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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백배즐기기] 신라의 '금빛 혼' 살아 숨쉬는 무덤 속으로…

메트박물관 '신라전' 4일 일반 공개
반가사유상·금관·금귀걸이·단검 등

신라 시대 최고의 유물들을 경주가 아닌 이 곳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5년이라는 긴 준비 시간을 거쳐 오는 4일 공식 개막하는 '황금의 나라 신라(Silla Korea's Golden Kingdom)'가 그 주인공.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이 곳에 오로지 신라의 유물(400~800년) 130여 점을 한 데 모았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전시가 아닐 수 없다. 토마스 캠벨 메트박물관장은 "서구에서 신라 미술만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VIP들을 위해 우선 공개된 전시는 오는 4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일반 관객들에게도 개방된다. 미리 가 본 전시를 소개한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 1층.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향해 그리스.로마 조각 작품 몇개를 구경하다보면 오른편에 작은 표지판이 보인다. '황금의 나라 신라(Silla Korea's Golden Kingdom)'. 표지판을 따라 가면 경주의 황남대총이 보인다.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무덤은 이 곳 뉴욕에서도 묵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지만 나뭇가지와 이파리들은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이 꼭 경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금(金)의 나라=신라 왕족들의 혼이 살아 숨쉬는 무덤 속으로 들어가듯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겼다. 조도를 낮춘 전시장에서 유독 금빛이 눈부시게 빛났다. 곧장 국보 191호 황남대총 금관이 화려한 자태를 드러낸다. 금관과 금제 허리띠(국보 192호)를 찬 신라 왕의 모습을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다. 금 장신구와 왕관 등에서 신라시대 기술의 정교함이 더욱 드러난다.

전시에는 신라의 세공법을 소개한 인터액티브 영상도 마련돼 있어 눈에 띈다. 티끌만한 금방울을 만드는 입자화(Granulation) 기법을 비롯해 세밀한 가공 기법이 돋보이는 장식품 제작 방법을 재현한 것. 과정을 알고 나면 결과물도 다르게 보인다. 인터액티브 영상 바로 옆에 있는 보문동 부부총 귀걸이(국보 90호)를 자세히 관찰하면 방금 본 기술들이 하나하나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신라=이번 전시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 중 하나다. 신라의 무덤에서 중국의 자기가 흑해 지역의 단검이 멀리 로마의 유리잔이 한반도로 흘러들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준비한 데니스 라이디 큐레이터에 의하면 신라 특유의 돌무지덧널무덤(시체와 껴묻거리를 넣은 나무덧널을 설치하고 그 위에 돌을 쌓은 뒤 흙으로 덮은 무덤)으로 인해 유물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타지역 유물이 신라에서 발견된 것도 놀랍지만 원래 만들어진 지역에서 보존이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유물이 남아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따라서 신라에서 발굴된 이 유물들은 그 자체로 희소가치가 높다. 전시 유물 중 하나인 신라 시대 모서리 기둥에는 신라인이라고 보기엔 힘든 두툼한 눈썹과 수염을 가진 사람이 지팡이를 들고 서 있다. 라이디 큐레이터는 "이 사람이 신라에 온 건지 아니면 누군가가 비단길에서 이 사람을 만나고 그 모습을 기억해 돌에 새긴 건지 알 수 없다"며 "그렇지만 아시아 유목민들과 어떤 형태로든 접촉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강조했다.

전시에는 한반도와 유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인터액티브 맵이 마련돼 있어 각 유물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신라 그리고 불교=코너를 돌면 528년 경 신라의 국교가 된 불교의 흔적이 펼쳐진다. 이 때가 되면 왕과 귀족들에게 집중됐던 '금'의 용도가 종교로 옮겨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통로 바닥에 놓인 월지(조선시대의 안압지) 바닥재로 시작해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Bodhisattva in pensive pose)에 이르면 이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청동에 금을 입힌 이 불상을 통해 신라인들이 불상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56년 만에 다시 뉴욕을 찾은 반가사유상은 출발 전 한국 정부에서 반출 금지 결정을 내렸다가 번복해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전시 마무리 부분으로 가면 석굴암 축조법을 알려주는 영상과 함께 보원사지 출토 통일신라 철제여래좌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소영 큐레이터는 "석굴암 불상을 가져올 수 없어 대신 이 불상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 철제불상은 한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불로 철제임에도 불구하고 이음매가 매끄럽고 곱다.

박물관 측은 전시를 기념해 박물관 내 카페테리아(1층 중세 홀 뒤 2층 유러피언페인팅 갤러리 뒤)에서는 신라 콘셉트의 특별 한식 메뉴를 11월 한 달 내내 선보인다. 메뉴로는 간장과 참기름으로 양념한 '그릴 틸라피아 필레(Grilled Tilapia Fillet)'를 비롯해 '불고기(Bulgogi)' '김치볶음밥(Kimchi Bokkeumbap)' '찐 배추(Steamed Napa Cabbage)' '반찬(Assorted Banchan)' 등이 있다. www.metmuseum.org.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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