 궁전을 구경하던 중 흥미로운 사실 하나. 궁전 내 시계는 희한하게도 모두 9시 5분에 멈춰있었다. '9시 5분'은 역사 속 한 인물과 연관이 있다. '터키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대통령이 그 주인공인다. 그는 터키 공화국의 창시자다. 술탄정부를 폐지하고 일부일처제 등 터키의 개방과 개혁에 몰두했다. 그리고 궁전에서 집무를 보던 대통령은 1938년 11월 10일 오전 9시 5분에 숨을 거두었다. 그 후 매년 이 시각에는 터키 전국에서 무스타파 대통령을 기리는 묵념 시간을 갖는다.

◆역사와 현대문명의 공존

이스탄불은 그리 높지 않은 건물들 사이로 모스크들이 우뚝 솟아 있는 도시. 이스탄불은 사람 냄새가 폴폴 나는 도시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두고 한쪽은 유럽지구와 반대에는 아시아 지구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를 이룬다. 또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중요한 수로다. 이들은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낚시를 하며 일상을 낚으며 그들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스러워한다.

"아가씨, 차이티 있어요. 맛 좀 보고 가세요." 점원의 유창한 한국어 실력에 깜짝 놀랬다. 세계 곳곳 어디서든지 삶의 풍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시장구경이 제일 재밌다.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오던 항료의 교류가 이루어지던 곳은 이집션 바자르(Egytion Bazaar)다. 1660년대에 세워진 이스탄불서 오래된 실내 시장이다. '스파이스 바자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곳은 각종 식재료와 함께 향신료, 차, 터키산 과자 등을 판매하며 전통 차 시음 등 인심도 푸짐하다.

◆'대제국의 영광' 톱카프 궁전

톱카프 궁전(Topkapı Sarayı)은 오스만 특유의 건축방식으로 지어진 건물이다. 하지만 대제국의 궁전이라 하기엔 소박하지만 경치만큼은 최고다. 톱카프 궁전에는 4개의 정원과 함께 중국의 도자기나 인도의 세공품 등 오스만 제국의 보물들이 전시되어 보물관이 있다. 실크로드를 통해 인도나 중국의 물품들이 많이 들어왔다. 이슬람관에는 특히 교조 무함마드가 생전에 쓰던 칼, 깃발, 활, 망토 등이 전시되어 있다. 또 '스푼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86캐럿짜리 다이아몬드도 전시되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커다란 에메랄드가 박힌 검과 각종 보석으로 치장된 의자 등 화려했던 오스만 제국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또 다른 전시장에는 술탄 무함마드의 수염 등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해외 여행객은 물론 눈에는 잘 보이지도 않는 수염을 보러 온 터키인들로 붐비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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