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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향해 "탕·탕·탕"…스트레스 '산산조각'

진짜 사나이들의 레포츠 '사격'

탕.탕.탕.

표적을 향한 샷건에서 울리는 총성이 귀청을 때린다.

평일 오후 앤젤레스 슈팅 레인지(Range). '진짜 사나이'들이 모였다. 연령층도 다양하다. 1994년에 한인타운에 창립된 '에이스헌팅클럽(Ace Hunting Club)' 회원들이다.

210번 프리웨이를 타고 샌퍼낸도 지역의 오스본(Osborne st.)에서 내린뒤 리틀 터헝가 캐년길을 따라 굽이굽이 산길로 20분 정도 달리니 사격장이 나타났다. 산을 깎아 만든 사격장은 넓다 못해 적막함 마저 흐른다. 거리별로 표적판이 놓여있다. 곳곳에 사방에서 울리는 총소리가 머리를 쭈뼛하게 만든다. 영화 속에서만 듣던 총탄소리는 생각 보다 컸다. 긴장감이 내 몸을 휘감았다.



평일 오후인데도 사격을 연습하러 온 이들로 붐빈다. 책상처럼 생긴 사대가 줄 맞춰 쭈르륵 놓여있다. 사격수들은 그곳에 앉아 총을 겨눈다. 간혹 엎드려 조준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이곳의 규율은 군대 못지않게 엄격하다. 굵게 그어진 노란 선 안에서는 철저한 규칙을 따라야한다. 안전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격장 안에서는 귀마개와 보안경은 필수다. 만약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 일하는 직원들도 엄격하게 규정을 적용한다.

사격 동호회 터줏대감격인 '에이스헌팅클럽'에는 현재 30여 명의 회원이 있다.

"맥박과 맥박이 뛰는 그 사이에 이뤄지는 격발의 짜릿한 맛 때문에 아직도 방아쇠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 기분일 겁니다." 경력 40년차의 클럽 창립자이자 고문인 김이부(69·카 스테레오업)씨의 눈빛이 빛난다. 사격에 있어서는 총알 제조부터 역사까지 섭렵한 '척척 박사'다.

총기 소유가 허용되는 미국에서 사격은 단순 스포츠나 레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취미로 사격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과 가족, 업소 등을 지키고자 총기를 소지하는 이들 역시 유사시 효과적으로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차원에서 사격연습장을 찾곤 한다. 레저도 되지만 비상대비훈련으로 하는 이들도 있는 셈이다.

최근 그치지 않는 총기사고에 대해 조심스럽게 묻자 사격 15년차 회원 프랭크 박(50·프로그래머)씨가 답답하다는 듯 말을 꺼낸다.

"사격과 총기사고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 예로 요리사가 칼을 잡느냐. 범죄자가 칼을 잡느냐에 따라 다르듯이 사격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총 자체가 위험한 물건인 것은 사실이지만 누가 잡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안전수칙만 지키면 전혀 위험할 일이 없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목적으로 사격장을 찾기 때문에 미국의 사격연습장에서는 청소년부터 백발의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애호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아버지와 아들 등 가족 단위로 찾아 사격을 즐기는 모습도 흔하다.

서부영화 속 총잡이 보안관을 닮은 프레드 김(56·부동산 임대업) 회장의 사격 예찬이 이어진다.

"사격은 스트레스 해소에 최곱니다.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시켰을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한국 군대에서 총을 쏴본 경험이 있는 남자라면 군대와는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겁니다."

사격은 특히 집중력이 많이 요구되는 멘탈 스포츠란 점에서 골프를 즐기는 이들도 사격에서 큰 재미를 느낀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사격은 개인의 신체적 능력이나 특성에 따라 총기의 종류나 종목 등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성별, 연령에 따른 격차 없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취미로 즐기는 사격은 크게 실내사격장에서 실시하는 권총사격과 야외에서 즐기는 라이플과 샷건 사격으로 분류할 수 있다.

권총사격은 실내에서 표적지나 표적을 맞추는 것이고 라이플이나 샷건 사격은 야외에서 고정 또는 이동표적, 그리고 하늘에 표적이 되는 접시 등을 날리고 이를 맞추는 클레이 사격이 포함된다.

사냥과 가장 흡사한 것이 클레이 사격이다. 날아오르는 목표물 '피전'을 향해 총을 쏘면 격발의 재미와 더불어 표적을 산산조각 내는 짜릿함이 더해진다. 회원들에 따르면 여성들은 짧은 시간에 즉각적인 대응 사격을 잘하는 데다 반동 충격이 적어 클레이 사격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사격은 그 특성상 조준시의 정교함과 격발시의 과단성을 동시에 요구하며, 호흡이 중요하고 온몸의 긴장을 풀어야 하므로 심신수련의 효과가 있다고 동호인들은 입을 모은다.

"사격을 즐기다 보면 집중력과 결단력이 길러지고 성격이 침착해지는 효과가 있으며 특히 주의가 산만한 사람도 몰라보게 차분해입니다. 돈이 많이 들고 위험하다는 편견이 많은데 의외로 비용이 적게 들고 안전수칙만 잘 지키면 사고도 없습니다. 집중하고 표적에 적중했을 때 느끼는 짜릿한 쾌감은 최고의 힐링과 재충전의 순간이기도 합니다."

▶도움말:에이스헌팅클럽 (213)369-1399

LA인근 사격장

사격을 하고 싶지만 사냥은 절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과녁이나 클레이를 맞추는 사격장은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정신을 집중해 목표물을 정조준하는 긴장감과 시원한 총소리 속에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통쾌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사격장에 갈 때는 반드시 눈과 귀를 보호할 개인 장비를 지참해야 한다. 다음은 캘리포니아 주의 주요 사격장.

◆ 앤젤레스 슈팅 레인지: LA에서 가장 가까운 야외 사격장으로 스낵바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평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은 오전 8시~오후 6시 오픈한다. 12651 Little Tujunga Cyn., Rd. San Fernando. (818) 899-2255

◆ 로스앤젤레스 건 클럽: LA에 위치한 실내 사격장으로 핸드건(Hand Gun)을 대여해 잠깐씩 사격을 즐기기 좋은 곳. 브랜드에 따라 5~10달러 사이에 총을 빌릴 수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후 3시~11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오전 11시~오후 11시 운영한다. 1375 E 6th St. Los Angeles (213) 612-0931

◆ 슈터스 파라다이스: 벤투라 카운티 유일의 실내 사격장. 6개월에 80달러, 1년에 135달러를 내고 회원가입하면 무제한 사격 연습을 할 수 있다. 비회원의 1일 입장료는 12달러. 각종 중고 총기 매매와 수리를 겸할 뿐 아니라 다양한 총기의 시험 사격 기회도 제공한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전 11시~오후 9시, 일요일은 오전 11시~오후 6시까지 운영. 1910 Sunkist Circle Oxnard (805) 486-1177/http://shootersparadiseoxnard.com

◆ OC 인도어 슈팅 레인지: 브레아 지역에 위치한 실내 사격장.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대회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입장료는 1인당 14달러이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정오~오후 10시,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10시, 일요일은 오전 10시~오후 7시까지 오픈한다. 684 North Berry St. Suite C. Brea (714) 529-0300

사격을 즐길려면

사격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 총기를 구입하려면 몇 가지 제한이 따른다. 먼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여야만 하고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3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에 한해 총기구입 자격이 주어진다. 권총은 21세 이상, 라이플은 18세 이상이어야 구입할 수 있으며 권총이든 라이플이든 탄약을 사려면 21세 이상이어야 한다.
권총을 구입할 때에는 총포상에 비치된 소책자를 읽고 간단한 시험을 즉석에서 통과하거나 안전교육 비디오를 2시간 동안 시청해야 한다.

라이플의 경우엔 안전교육이나 시험이 없다. 사격은 살상무기인 총기를 이용하는 취미인 만큼 위험 요인이 크기 때문에 규정을 잘 따르고 총기를 다루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총기가 없는 사람은 사격연습장을 찾아 회원으로 가입하면 총을 빌릴 수 있다. 탄약은 50발 들이 한 케이스에 13달러 정도, 타겟은 3장에 1달러 정도이며 귀마개와 보안경은 무료로 빌려 준다. 단 라이플이나 샷건은 사격장에서 대여해 주지 않는다.

이성연 기자 sung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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