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승인없는 은행계좌 발견…월급 지급도
[포커스] 강태흥 회장 사임 파바월드 공금 유용 논란 '일파만파'
"피해 막아야" 대책 부심
이만큼 큰 것은 강회장 덕
일부선 "단순 해프닝" 의견
강태흥 전 파바월드 회장(70)이 재정비리 등의 문제로 사임한 가운데, 이사회의 승인없이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등 기금유용 혐의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파바월드 학부모 대표들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오늘(13일) 오전 임시 학부모 회의를 열고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학부모 대표는 강 전 회장의 사무실 출입을 막기 위해 사무실 열쇠를 교체한 상태다. 이 때문에 12일 오전 강 전 회장이 사무실을 방문하려다 열쇠가 교체된 것을 알고 경찰을 부르는 등 잠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발단= 강 회장의 기금유용 혐의는 두달 여 전 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은행계좌가 발견되면서 부터다. 복수의 파바월드 관계자들에 따르면 3년 전부터 강 전 회장과 김미자씨의 이름으로 은행계좌가 개설돼 운영돼 왔으며, 이곳을 통해 김씨와 이창엽 이사에게 각각 월 3500달러와 1000달러씩 월급이 지불돼 왔다는 것이다. 이 계좌에는 20만 달러 이상의 돈이 예치돼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강 전 회장이 자신의 아들 이름으로도 매달 월급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이사회의 승인도 없이 은행계좌를 개설하고 계좌 서명자에 이사도 아닌 일반인의 이름을 집어넣은 건 명백히 이사회 규정을 어긴 행위"라며 "매번 재정보고를 할 때도 이들 계좌에 대한 내역 보고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미자씨나 이창엽씨에게 월급이 지급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늘 봉사한다고 해서 무료봉사인줄 알았다"며 "파바월드 예산을 이렇게 맘대로 운영하고 있을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전 회장은 계좌 설립 및 월급 내역에 대해 "은행계좌 개설은 회장의 권한으로 한 것"이라며 "김씨의 경우 퍼레이드를 준비하는 담당자였다. 또 이 이사는 학생 회원들의 영어지도와 정부기관의 감사장 등을 받아오는 등 여러 업무를 지원해왔기에 월급을 지불했다. 모든 입출금 기록은 사무실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강 전 회장은 이어 "그동안 파바월드의 운영이 힘들 때는 이사들이 외면하더니 단체가 커지자 이사회에서 나를 쫓아내려 한다"며 "은행계좌에 있는 돈을 사적으로 쓰지 않았다. 또 돈도 그대로 있는 만큼 횡령이나 유용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늘 이사회가 관건= 파바월드 이사회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오랫동안 강 전 회장과 친분을 맺어온 이사들은 이번 사태를 강 회장이 일부 이사들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단순 해프닝'으로 보는 시각이다. 따라서 오늘(13일) 열리는 이사회의 결과에 따라 향후 파바월드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파바월드 이사회에는 왕덕정 요식업협회장을 비롯해 로라 전, 이창엽, 로버트 안씨 등 총 10명이 활동 중이다.
한 이사는 "파바월드는 강태흥 회장이 맡았기에 이만큼 커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성장통이라고 할 수 있다"며 "주역을 이대로 물러나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측에서는 "이미 기금유용 및 횡령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나오고 있는데 이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이해하려는 건 억지"라며 "단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처음부터 조사해 이를 토대로 (고발 등)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팀 송 사무국장은 "대학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남은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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