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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속 지방줄기세포로 퇴행성 관절염 치료한다

초·중기 환자에 효과 좋은 연골재생술

주부 장인숙(가명·55)씨는 무릎 통증이 오랜 고민이었다. 파스를 붙이거나 무릎에 찜질을 했지만 효과는 잠깐이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장씨는 퇴행성 관절염 중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나 고민하던 그는 줄기세포 치료를 선택했다. 장씨는 “수술은 부담이 크고 아직 젊다는 생각이 들어 줄기세포 치료법을 알아보게 됐다”며 “시술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가벼운 운동이 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시술 간단하고 부작용 적어

관절염이 심해져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 인공관절을 이식해야 한다. 하지만 인공관절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15~20년 정도다. 수명이 다하면 새로운 인공관절로 바꾸는 재수술이 필요하다. 또 수술 시 마취·비용 등의 부담이 크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골재생술이다. 연골 손상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망가진 연골을 재생시켜 치료한다. 특히 몸 속 지방을 활용한 줄기세포 치료법 연구가 활발하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지방에는 손상된 연골을 재생할 수 있는 중간엽 줄기세포가 전체 세포 수의 5~10%를 차지한다"며 "이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연골을 재생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의 관건은 세포의 양과 시술법이다. 세포가 충분하고, 시술법이 간단해야 한다. 골수를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는 주사·관절내시경으로 간단하게 시술할 수 있지만 세포의 양이 적다. 반대로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는 세포가 많지만 절개를 해야 하므로 수술 부담이 크다. 하지만 지방줄기세포치료는 세포의 양이 충분하고, 주사·관절내시경으로 간단히 시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지방줄기세포는 채취가 쉽다. 수면마취 상태에서 주사기로 엉덩이·허벅지·복부의 지방을 채취한다. 20분이면 가능하다. 이를 농축·분리하면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다. 추출한 줄기세포는 연골의 손상 범위가 작으면 주사기로 간단히 주입한다.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 중기에 해당하면 손상된 연골을 다듬고,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시술한다.

시술 경과는 환자에 따라 다르다. 나이, 채취할 수 있는 줄기세포 양, 줄기세포 재생 능력에 차이가 있어서다. 시술 후 일주일 동안 목발을 사용하는 환자도 있지만 대개 6주가 지나면 일상생활은 물론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다. 빠르면 3~6개월, 보통은 1년 지난 뒤 연골이 재생된 모습을 MRI(자기공명영상)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고 원장은 "지방 줄기세포를 관절염 부위에 주입하면 최소 2년간 꾸준히 증상이 호전된다"며 "이때 세포를 분리하는 기술과 풍부한 임상 경험의 의사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조직을 활용하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 반응이 없다. 지방 속 줄기세포의 양이 충분하므로 따로 배양할 필요가 없어 감염 위험도 낮다. 고령자도 시술이 가능한 이유다.

통증 50% 이상 줄고 기능 향상

지방줄기세포의 연골 재생 효과는 임상을 통해 입증됐다.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 25명의 무릎 연골에 지방줄기세포를 주입했다. 그 결과 시술 1년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평균 50% 이상 감소했다. 무릎 기능·활동 지수는 각각 65%, 84% 향상됐다. 또 MRI검사를 통해 비교한 결과 희뿌옇던 연골 손상 부위가 일부 재생된 게 확인됐다.

또 다른 실험은 퇴행성 관절염·연골 손상으로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환자 본인의 지방에서 추출한 중간엽줄기세포를 환자 무릎에 주입하고 2년간 추이를 관찰한 결과 통증 수치가 약 60% 개선됐다. 무릎 기능은 83% 회복됐다. 두 실험의 연구 결과는 지난해 국제 정형외과학술지 '더 니(The Knee)' '아스로스코피(Arthroscopy)'에 각각 게재됐다.

지방줄기세포는 무릎뿐 아니라 발목 연골에도 효과적이다. 연세사랑병원 연구팀이 2008~2010년 발목 연골이 손상된 환자 6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다. 환자 34명은 미세천공술만 시행했다. 내시경을 통해 연골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연골세포를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나머지 31명은 미세천공술 후 지방줄기세포를 추가로 주입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를 주입한 환자의 통증지수가 3.2점으로 미세천공술만 받은 환자(4점) 보다 낮았다. 관절기능지수는 82.6점으로 미세천공술 그룹(77.2)을 앞섰다.

특히 연골 손상 범위가 넓은 50세 이상 환자에게서 더 큰 효과를 보였다. 고 원장은 "현재 지방줄기세포를 무릎·발목 연골뿐 아니라 어깨·척추 질환에 적용하는 방법이 활발히 연구 중"이라며 "지방줄기세포가 향후 연골 재생 치료의 발전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오경아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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