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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 '베이사이드 시대' 연 한재홍 목사

뉴욕신광교회 89년 벨블러바드에 터전 마련
35년 사역 후 은퇴…'상식 통하는 교계' 외쳐
연합선교 위해 기도 교회협 이전 마무리 추진

뉴욕신광교회. 한인이 많이 사는 곳인 베이사이드 그 중에서도 번화가인 벨블러바드 선상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교회 바로 곁에는 주택이 쭉 들어서 있는데 덩치가 저렇게 큰 교회가 어떻게 세워졌을까.

주택가에 교회가 들어선다면 지역주민은 일단 반대부터 한다. 교통혼잡이 일어나고 소음이 발생해 집값이 떨어진다고 난리다.

24년 전 1989년에는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랐던 모양이다. 교회가 들어선 1에이커의 넓은 땅에 동물을 기르고 있었다. 사택으로 사용하는 곳에 살았던 이가 땅주인이었다. 지역주민들은 교회에 한 가지를 요구했다. 예쁘고 멋있게 지어라고. 그래서 건물외부는 고풍스러운 벽돌로 마감했다.

뉴욕신광교회는 지난 85년 용커스 메이시파크에서 첫 예배를 드린 후 퀸즈 코로나와 플러싱을 거치면서 조금씩 부흥 89년 현재 교회가 들어선 땅을 145만 달러에 구입했다.



부지 구입 당시만하더라도 베이사이드에는 뉴욕영광장로교회를 제외하면 한인교회는 거의 없었다. 자체예배당이 있는 한인교회는 더더욱 찾아보기 힘든 때였다.

뉴욕신광교회를 개척한 한재홍 목사는 그때 한인교회의 '베이사이드 시대'를 내다보고 보금자리를 이 곳에 마련했다.

◆목소리 큰 만큼이나=한 목사는 목소리가 아주 크다. 덩치만큼이나. 회의 때는 물론 사적인 자리에서도 그렇다. 잘못을 따질 때는 더욱 언성이 높아진다. 특히 교계 화합을 해치는 일이나 이단에 대해서는 더욱 단호했다.

그런 그는 스스로 섬세한 사람이라고 한다. 남들은 어떻게 볼까. 그와 친한 동료목회자는 꼼꼼한 면이 있지만 대차다고 한다. 그보다는 목소리만큼이나 덩치만큼이나 사랑도 아주 크고 넘치는 목사라고 자랑한다.

교단 내 목사 사모가 간염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수술을 하려니 2만 달러의 디파짓이 필요했다. 그가 선뜻 5000달러를 내놓았다. 금세 돈이 모아졌다.

또 다른 일화도 유명하다. 후배목사가 좋지 않은 일로 감방을 가게 됐다. 보석금이 필요했는데 한 목사가 집 문서를 잡히고 석방되도록 도왔다.

한 목사가 70세 정년을 맞아 후배 강주호 목사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났다. 뉴욕신광교회를 개척한지 28년 목회한지 35년 만이다.

그는 원래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고 한다. 89년 교회 건축을 시작하면서 공사책임을 맡아 2년간 현장을 누비면서 목소리가 커졌다고 우긴다. 그렇게 현장에서 진두 지휘해 절약한 비용이 150만 달러에 달한다고 했다.

부지 구입할 당시 교인은 70명 내외였다. 건축이 쉽지 않았다. 교회가 속한 RCA(미국개혁교단)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이번엔 공사현장이 아닌 교단에 목소리를 높였다. 퀸즈 지역에 첫 교단 한인교회가 들어서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교단 모임 때는 물론 교단 미국 목회자들에게 편지 900통을 보냈다. 그리고 일일이 뛰어다니면서 호소했다. 물론 하나님께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기도 응답이었을까. 교단이 부지를 담보로 100만 달러를 내줬다. 맨해튼에 있는 교단 대표적인 교회인 마블처치로부터 연락이 왔다. 교회에 와서 5분간 프레젠테이션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 교회는 다음주 주일예배 헌금 10만 달러를 건축헌금으로 보내왔다.

그래서인지 한 목사는 교단의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모교인 브런스윅신학교 신학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한인 교계 일만큼 교단 일에도 열정적으로 나선다.

92년 건축을 마치고 입당했을 때에는 교인이 200명 정도로 늘었다. 꾸준히 성장해 지금은 800명 정도가 출석하는 교회가 됐다. 더욱이 어린이와 청소년 등이 교회를 떠 받치고 있어 더욱 든든하다고 그는 말한다.

◆은퇴식=지난 6일 열렸다. 답사를 하라니 민영숙 사모와 자녀 등 가족이 나와 노래를 불렀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란 찬송가다.

이날 뉴욕.뉴저지 교계 목회자.평신도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교계 연합 일에 앞장섰던 한 목사의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전 교회협 회장 황동익 목사가 축사했다. 상식이 통하는 교계를 만들자고 애쓰셨던 분으로 목회도 훌륭히 잘했고 뉴욕교계를 위해서 크게 헌신했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본을 보였던 목회자라고 자랑했다.

한 목사에게 은퇴했으니 무엇을 할 것인가 여쭸다. "현직에 있었는데 은퇴 후를 생각하면 뭐합니까. 이젠 그만뒀으니 고민해야죠. 단지 선교에 헌신하겠다는 마음은 큽니다."

지난 9일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 남미 선교지로 떠났다. 그는 "앞으로 선교를 하되 교회들이 연합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기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할 일이 있다고 했다. 뉴욕교회협과 함께 청소년센터 건물이전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했다. 조만간 결실이 있을 것이라 했다.

〔〈【한 목사는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 회장 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 회장 뉴욕청소년센터 대표 등을 역임했다. 현재 뉴욕실버선교회 이사장 아이티뉴욕기독연합선교회 회장 겨레사랑 미주동부지구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한 목사 후임은 강주호 목사가 맡았다. 지난해 후임으로 내정된 강 목사는 이날 위임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인 사역을 시작했다.

】〉〕정상교 기자

jungs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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