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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교연구원 '선교사 자녀' 보고서 발표

"선교사에게 자녀 문제는 아킬레스건"

미주 한인 선교사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 많아
재정·문화·정서적으로 각종 내면 갈등 겪어
이들을 돕기 위한 전문 사역자 및 단체 필요
해외 선교 지원할 땐 자녀들 까지 생각해야


"MK(Missionary Kids)를 아십니까".

선교사 자녀를 일컫는 ‘MK’.

그들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삶을 살아간다. 평생을 오지에서 선교사로서 헌신하겠다는 사명은 부모 인생에 있어서 귀한 결정이었지만, 자녀에겐 선택이란 없었다.



이들은 오늘날 한국 및 이민 교계의 선교사 지원 전략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재 전세계로 파송된 한인 선교사 파송 숫자는 2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선교에 대한 교계의 열심은 뜨겁지만 정작 선교사 자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미미하다.

지난달 한국선교연구원(원장 문상철·KRIM)이 ‘한국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적 필요’라는 프로젝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그들이 현실적으로 처한 문제 및 대안 들이 담겨있다. 선교사에 대한 지원은 그들의 자녀까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1만7432명의 선교사 자녀들…

지난 수십 년간 전세계 한인 선교사 숫자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그에 따른 지원 체제는 미흡하다. 특히 선교사 자녀에 대한 지원 실정은 아주 심각하다.

한국선교연구원은 선교사 자녀의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심도있는 조사(2012년 10월~2013년 4월)를 펼쳤다.

우선 한국선교연구원에 따르면 현재(2012년 12월) 한인 선교사는 175개국에 1만9798명이 사역하고 있는데, 이들의 자녀는 총 1만7432명으로 나타났다. 선교사 자녀 숫자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선교사 숫자와 거의 비슷하다.

이들의 나이대를 교육 단계별로 나눠보면 대학교가 29.1%로 가장 높다. 이어 초등학교(22.9%), 취학 전(16.8%), 중학교(13.4%), 고등학교(12.9%) 순이다.

이는 한국선교연구원의 '1992년 선교사 자녀 연령별 분포'와 비교하면 연령대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당시 선교사 자녀는 취학 전 및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비율이 무려 87%였다. 대학교 이상은 5.1%의 그쳤었다. 초등학생이던 선교사 자녀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과 함께 분포도에 있어 점차 변화를 가져왔는데, 이는 '선교사 자녀 교육'에 대한 문제가 점차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패서디나 지역에서 안식년을 보내는 선교사와 가족들을 지원하는 '선교사의 친구들(FOM)' 사역을 담당하는 장인관 목사는 "MK들의 교육 지원을 위한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인관 목사는 "본격적으로 한인들의 선교 역사가 20~30년을 넘어섰는데, 선교지로 부모와 함께 따라나간 어린 자녀가 성장해서 대학 등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선교사들은 늘 재정적 어려움 속에 생활하기 때문에 자녀에 대한 교육비를 감당하기도 힘들고, 선교지가 오지일 경우 자녀가 다닐 학교 자체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현실적인 교육의 한계

보고서는 선교사 자녀가 현지(선교지역)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언급했다.

보고서는 교육 환경의 한계로 ▶선교지의 한국계 학교는 형성기에 머물러 있어 재정적으로 열악하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 ▶선교사 자녀를 위한 국제학교는 한국어 및 한국 역사, 한국 문화 등에 대한 교육이 부족해 정체성 확립의 문제가 있고 다수의 선교사가 국제 학교의 높은 학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 ▶현지(선교지) 학교의 경우 사역하는 부모 곁에서 학교에 다닐 수 있지만 이슬람이나 공산권 국가일 경우 세계관의 충돌 및 교육적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교육적 한계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선교사 자녀가 감당해야 할 아픔이다.

한국선교연구원 문상철 원장은 "선교사 자녀도 사역 단체나 사역자의 지원이 필요한데 선교 지역이 워낙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효과적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며 "선교사 자녀들에게는 선교지마다 다른 학교 문화가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들이 갖는 갈등과 부담

선교사 자녀들의 구체적 필요는 복합적이다.

교육을 비롯한 문화, 정서, 심리, 언어, 재정, 가치관 등 다양한 갈등 속에 부담을 겪는다. 또 '선교사=선교사 자녀'란 인식과 시선은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이는 성장기에 있어 여러 가지 혼란을 가져온다. 보고서는 선교사 자녀들의 이러한 갈등에 대해 부모(선교사)가 일 중심적인 삶의 패턴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선교 적 환경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자녀 케어가 힘든 것은 일 중심적일 수밖에 없는 선교의 문제로서 근본적으로 한국교회의 성과주의에 기인한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선교사 가정에 대한 케어 마인드를 바르게 정립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그들의 자녀에게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케냐에서 장기 선교를 감당하고 현재 미주 지역에서 선교네트워크 구축 사역을 담당하는 GMAN의 김정한 선교사는 "선교사들에게 자녀 문제는 아킬레스건"이라고 했다.

김정한 선교사는 "주변 선교사들로부터 자녀에 대한 현실적 문제를 들어보면 말로 다 할 수 없는 너무나 안타까운 사연과 아픔이 많다"며 "한인 교계가 선교를 지원할 때는 선교사뿐 아니라 자녀와 그 가족들까지 함께 관심을 갖고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MK 위한 전문 사역 필요

한국선교연구원은 선교사를 지원하는 각 선교 단체의 'MK 케어 시스템'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선교사 자녀를 대상으로 심리 및 교육 등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상담해줄 수 있는 인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 지역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시급도 필요하다. 또 선교 동원가들이 선교사 모집 뿐 아니라 동시에 선교사 자녀에 대한 현실과 상황을 고려해서 'MK 지원 사역'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적극 나서줘야 한다.

한국선교연구원 문상철 원장은 "선교 전략가들은 선교사 사역에만 관심을 갖는 경향을 극복하고 선교사 삶의 중요한 부분인 그들의 자녀에 대해서도 전략적으로 도와줘야 한다"며 "선교사 자녀를 돌보는 것은 다른 문화권과 다음 세대 선교를 위한 중요한 사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장기적으로 충실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선교사 자녀 도우미' 엠카이노스(mKainos)
MK가 MK를 돕는다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선교사 자녀가 또 다른 선교사 자녀를 돕는다”.

현재 미주 지역에서 선교사 자녀만 전문으로 돕는 단체는 ‘엠카이노스(mKainos)’가 유일하다. 모두가 선교사 자녀로 구성됐다.

창설된지 7년째인 엠카이노스는 미국으로 온 선교사 자녀들에게 이미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들이 영적, 정신적, 생활적으로 멘토링을 해주는 모임이다. 이들은 ‘선교사 자녀’라는 공통 분모를 공유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잘 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기도모임과 친목모임을 갖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때마다 수련회를 통해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다. 매년 100여 명의 선교사 자녀가 수련회를 통해 모이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500여 명 이상의 선교사 자녀가 이 모임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최근 엠카이노스 회원들은 선교사 자녀를 위한 재정 후원 단체인 ‘엠코밋(mKommit)’을 만들었다. 기부금을 받아 매칭 펀드를 통해 장학금을 모으려는 계획이다.

엠카이노스 신상원 전도사는 “우리는 가족과 떨어져 있거나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등 서로가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지만 많은 분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우여곡절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그동안 우리가 여러 도움의 손길을 통해 성장했다면, 이제는 선배로서 MK 후배를 위해 손길을 내밀어 격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엠카이노스 및 엠코밋은 웹사이트(www.youcaring.com/mkommit)를 통해서도 후원을 받고 있으며 비영리선교단체인 GP선교회와 협력하고 있다. 기부자들에게는 세금보고용 영수증도 발행된다.

▶도움 문의:(714) 388-2422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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