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하] 파바월드 사태로 본 한인단체 공금유용 실태
회계내용 '쉬쉬'…불신 키운다
이사회·회원들에 공개 안해
인간적 이유, 자료 요청 기피
감사 제도 제대로 도입 해야
▶회계보고 실태
한인사회 대표 단체라는 LA한인회도 지난해 배무한 회장이 취임한 이후 아직 제대로 회계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관 및 운영규정에 회계보고 절차 등이 적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이사들도 불만을 갖고 있지만 인간적인 이유 등을 들어 강력히 요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비와 정부보조금 등으로 재정이 꾸려지고 있는 만큼 최소 연 한차례의 결산보고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다음달 이사회에서 회계보고를 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그나마 다행이다.
LA민주평통도 그동안 전체 위원을 상대로 한 회계보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원진이 알아서 잘 꾸려간다고는 하지만 불신을 내부적으로 키우고 있는 셈이다.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에야 사태를 바로 잡는 단체들도 있다. 한미동포재단이나 LA한인상공회의소, 의류협회, 봉제협회 등은 과거 회장이나 이사장의 독단적인 재정 관리로 기금의 대부분을 날린 뒤에야 정관을 고치고 운영규정을 추가하면서 자리를 잡았다. 과거 모 회장의 공금 횡령으로 10만 달러 가까운 기금을 날린 봉제협회의 경우는 이사회 때마다 결산보고 내용을 서류로 정리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A한인상의도 몇 년 전 회장의 공금 유용이 문제가 된 후 뒤늦게 정관을 개정했다.
▶대책은 없는가
정부 지원금이 많은 한인청소년회관(KYCC)은 매년 정부로부터 펀드 감사를 받고,이와 별도로 매년 외부 감사도 실시하고 있다. 또 연례 회계보고서를 작성해 정부는 물론 기부자들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LA한인상의는 분기별로 회계보고서를 공개하고 6개월에 한 번씩 감사 결과도 발표한다. 2000달러 이상의 금액이 지출될 경우에는 정관에 따라 회장과 이사장의 공동서명이 있어야 하고, 예산집행은 각 운영위원장이 하는 등 분산 운영하고 있다.
스티븐 강 CPA협회장은 "명확한 규정과 감사 시스템만 제대로 돌아가면 공금 유용 문제는 미리 막을 수 있다"며 "결국 회원들의 의지나 관심이 가장 큰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문호·원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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