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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토가 공원인 코스타리카 거북이 해안 밀림 방갈로에서

이영묵의 테마 여행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서 이틀을 보낸 후 일찌감치 호텔에서 나와 버스에 올랐다. 카리브 해안에 있는 거북이 해안(Tortuguero) 밀림 속 방갈로에서 이틀을 보내는 일정이 잡혀있었다.
시내를 벗어나니 어느새 울창한 숲이 보인다. 아니 숲이라기보다 울창한 밀림이다. 브라우리오 카리요(Braulio Carrillo) 공원에 들어선 것이다. 이 공원은 코스타리카 초대 대통령 이름을 딴 것으로 그는 일찍이 산호세에서 카리브 해안에 리몽(Limon)이라는 항구를 이어 주는 도로 건설을 주창했다 한다.
말 그대로 정말 울창한 밀림이다. 영화로 제작된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을 쓴 작가가 이 숲을 보다가 영감이 떠올라 글을 썼다고 한다. 영화 촬영은 하와이와 할리우드에서 했지만.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전 세계의 밀림 중에서 코스타리카가 제일 나이가 어리다. 날씨, 기온, 화산에 의해 나무에 특정 곰팡이가 생기는데 이것이 나무에 풍부한 영양을 주어 그렇게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나무들은 깊은 뿌리가 아니라 넓게 퍼지는 뿌리를 가졌다는 설명이다.
얼마를 달렸는지 가도 가도 계속되는 밀림이다. 사실 코스타리카는 전 국토의 11%가 공원이고, 정부에서 밀림으로 지정한 면적과 개인이 밀림으로 지키는 면적을 합하면 전 국토의 1/3이라고 한다.

심호흡을 해 본다. 글쎄 그 말을 들어서인지 상쾌한 기분이 든다.


거북이 해안으로 가는 길에 잠깐 나비 생태 박물관에 들렀는데 아직 박물관으로서의 노하우와 인프라는 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거북이 해안으로 가기 위해 약 한 시간 배를 타고 북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4만 7000에이커의 이 거북이 공원은 배로 타고 들어가면서부터 압도적이었다.

페루, 브라질의 아마존 강변을 따라가 봤지만 코스타리카 밀림은 내가 본 아마존 밀림보다 훨씬 울창하고 대단했다.
숙소가 될 방갈로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훌륭했다. 짐을 놓고 거북이 생태를 연구하는 박물관을 대충 둘러보고 곧바로 그곳에서 100미터도 안 되는 곳에 있는 거북이가 알을 낳는다는 해변으로 갔다.

보통 평균 수명이 200~500살이라는 푸른 거북이(Green turtle)의 몸체가 전날 밤 알을 낳기 위해 해안 모래사장을 지나간 자국을 보니 과연 엄청나게 큰 것이 짐작된다.
어제 알을 까고 새끼 거북이가 나간 구멍을 보니 그 또한 컸다. 거북이는 한 번에 약 120개 정도의 알을 낳고 이 알들이 약 60일 후에 이른 새벽 동틀 때 껍질을 깨고 나와 햇살을 향해 기어간다. 그리고는 바다에 들어가 40마일을 헤엄쳐 간 후 부초에 매달려 작은 플랑크톤을 먹으면서 성장한다고 한다.

알 상태에서는 너구리, 해안까지 기어가는 동안에는 독수리, 바닷속 40마일을 헤엄칠 때에는 덤벼드는 물고기 등의 천적들을 모두 피해야 살 수 있다.
그러니 120개의 알 중 살아남는 생존율은 과연 얼마나 될까. 더구나 어미 거북이도 알을 까러 해변에 올라설 때 표범이 노린다고 하니 그들의 신세가 처량해 보인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이곳에서? 답은 이렇다. 이 해안의 모래는 화산재의 모래이다. 이 모래가 거북이가 알을 낳고 까는데 최적의 온도를 유지해 주기 때문에 전 세계의 푸른 거북이들이 꼭 이곳에 와서 알을 깐다고 한다. 거북이 보호 운동이 이곳에서 한창인 것이 그러한 이유였다.

두번째 날은 오전, 오후 두 번에 걸쳐 8명이 타는 작은 배를 타고 강변을 따라 사파리 크루즈를 했다. 워낙 울창한 밀림이라 길도 없고, 120여종의 뱀(그중 독사만 20여종)이 있는 위험한 곳이라 강변을 따라 배로 가야만 했다.
이 같은 제약 조건 탓에 이구아나, 예수 도마뱀, 하얀 얼굴 원숭이, 거미 원숭이, 우르릉 원숭이(howler monkey), 악어, 그리고 여러 종류의 새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사파리보다 원시 밀림, 거울같이 모든 것이 그대로 비치는 ‘명경지수’의 강 지류 등 대자연의 모습이 더욱더 깊이 뇌리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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