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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살아있는 경전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양윤성 교무/원불교 미주서부교구장

'생사의 이치', '죽음에 직면했을 때 취해야 하는 마음가짐', '죽은 이의 명복을 기원하는 천도재(薦度齋)의 의미' 등 다른 종교들과 마찬가지로 원불교에도 생사에 관한 많은 가르침이 있습니다. 단순히 죽음을 편안하게 맞이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올바른 삶의 태도와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 우리는 '생사 대사(生死大事, 죽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원불교 성직자로서 예비 교무시절부터 생사에 관한 무수히 많은 법문을 듣고, 수행하고, 때로는 단상에서 대중을 상대로 '생사의 이치'에 관해 설교를 하기도 했지만, 막상 몇 년 전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이러한 법문들의 완전히 내 것이 되지 않았음을 실감했습니다. 물론, 생사에 관한 스승님들의 가르침이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커다란 힘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생사 문제에 직면하면서 비로소 머릿속에 머물고 있던 많은 가르침이 제 가슴으로 내려와 온전히 제 것이 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성경이나 사서삼경(四書三經), 팔만장경 등 각 종교의 서적들만을 경전인 줄 알지만, 우리가 참된 정신을 가지고 본다면 세상만사 어느 것 하나도 경전 아닌 것이 없습니다. 경전이라 하는 것은 결국 일과 이치를 밝혀 우리 인생으로 하여금 방향을 정하고 정당한 도리를 행하도록 인도하는 것입니다. 기독교, 유교, 불교 등의 경전을 보더라도 여기에 크게 벗어남이 없습니다. 우리네 인생사라는 것이 결국은 일과 이치를 현실에 그대로 펼쳐놓은 것이라고 본다면 인생 자체가 바로 경전이고 진리이며, 살아있는 경전이라는 의미로 우리는 이를 '산 경전'이라고 부릅니다.

세상의 모든 일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지만, 실제 경험은 성현의 가르침을 보다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 줍니다. 제가 한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데 나이를 무시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무궁무진하게 벌여져 있는 경전이지만, 산 경전은 아무나 볼 수 있는 경전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글이 있다 하더라도 영어로 쓰여 있다면, 영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휴지조각과 같은 것처럼, 산 경전을 보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일상의 훌륭한 산 경전들도 그들에게는 그저 그런 일상일 뿐입니다.

평소 수양을 통해 마음을 맑히고, 종이로 만들어진 경전을 통해 진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추어 가지 않는다면, 일상을 경전으로 볼 수도, 설사 경전으로 본다 하더라고 인간과 우주에 대한 바르고 깊은 이해를 얻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앞의 제 경우에도, 아무리 생사문제를 가까이서 경험했다 하더라도, 평소 수양과 생사 법문에 대한 수행과 연구가 없었다면 깨달음의 깊이는 분명 차이가 있었을 겁니다. 평소 꾸준한 신앙과 수행을 통해 산 경전을 볼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갖추어, 일상에 무궁하게 널려있는 진리의 소식을 내 것 만들어 가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 드립니다. 인정미 넘치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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