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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배즐기기] 위키드 10년…브로드웨이 장수 비결은 어디에?

클래식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
'반전' 으로 관객 호기심 당겨

최근 기대를 모은 브로드웨이 작품들이 예상보다 일찍 막을 내리고 있는 가운데 장수 뮤지컬의 '롱 런 비결'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위키드(Wicked)'는 브로드웨이 역사상 11번 째 장수 작품이다(1위는 25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가 브로드웨이에 공식 오픈한 것은 2003년 10월 30일. 오리지널 캐스트는 이디나 멘젤(엘파바) 크리스틴 체노웨스(글린다)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금까지 위키드가 벌어들인 수입은 브로드웨이만 쳐도 5억 달러가 넘는다.

비결이 뭘까. 비평가들의 좋은 평가였을까. 위키드가 처음 공개될 당시 비평가들은 냉정했다. 실례로 뉴욕타임스의 벤 브랜틀리는 당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평했다. 호평으로 시작된 공연은 아니었다.

그럼 스타 배우들의 힘이었을까. 최근 뮤지컬계의 수퍼스타 노버트 레오 버츠를 등장시킨 '빅 피시'도 인기 배우 올란도 블룸이 열연한 '로미오와 줄리엣'도 폐막을 앞둬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위키드 개막 당시는 어땠을까. 뮤지컬 '렌트' 등으로 이름을 조금씩 알리기 시작했던 이디나 멘젤은 이 작품으로 토니상을 거머쥐며 일약 뮤지컬 스타로 떠올랐다. 크리스틴 체노웨스 또한 이 작품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처음부터 수퍼 스타를 등장시켰다기보다 위키드는 수퍼스타를 '탄생'시킨 작품이었던 것. 작품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대중성=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으로 눈을 돌린다.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가 워낙 유명한 탓에 이런 접근은 성공 또는 실패가 확연히 갈린다. 그러나 작품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반전'이 있어 관객들을 흡인한다. 모두가 '나쁜 마녀'로 알고 있는 서쪽 마녀 엘파바가 알고보니 도리어 착한 사람이었다는 것 거대 정치 구조의 피해자였다는 것 그에게도 인간적인 삶이 있었다는 것 등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관객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경험한다. 이야기 자체가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참여시키는 힘이 핵심 비결이다.



캐릭터 또한 관객들의 마음을 얻어낸다. 태어날 때부터 초록빛 피부 때문에 가족과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엘파바 유쾌하고 인기 있는 '드라마 퀸' 글린다. 또한 '오즈의 마법사'로 이미 관객과 익숙한 도로시.양철인간.사자 등 캐릭터의 깜짝 등장이 감칠맛을 더한다. 그 누가 연기해도 엘파바는 엘파바 글린다는 글린다로 남아 있다는 점이 캐릭터가 가진 파워를 증명한다.

위키드라는 작품이 가진 이런 대중성은 브로드웨이를 넘어 전국 각 도시 영국 웨스트엔드 일본.독일.호주.싱가포르.한국.핀란드 등 전세계에서도 증명돼 '흥행 보증 수표'로 통한다. 지난 22일부터 한국에서도 배우 옥주현.정선아 등이 연기하는 '한국판 위키드'가 공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눈과 귀 사로잡아=화려한 무대가 눈을 잡아끈다. 특히 '마법'을 주제로 다룬 만큼 세트가 무대 여기저기를 미끌듯 흐르고 공중을 채운다. 원숭이들 오즈 시민들 그리고 글린다의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으며 다리(bridge) 세트는 무게만 1톤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다. 1막 마지막에서 엘파바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장면은 주제곡 'Defying Gravity'와 어우러져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의상 또한 동양적인 분위기를 살짝 가미 독특하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분장도 빼놓을 수 없다. 엘파바의 초록 분장은 물론 염소 인간인 닥터 딜러먼드 날개 달린 원숭이 등 특수 분장이 뛰어나다.

앞서 이야기 한 'Defying Gravity'라는 곡 외에도 오즈 마법사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엘파바의 첫 노래 'The Wizard and I'도 있다. 군무와 노래가 잘 어우러진 'What is this Feeling?' 'Dancing Through Life' 'One Short Day' 또한 귀를 사로잡는 곡. 글린다와 엘파바가 처음 친해지는 대목에서 부르는 'Popular'은 미소를 절로 자아낸다. 끝으로 가면서 글린다와 엘파바가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는 'For Good'라는 곡은 감동적인 마무리를 선사한다.

◆10주년 기념=10주년을 맞아 위키드는 오지리널 캐스트의 목소리를 담은 OST 앨범 '딜럭스 에디션 CD'를 판매한다. '파퓰러 송' 등 보너스 트랙이 수록돼 있다. 10주년 기념 포스터와 작곡가 스티븐 슈워츠의 에세이 등을 넣었다.

또한 JFK공항에 있는 아메리칸항공 터미널은 위키드 의상 등을 가져와 '오즈' 콘셉트로 공간을 꾸며 '월드 오브 위키드'라는 구경거리를 마련했다. 30일까지만 공개된다.

화장품 숍 세포라는 패션 매니큐어 아티스트 데보라 립먼과 합작으로 위키드 10주년 기념 매니큐어를 론칭했다. 세포라(www.sephora.com)에서 구매 가능하다.

디저트숍 '엘레니스(Eleni's)'는 위키드 쿠키 선물 상자를 준비했다. 주인공 엘파바 글린다 등의 이미지를 본뜬 이 쿠키는 첼시마켓(75 9th Ave)에서 오는 12월 31일까지 판매한다.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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